선거기간 ‘폐지·전면 재검토’ 강경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유연 기조
국토부 지원사업·도민 여론 부담 작용한 듯…최종 정책 방향 주목

지방선거 과정에서 쟁점 이슈로 떠올랐던 제주도 대중교통정책의 핵심인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사업과 관련해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의 입장에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선거 기간 전면 재검토 및 폐지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BRT 체계 자체는 보완·개선하되 양문형 버스와 섬식정류장은 장기적으로 중단 또는 폐지하는 방향으로 정책 구상이 정리되는 분위기다.
위 당선인은 지난 17일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거 기간 오영훈 도정의 대표적 ‘실패한 정책’으로 지목하며 비판해 온 섬식정류장을 포함한 BRT 정책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BRT 사업은 대중교통을 신속하고 정시 운행하도록 하는 체계”라며 “섬식정류장과 중앙차로제는 인수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점검해 개선·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섬식정류장은 장기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섬식정류장이 폐지될 경우 양문형 버스 도입 역시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구매 및 계약 조건에서 도입 중단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영훈 도정의 핵심 정책인 ‘15분 도시’ 구상을 정책적으로 수용할 뜻을 밝히며, 대중교통정책과 관련해 ‘마을순환버스’ 도입을 15분 도시와 연계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위 당선인의 BRT 정책 관련 발언은 선거 기간 강조했던 ‘전면 재검토’ 및 ‘폐지’ 기조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섬식정류장과 BRT 정책에 대해 비효율적 구조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도민 불만이 상당하고 추진 과정의 혼선이 많았다”며 “냉정한 평가와 재정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도민이 공감하지 못한 정책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수위 단계에서는 BRT 체계 자체의 전면 폐기보다는 수정·보완으로 방향이 조정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 한 발 물러선 입장 변화, 이유는?
이러한 입장 변화에는 국비가 투입되는 국가 지원사업이라는 점과 도민 여론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주형 BRT 사업이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승인 아래 추진되며 국비 50%가 투입되는 사업이라는 점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형 BRT 고급화 사업은 2033년까지 총 43.3km 구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대중교통 혁신 전략으로, △1단계 국립박물관~동광로~서광로~노형·연동 △2단계 노형오거리~연삼로~일주동로(삼양·화북) △3단계 연북로~번영로~일주서로(이호·외도) 등을 연결하는 구조다. 국비 50% 지원을 기반으로 한 이 사업은 2017년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 후 두 번째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BRT 고급화는 전용차로 운영을 넘어 우선신호 시스템, 정류장 게이트, 사전 요금 결제 등 ‘지상의 지하철’ 개념 도입까지 포함하는 구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중교통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정시성과 편리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대중교통 수요를 확대하는 동시에 자가용 이용을 줄여 도심 교통난을 해소한다는 목적이다.
다만 BRT 사업의 첫 적용 구간인 서광로 섬식정류장이 지난해 개통된 이후 양문형 버스 도입으로 인한 좌석 부족, 교통 혼잡, 이용 불편, 예산 과다 등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며 논란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사업은 여러 측면에서 난관에 직면한 상태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 주자들이 현 도정의 BRT 정책을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를 공약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도민 여론 역시 신중한 접근으로 이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 당선인이 새 도정 출범을 앞두고 보다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한 배경에는 도민 여론이 ‘폐지’에 일방적으로 힘을 싣지 않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도민 여론은 BRT 사업을 둘러싸고 찬반이 팽팽한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와 KCTV 제주방송, 삼다일보, 한라일보 등 언론 4사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6·3 지방선거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형 BRT 사업을 수정·보완 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43%,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48%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여론조사 결과 보기)

연령별로는 18~20대에서 추진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50~60대에서는 폐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세대에서는 긍정적 의견이, 자가용을 주로 이용하는 세대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성을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폐지론이 일부 힘을 얻고 있지만, 도민 여론이 분열된 상황에서 전면 폐지는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기존 대중교통 개편 성과와 충돌할 경우 정책 혼선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위 당선인이 BRT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섬식정류장 등 일부 구조를 정리하는 방식의 ‘부분 수정’으로 방향을 잡을지, 또는 새로운 대중교통 대안을 제시할지 향후 정책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