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말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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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을 말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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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 전 국정기획위원회 기획위원
김경호 교수
김경호 교수

제주의 전력 구조는 숫자로 설명된다. 연평균 전력수요는 약 650MW 안팎이다. 여름·겨울 피크를 포함해도 최대수요는 1,000MW 초반대에 머문다. 대부분의 시간대에 600MW 안팎을 소비하는 섬이다.

반면 발전 설비는 빠르게 늘었다.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설비는 약 1,800MW 안팎에 이른다. 여기에 화순화력 약 200MW, 애월 LNG 약 150MW, 그리고 제주–육지를 잇는 해저 HVDC 연계선(총 900MW 규모)이 더해진다.

설비 규모만 놓고 보면 공급 여력은 충분하다. 실제 운영이 이를 보여준다. 최근 제주에서는 해마다 100일이 넘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발생하고 있다. 2023년에는  183일을 기록했다. 바람이 불고 햇빛이 충분해도 발전기를 멈춰 세운 날이 1년의 절반에 가까웠다는 뜻이다. 이는 전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특정 시간대에는 오히려 남기 때문이다. 평균수요 650MW의 섬에서 재생에너지가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은 이미 구조적으로 상시화되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축한 재생에너지 설비가 출력제어로 멈춰 서는 것은 단순한 발전량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투자 효율 저하로 이어지고, 단위 발전비용 상승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수익 감소를 통해 결국 전기요금과 재정 부담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 재생 설비와 화력 최소운전을 동시에 유지하는 이중 구조 역시 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다. 잉여전력을 산업적 기회로 전환하지 못하는 점 또한 간과하기 어려운 손실이다.

그렇다면 왜 화력발전을 끄지 못하는가. 문제는 송전설비 용량이 아니라 섬 계통의 물리적 특성에 있다. 제주 전력망은 관성이 약해 주파수와 전압 안정을 위해 일정 규모의 동기식 발전기 운전이 필요하다. 여기에 발전소와 체결된 최소구매량 300MW(최소운전) 계약이 더해진다. 재생발전량에 최소운전 300MW를 더하면 평균수요 650MW를 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 이 구조 속에서 재생에너지를 줄이고 화력을 유지하는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 위에 LNG 설비를 추가할 경우다. 발전소가 늘어날수록 최소운전 물량은 증가하고, 고정비와 용량요금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계통 안정이라는 명분은 유지될지 모르지만, 그 비용은 결국 전기요금과 재정 부담으로 도민에게 돌아온다. 전력이 남아도 화력을 끄지 못하는 구조에서 설비가 더해지면 경제적 부담은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LNG 발전은 ‘전환기의 연료’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 전원으로 RE100이 요구하는 재생에너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탄소중립을 선도하겠다는 제주에서 LNG 설비를 추가하는 선택은 정책 목표와의 정합성 측면에서도 의문을 남긴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약속이며, 탄소중립은 국가의 장기 전략이다. 제주가 그 선도 모델이라면 전력 시스템 또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섬에서 또 다른 화석연료 설비를 논의하는 순간, 정책 신호는 혼선을 빚게 된다. 상징과 정책이 엇박자를 낼 때 시장과 시민의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해법은 또 다른 화력발전소가 아니라 전력 시스템의 구조 전환이다.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확충으로 변동성을 흡수하고, 잉여전력을 활용한 그린수소 전환으로 산업적 가치를 창출하며, 수요반응과 스마트그리드로 소비를 유연화해야 한다. 완도-동제주변전소 간 제3연계선(HVDC)은 송수전이 모두 가능한 전압형 방식인 만큼 계통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남는 전기’를 비용이 아니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제주는 이미 실험장이 되었다. 이제는 모델이 되어야 한다.
평균수요 650MW의 섬에서 연간 180일 출력제어가 발생하는 현실은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탄소중립을 말하면서, 정작 무엇을 짓고 있는가. <김경호 /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 전 국정기획위원회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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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날조 2026-06-11 16:51:01 | 210.***.***.26
언제부터 언론홍보학학교수님께서 전력계통에 대해서 글을 쓰셨는지...
전문가의 검토로 진행하는 것들은 비전문가가 필요없다고 하고, 이런글들로 인해 무고한 제주대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학생을 위해 잘한 선택인지 한번 교수님께서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으실거 같습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사업에 전문가들과 상의하시고 조금만 신중하셨으면 좋았을텐데....
이러한 글로 인해 교수님의 명예가 실추될까 우려되어 글 남깁니다.

공감 2026-06-11 13:30:08 | 118.***.***.215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