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제주개발특별법 시대가 2001년 제주도가 제주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90년 이래 제주개발 문제와 제주의 미래를 위한 논쟁과 토론이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미래, 공동체의 미래, 제주 환경 파괴를 걱정하는 제주도민도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논의는 개발 vs 보전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개발과 환경 파괴 문제만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도 중요하다. 도민의 삶도 중요하다. 그래서 현 제도를 만들어 낸 과거를 바로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겪는 다양한 현상이 왜 나타나는지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즉, 현재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작동시키는 논리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현실과 제도를 평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분명하게 보이는 현실로서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 이런 바탕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논의를 다른 차원으로 이어갈 수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제주의 미래]를 주제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가 탄생하게 된 맥락을 긴 역사적 흐름 속에서 되짚어 보고, 제도가 어떤 논리로 설계되고 운영되고 있는지, 그 속에 오류는 없는지 검토하려 한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는 역사 속에서 경제와 사회가 혼란하고 미래가 불안할 때마다 미래의 모습을 모색해 왔다. 지금이 바로 ‘그때’일 수 있다. 그래서 도민 각자가 원하는 세상을 상상하는 힘을 회복하는 일도 중요하다. 미래를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는 감각과 이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9)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위험
제주와 유사한 아일랜드
유럽의 정원이라 불리는 아일랜드는 제주와 유사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제주와 같이 지하수 수질 문제와 생물종다양성 상실 등의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경제정책(투자유치)에서도 제주와 유사하다. 다만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투자유치는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1919년 독립 선언과 독립 전쟁을 통해 수립된 아일랜드 정부는 1958년부터 제조업 중심의 투자유치 정책을 통해 다국적 기업(IBM,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아마존, 화이자)의 지역 본부와 금융 투자를 유치했다. 그 결과 GDP가 급속하게 증가했다. 아일랜드는 90년대 경쟁력 강화 정책에서 2000년대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활성화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부동산 버블이 나타났고, 2차례 금융위기를 경험했다.
2015년 이후 아일랜드 정부가 불균형한 산업구조 개선과 사회적경제 진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택 건설을 장려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실제로 아일랜드 정부(중도 보수당)는 위험관리 역량(특히 비은행권 금융 위험 관리 역량)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OECD)를 받았다.
아일랜드 경제는 소수의 다국적 기업에 의존하고 있어서, 수도 더블린만 소득 수준이 높을 뿐 다른 지역 경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인구 증가 역시 수도 더블린만 다소 증가했을 뿐, 다른 지역의 인구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투자 유치로 인한 개인소득 증가 효과는 미미했다. 오히려 아일랜드를 탈출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2025년 4월 통계 기준 인구 순 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일랜드의 고성장 이면에 부의 불평등이 자리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1980년대부터 부의 집중도가 높은 상태였지만, 투자유치 정책을 추진하면서 부의 집중도가 꾸준히 증가했다. 최근 정권이 교체되었는데, 신정부가 아일랜드의 당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GRDP(GDP)에 대한 오해 혹은 문제
GDP(GRDP)를 경제 계획 목표로 설정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60년대 이후 서구 사회에서 GDP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 제기되면서 대안 지표에 대한 논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국제적 흐름과 다르게 제주도는 지난 20년 동안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내적 논리에 따른 성장 전략에 따라 GRDP와 인구 증가를 목표로 계획을 수립하고 제도를 설계해 왔다. 1차·2차 종합계획에서 인구와 GRDP가 목표로 설정되었고, 제3차 종합계획에서 인구(75만 명)와 GRDP는 부문별 관리 지표로 설정되어 있다. 제주도는 인구통계와 GRDP 통계를 자의적 해석하면서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을 정당화했다.
GDP를 처음 고안한 쿠즈네츠는 경제가 국민의 후생에 미치는 장기 영향을 측정하고자 했다. 1934년 상원에 제출한 보고서(National Income 1929-1932, Senate Document No. 124)에서 쿠즈네츠는 국방비, 광고비, 금융, 투기 거래 등이 국민 후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지출을 GDP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상무부는 대공항에 대응하는 정부 지출(뉴딜정책) 효과를 과대 포장하기 위해 쿠즈네츠의 계산 방식을 수정했다. 이후 미 상무부의 계산 방식이 세계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쿠즈네츠의 경고를 잊어버리면서 현대사회에 위기가 반복적으로 찾아왔다.
2차 대전 초기 미국과 영국은 GDP와 GNP 개발하고 국가가 전쟁 수행을 위해 인간과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인간 활동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국가는 어느 지역에서 무엇을 얼마나 생산해야 할지 계산하고 지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GDP는 무엇(상품과 서비스 생산)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는 점에서 지역과 국민을 통치하는 도구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국가와 지역이 GDP에 집착하면서 민주주의는 벤담의 분배 논리(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를 따라 많은 행복(GDP)을 생산하는 기업 이익을 보호하고 낙수효과를 강조하는 도구로 기능해 왔다. 투자유치로 제주에 낙수효과가 과연 얼마나 나타났을까. 민주주의 확장(자기 결정권 보장 등)과 혁신이 아니라, 최소 민주주의만 필요했다. 민주주의는 주권자가 좋아하는 엘리트를 선택하는 선거 과정으로 축소되었다. 또한 복잡한 지방자치 체계는 시대에 뒤떨어진 비효율적인 제도이며, 단층제가 혁신적인 제도로 홍보되었다. 그 이후 지방자치는 신중하지 못하고 오류가 많은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제주특별자치도는 민주공화국의 운영 원칙인 투명성을 무시하면서 주요 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부패가 드러났고, 사회 환경 문제가 발생했다.
GRDP는 지역 경제주체들이 지역에서 순수하게 생산하여 판매한 상품과 서비스의 총량(생산 총량)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지역에서 생산하지 않은 중간재(직·간접 비용)는 GRDP에 포함되지 않는다. 태풍과 폭우로 인한 복구와 수리 활동도 GRDP에 포함된다. 교통사고 증가와 고령인구에 따른 병원 이용이 늘어도 GRDP 증가한다. 부동산 거래 증가와 토지 매매 가격 상승도 GRDP 증가에 포집된다. 그리고 재무제표상 적자인 기업의 매출도 GRDP에 포함된다.
그러나 GRDP 통계에서 주민의 수입이 나아지고 있는지, 좋은 일자리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없다. 그리고 불평등이 증가하는지 또는 감소하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GRDP는 생산 측면을 의미할 뿐, GRDP에서 분배, 지출 측면의 소비(가계와 정부의 최종소비지출)와 총자본 형성 정도를 파악할 수 없다. GRDP를 통해서 지역 경제 활성화 혹은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었는지 파악할 수 없다. GRDP는 이런 문제를 숨기기 좋은 도구이다.
따라서 GRDP 단순 증가를 긍정적인 현상 혹은 지역 경제 규모의 확대로 해석할 근거는 없다. 아일랜드가 금융위기를 맞이하기 전에 GRDP는 증가했다. 1995년 288조였던 한국의 GDP는 1990년에 비해 증가했지만, 우리는 97년 IMF 외환위기를 경험했다. 프랑스는 명목 GDP가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면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의 상황 이면에 유럽에서 가장 높은 불평등 위기가 있다.
GRDP 통계는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무시한다. 경제활동 결과 쓰레기 발생 증가, 환경오염 위험 증가 등 외부효과가 발생한다. GRDP는 지하수와 토지 오염, 환경훼손, 농지와 임야 감소 등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주 사회에 GRDP(국민계정-생산계정) 중심의 개발 논의만 난무했고, 도민들은 쓰레기 대란과 지하수 오염을 목도하고 했다.
68혁명 이후 사회와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유럽에서 고조되었다. 이후 조직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여 공적 논의와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위해 사회 계정, 환경계정(쓰레기, 지하수, 농지, 임야, 생물종다양성, 생태계, 어류, 탄소흡수원 등) 혹은 녹색 계정 도입 필요가 논의되고 실행되고 있다. 이런 논의 흐름에서 최근 기업의 사회·환경 책임이 강조되었다. 생산계정(GRDP)에서 벗어나 환경계정으로 접근하면 지금까지의 개발 방식과 다른 경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환경계정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다.
제주 사회를 빈곤하게 만드는 제주국제자유도시
GRDP는 경제활동 주체의 소재지와 관계없이 지역이라는 지리적 범주에서 순수하게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의 총량을 의미한다. 서울에 본사를 둔 지점(가령 소매업)에서 판매된 상품 금액은 GRDP에 포함되지만, 지역총소득(GRI, GRNI)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대로 제주에 본사를 둔 기업이 서울과 경기도의 지사 혹은 지점에서 판매한 상품과 서비스 총량은 제주 GRDP에 포함되지 않지만, 지역총소득에 포함된다.
GRDP와 제주국제자유도시 프레임 속에서 제주 사회는 항상 ‘전국의 1%’를 언급해 왔다. 우리는 제주를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보물섬’ 이미지와 좁은 영토 프레임에서 바라보았다. 이런 프레임에서 제주 사회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은 제한적이다. 자본 유치와 이를 통한 개발뿐이다. 제주도개발특별 제정 이후 보전과 개발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제주 사회를 양분되었다. 그러나 GRDP는 제주도민의 생각을 가두는 감옥 역할을 할 뿐 GRDP 증대라는 구호속에 숨겨진 진실을 보지 못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고시되는 국민 가구소득의 중위값 추이와 제주도 1인당 개인소득(평균값) 추이를 그래프로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기준 중위소득(명목)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는 전국 국민의 생활 수준을 보여주며, 2015년 이후 사회보장 정책의 기준이 되고 있다. 1인당 개인소득(평균값)이 기준 중위소득(중위값)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인당 개인소득(중위값)은 평균값과 유사하거나 낮을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 1인당 개인소득이 기준 중위소득과의 격차가 증가해 왔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정책은 도민의 소득(수입) 증대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주도 소재 기업(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영세성을 문제 삼으며, 대규모 투자유치가 강조되었다. 그 결과 소수의 대기업이 숙박업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대규모 숙박시설을 중심으로 투자 유치로 오히려 소규모 숙박(개인사업체와 중소숙박업체) 소득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투자 기업의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제주의 대기업 수는 2023년 기준 숙박업, IT산업, 교육업, 스포츠 및 오락서비스업, 항공업, 금융 등을 중심으로 26개소(제주시 18개소, 서귀포시 8개소) 보고되어 있다. 제주에 투자한 대기업의 매출 규모는 대략 10조 규모로 추정된다. 제주 지역 대기업의 산업 분야는 제주 다른 산업과의 연관관계도 부족하다. 대기업 수는 2023년 기준 26개소로 2019년(32개소)에 비해 축소되었다. 한편, 골프장과 숙박업 위주의 제주도 투자 정책으로 인해 일부 대규모 투자 기업은 손익 측면에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골프장업의 경우 매출이 급감해 매출 측면에서 대기업 지위를 상실한 곳도 있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매출액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견기업은 2023년 기준 40개소(제주시 30개소, 서귀포시 10개소)로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회복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의 경우 매출이 감소하여 중견기업 지위로 하락했다.
제주 지역총소득의 역외 유출과 분배 문제
제주 사회가 정책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국민계정은 GRDP(생산계정)가 아니라 분배 계정인 지역총소득과 지역외총본원소득이다. 지역총소득은 주민과 기업이 도·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으로, 지역총소득을 전국으로 확대하면 국민총소득(GNI)이 된다. 지역총소득이 증가하면 지역에 자본이 축적되고 투자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제와 사회에 선순환 과정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지역 소득이 역외로 유출되면 지역 경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역외 유출 원인으로 소비 역외 유출, 영업이익 역외 유출, 지역 투자 자본의 재투자 부재(역외 유출), 저임금 구조, 산업 연관 부족, 대외 경제 환경 대응력 취약 등으로 지적되었다. 지역총소득의 역외 유출 규모는 지역총소득에서 GRDP를 뺀 결과치로 파악할 수 있다. 이를 지역외순수취본원소득이라 한다. 이 값이 플러스(+)가 될수록 지역에 자본과 일자리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값이 마이너스(-)로 전환되었다는 것은 지역의 부가 역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지역 사회 전체가 빈곤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제주에서 소비되는 상품은 도외에서 유입되기 때문에 도민의 소비로 인해 수입이 유출된다. 그러나 통계청 자료(지역소득)에 의하면, 제주도민 1인당 민간 소비액은 1인당 지역총소득의 60~65%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도민의 도외 소비 때문에, 지역 소득 역외 유출이 급증했다고 볼 수 없다.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면서 소득의 역외 유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6년 이후 역외 유출 규모가 증가했고, 다시 2015년부터 역외 유출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역총소득의 역외 유출 현상을 이해하려면, 기업의 수익과 투자자의 수익(분배)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비은행 기업과 은행이 제주에서 벌어들인 소득(영업이익)을 해외직접투자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통계청의 지역소득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0년부터 제주도 기업의 국외직접투자 결과 소득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직접투자로 인한 소득액은 40억에서 300억 수준으로 증가했다. 해외 직접투자 소득액은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총 4,438억에 달했다. 그러나 해외 직접투자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
두 번째, 투자유치 기업의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했다. 제주 투자유치 기업 역시 주주로 이루어져 있다. 법인의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이익을 법인기업분배소득이라고 한다. 통계청의 지역소득 통계자료(법인기업분배소득 항목)에 의하면, 비금융 기업의 배당 규모는 2000년 2,866억 규모에서 2023년 1조 3,732억원으로 증가했다. 24년간 총 14조 5천억 원이 주주에게 배당되었다.
지역총소득 역외 유출 문제뿐만 아니라, 재화와 서비스로 인한 자본 유출 현상이 있었다. 제주도의 재화와 서비스가 제주도 밖으로 유출(수출)되어 다른 지역에서 소비되면 지역총소득이 증가하게 된다. 반대로, 다른 지역 재화와 서비스가 제주도로 유입되면 소비되면 지역총소득이 감소하게 된다. 순이출이 (+)가 되면 제주도의 재화와 서비스가 다른 지역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지역총소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위 그래프는 제주도 재화와 서비스의 순이출 추이를 나타내주고 있다. 제주도의 재화와 서비스가 도외 지역에서 소비되는 것보다 타 지역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징적인 부분은 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팬데믹이 발생한 시점에 순이출 규모가 축소되었다는 점이다. 관광객 규모가 축소되는 경제 위기 시점에 상품과 서비스 유입이 축소되고, 그렇지 않은 시기에 상품과 서비스 유입이 증가하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이런 현상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 공사에 도외 건설업체의 참여와 면세점 사업이다. 2016년 람정개발은 신화역사공원 개발(2조 1,000억)을 추진하면서 건설사업의 50%를 도외 기업과 체결했다. 두 번째는 제주도 개발사업장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어느 국가 혹은 지역에서 구매했느냐는 것이다. 제주 지역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제주에서 생산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이 증가할수록 상품과 서비스의 역외 유입 현상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제주도와 중앙정부는 국제자유도시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GRDP와 GDP 증대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중앙정부와 제주도는 GRDP 통계를 통해서 제주가 발전하고 있다는 착시 효과를 전달했을 뿐이다.
문제는 기업 유치 등의 방식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면 투자 자본이 지역에 흘러 들어가는 것보다 역외로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즉,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제주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제주를 활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점이다. 즉, 애월포레스트와 제2공항 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대기업 투자 유치와 공사 수주)을 추진해도 소득의 원외 유출 현상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더욱이 지방분권 차원에서 재정 분권화가 이루어지면 통계상 완화되는 것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이 있을 뿐, 근본적으로 정책을 전환하지 않으면,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으로 제주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 부의 분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제주의 구조적인 분배 문제 상황에서 경기가 침체할 경우, 경제주체의 회복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장기적으로 국가와 제주의 경제 역량 역시 고갈되기 쉽다. 통계청의 경제 규모별 매출액 추이와 종사자 추이에서 지난 20년 동안 제주에서 특정 기업으로의 부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GRDP 중심의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은 일방적인 사고를 강요하면서 다른 사고와 혁신을 방해했고, 제주 사회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제주 사회는 지방자치 혁신, 민주주의 혁신, 거버넌스 혁신 등 사회 혁신. 산업 혁신이 필요했다. 하지만,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막혀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이에 고령화, 저출산, 그리고 청년들의 제주탈출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이미 제주 사회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투자유치 기업이 지역 농산물을 구매한다고 청년들이 돌아오지 않으며 출산율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교육체계, 복지 체계, 산업 체계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국제자유도시 비전 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제주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된다. 이런 미래는 머지않은 제주의 모습이다. 제주 사회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면 국가 생존도, 민주주의도, 경제도 위태롭게 된다.
제주의 비전은 경제 비전이 아니라,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의 사회상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경제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제주도와 중앙정부는 대규모 개발사업과 투자유치에서 벗어나, 제주 경제의 회복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광역단체와 기초자치단체를 어떤 원리로 운영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런 운영 원리 속에서 제주의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교육혁신, 그리고 각종 거버넌스 체계를 혁신 또는 발전시켜야 한다. <헤드라인제주>
글쓴이 김평선은...
제주4.3유족으로 정치학을 전공하고 제주4.3에서 서북청년단의 폭력행위 동기를, 미군정의 제주도제 실시 사례에서 영토와 권력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리고 시야를 넓혀 근대국가가 형성되고 운영되어 온 과정을 정치철학, 권한 이양과 분권화 등 국가 운영을 위한 기술(statecraft)를 중심으로 공부해 오면서, 국가를 ‘권력과 지배’, 그리고 ‘자유’ 관점에서 탐구하고 있다.

참사 1년 뒤 '뒷북' 2026.01.02. 오전 8:06
ㅡ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1차 원인으로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와의 충돌이 지목됐죠. 이렇듯, 공항 주변 조류 정보는 조종사들이 꼭 알아야 할, 사고 예방의 기본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안공항에서는 관련 정보가 10년 동안 갱신되지 않았고, 사고가 난 지 1년이 지나서야 가창오리에 대한 정보가 처음으로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자>
지난 2024년 12월 참사 당시 제주항공 여객기는 동체착륙 전 조류 충돌을 보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