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차로 도입 7년, 버스 속도가 빨라졌다...이용객도 증가
가변 우선차로→ 중앙차로 전환 추진...도심급행버스도 확대
문제는 '자가용-렌터카' 증가...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돌파구는?
제주도 대중교통이 디지털 대전환을 통한 혁신과 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심급행버스, 큐알(QR)결제, 한라눈꽃버스, 케이(K)패스 등 다양한 정책과 함께, 버스 운영체계 개선, 편의 서비스가 개선되면서 이용객도 다시 크게 늘고 있다. 2024년 버스 이용객은 600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이전 시기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머지않아 7000만명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대중교통에 대한 시민과 관광객들의 호응도가 좋아지고 있고, 친밀감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그 배경에는 지속적 개선, 혁신과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 중인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는 제주 대중교통 혁신의 대표적 전략으로 꼽힌다. 이른바 'S-BRT'로 불리는 새로운 체계가 구축되면 제주도 대중교통 시스템은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헤드라인제주는 3회에 걸쳐 제주도 대중교통 체계의 변천사 속에서 정책적 성과와 한계를 진단하고, 'S-BRT 사업'을 중심으로 한 비전 및 과제를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제주도에서 버스 전용차로가 도입된 후 도심권 교통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제주시 도심권에 전용차로가 처음 도입된 것은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이 이뤄진 지난 2017년 8월.
당시 개편의 초점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교통난을 완화시키는데 맞춰졌다. 자가용 운전 시민들을 버스로 대거 유입해 차량 통행량을 줄여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가용 운전자들에 대한 버스 이용 유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도심권 버스 운행 노선 대부분에서 출.퇴근 시간마다 교통정체가 극심해 버스를 선택할 메리트는 너무나 약했다. 곳곳의 교통 병목으로 빠르지도 않았고, 제시간 도착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출퇴근 수단으로 버스를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시성 확보와 더불어 빠른 운행을 통한 소요 시간 단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이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나온 대안이 바로 '대중교통 전용차로제'이다.
◇ 제주도 버스 전용차로제 운영, 어떻게 진행돼 왔나
처음 시작은 '대중교통 우선차로제'였다. 제주도는 당초 노선 버스를 중심으로 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 긴급자동차는 물론 택시와 전세버스, 어린이 통학버스 등까지 포함해 고시했다.
2017년 첫 시행 당시 우선차로제는 중앙 차로제와 가로변 차로제로 구분됐다.
중앙 차로제는 제주공항~신제주입구교차로(옛 해태동산)의 공항로 0.8km 구간, 광양사거리~아라초등학교의 중앙로 2.7km구간이 지정됐다. 가로변 우선차로는 무수천사거리~국립제주박물관까지 이어지는 '노형로~도령로~동서광로' 11.8km 구간이 설정됐다.
'제주형 전용차로제'의 첫 단계의 틀이 완성된 것이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22년에는 가로변 우선차로를 중앙차로로 전환하는 2단계 사업계획이 발표됐다. 2단계 사업은 서광로, 동광로, 도령로, 노형로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되, 아라동에서 제주국제공항까지 끊김없이 연결해 버스를 통한 이동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광양사거리~연동입구 공사가 마무리되면 아라초에서 제주공항까지 6.6㎞ 구간의 중앙버스차로가 완성돼 버스운행 소요시간이 기존 33분에서 21분으로, 최소 12분 가량 단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해 11월 서광로를 시작으로 공사가 본격 시작됐다.
그러나 공사 시작과 동시에 논란도 적지 않았다. 기존 도로구조에서 중앙차로를 만들 경우 여러 지점에서 시민들의 보행로인 인도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광로 지점에서는 가로수들이 대거 제거돼 논란을 샀다. '보행자 중심'이 아닌 '차량 중심'의 교통 정책이라는 시민사회단체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결국 2023년 1월, 제주도는 공사를 중단함과 동시에, 중앙차로제 공사 방식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중앙차로제 전환계획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공사 방식에서 도로 양방향 2곳에 각각 설치돼 있는 정류장을 도로 중앙지점 1개로 통합하는 일명 '섬식 정류장' 구상이 제시됐다. 이 경우 인도 폭이 축소되지 않고 중앙차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섬식정류장은 도로 가운데 설치돼 양방향 노선 모두 한 곳에서 내릴 수 있는 정류장으로, 기존 분리식정류장과 달리 환승하는 승객의 편리한 승·하차가 장점이다. 공사 과정에서 기존 인도 폭은 축소하지 않고 중앙차로 운영이 가능한 이점도 있다.
전제는 승.하차 문이 왼쪽과 오른쪽에 모두 설치된 양문형 버스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2023년 5월, 섬식정류장 설치와 함께 양문형 저상버스 도입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2026년까지 양문형 버스 489대를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양문형 버스 도입은 국내 최초의 시도다. 실제 2024년부터는 양문형 버스 도입이 시작됐다. 서광로에 섬식정류장도 설치됐다. 2단계 중앙차로 전환이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셈이다.
가로변 전용차로의 중앙차로 전환 계획을 보면, 우선 서광로 구간은 오는 5월 개통하고, 동광로 구간은 오는 12월까지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26년 12월까지는 도령로, 노형로 구간에 대한 중앙차로 조성 공사를 완료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2월에는 공항로 800m 구간 중 남측(공항)에서 북측(연동) 방면의 중앙차로는 해제됐다. 2023년 제주공항 지하차도가 개통하면서 공항 진입로 차량통행 동선이 전면적으로 바뀌면서 별도의 버스 전용차로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교통사고 발생 위험성이 크게 제기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제주도 전용차로 운영 조례'가 제정돼 시행됐다. '우선차로'의 명칭은 '전용차로'로 명시됐다.

◇ 시행초기 혼란...전용차로 버스, 얼마나 빨라졌을까
제주도의 전용차로 시행은 올해로 7년차를 맞고 있으나, 시민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신중론이 강하다.
적극적 호응도, 그렇다고 적극적 반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각 진행 과정마다 보행권의 문제와 가로수와 같은 생활 환경권 등의 문제가 쟁점화 될 정도로 상당히 예의주시 하는 분위기다.
사실 도심권의 전용차로 지정은 시행 초기 혼선도 적지 않았다. 출.퇴근 운전자들의 불만도 컸다. 기존 차로에서 편도 1개 차로를 대중교통 전용차로로 설정되면서, 그만큼 일반차량의 통행 차로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선차로제 시행 구간의 일반 차로에서는 정체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우선차로제 시행구간을 우회하는 차량들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출.퇴근 시간대 연삼로와 연북로, 애조로 등의 교통난도 가중됐다.
그렇다면, 대중교통의 흐름은 얼마나 개선됐을까. 전용차로제 도입 취지인 버스의 정시성 확보와 신속한 운행의 효과는 나타났을까.
제주특별자치도가 전용차로 시행 1년이 경과한 지난 2018년 발표한 내용을 보면, 중앙차로제가 시범 시행된 광양사거리에서 아라초등학교 구간 버스평균 통행속도는 기존 13.2㎞에서 18.9㎞로 빨라졌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구간에서 일반차량의 평균통행 속도는 18.5㎞에서 13.8㎞로 느려졌다.
중앙차로제 시범 시행 구간에서 월 평균 버스 이용객 수는 시행 전 26만명에서 33만3000명으로 28%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연간 이용객은 5년 만에 다시 6000만명대로 올라섰다.
가로변 전용차로의 경우 시행 후 단속의 법적 근거 논란 등으로 중앙차로에 비해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졌으나, 지난 2022년 1월부터 '전용차로 위반차량 즉시 단속'이 시행된 후 대중교통의 흐름도 상당히 나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대학교 노선의 버스를 운전하는 ㄱ씨는 "아침 출근 시간 아라동 상행선은 중앙차로와 상관없이 아라초등학교를 기준으로 정체가 많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앙차로가 시작되는 하행선은 전용차로의 흐름이 매우 좋다"면서 "아라초에서 시청 앞까지를 기준으로 한다면, 출.퇴근시대는 버스가 일반차량보다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행 후 몇 년 지나지 않았을 때에는 중앙차로에 진입하는 일반차량도 심심치 않게 보였으나, 지금은 바로 단속하여 과태료가 부과되기 시작한 후부터는 순간적으로 착각해서 진입하는 것 말고는 매우 드물다"며 "중앙차로제는 이제 안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버스터미널을 거쳐 신제주로 향하는 노선버스 운전자 ㄴ씨도 "예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빨라지기는 했죠. 다만, 가로변은 중앙차로와 달리 지금도 일반차량이 섞어지며 속도를 많이 못내는 것은 사실"이라며 "가끔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일반 차량이 가로변 전용차로에 신호대기 중일 때 난감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예전보다는 가로변에서도 통행 흐름은 양호해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더 빨라진 도심급행버스...이용객, 얼마나 늘었나
노선 버스와 더불어, 도심급행버스가 확대된 후 운행 속도가 한층 개선된 것과 더불어 탑승객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공항에 근무하는 ㄷ씨는 "아라동에 살면서 급행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급행도심버스가 참 편리하고 좋은 점이 있다"며 "중앙차로제 구간인 시청 앞까지는 앞선 노선버스를 추월하기 어려워 운행 소요시간이 비슷한 것 같은데, 시청앞에서 중앙로, 서문로를 거쳐 공항까지 올 때에는 급행이 확실히 빨라 가급적 급행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과학단지 거주자에서도 급행버스 선호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도심급행버스 이용객 분석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한달 간 제주국제대학교와 제주공항을 잇는 302번 급행버스 이용객은 6만9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처음 운행을 시작한 2023년 7월 한달 이용객 2만7146명과 비교해 무려 2.5배 가량 많은 수치다.
하귀~함덕 구간을 운행하는 301번 급행버스의 경우 작년 12월 이용객은 3만2511명으로, 2023년 7월(1만5242명)과 비교해 113% 늘었다.
같은 구간의 300번 급행은 5만257명으로, 2023년 7월(2만9907명)보다 6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증가
서귀포시권 도심급행버스 이용객도 처음 운행이 시작된 작년 8월(1만7006명)에 비해 12월 이용객 수(3만766명)가 두배 가량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 그러나, 현실적 한계...문제는 '자가용.렌터카'...방법은?
이 지점까지만 보면 전용차로제와 도심급행버스 확대로 인한 효과는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후 큰 폭으로 감소했던 버스 이용객도 2013년부터 완전한 증가세로 전환한 점이 고무적이다.
그러나 버스 이용객은 아직까지는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2017년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과 함께 시행한 준공영제에 매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투자 대비 효과는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극대화시키는데 현실적 한계점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장 문제는 대중교통 체계가 준공영제로 전환된 후에도, 전용차로제가 시행된 후에도, 자가용 등의 일반차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데 있다.
대중교통체계가 전면 개편된 2017년 자동차 등록대수는 46만9392대(자가용 35만5700대)였다. 2022년(1월 기준)에는 66만1977대(자가용 39만7539대)로 늘었고, 작년 8월 기준으로는 70만대(자가용 42만6914대)를 넘어섰다. 7년새 20만대 이상이 증가한 셈이다.
자가용도 많이 늘었지만, 제주관광의 패턴이 단체관광에서 개별여행 시대로 바뀐 후 렌터카도 급증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입도 관광객의 렌터카 이용 비율은 2017년 65.4% 수준이던 것이, 2018년에는 80.0%, 2019년에는 86.2%까지 높아졌다. 이로 인해 도심권 교통혼잡은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노선버스 운전자도 "버스가 아무리 빨라지고 편리해졌다고 하나, 시민들이 자가용을 보유하게 되면 자가용이 일상이고 버스는 자가용을 운행하지 않는 날에만 이용하게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가용이 없어야 버스 이용이 일상화될텐데, 요즘 시민들마다 차량 2대 정도는 보통으로 갖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버스 이용객이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관광객들이 제주도에 여행을 오기 전에 대부분 렌터카를 예약하고 오고 있고, 그렇지 않은 젊은 여행객들에서는 대여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관광지 순환버스나 투어버스 등도 다소 한산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자가용과 렌터카의 등록대수를 억제시키지 않고는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버스가 더 빠르고 더 편리하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 전략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시작되고 있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앞으로 중앙차로제 확대계획과 관련해, "도민들이 더욱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지속가능한 도시공간을 조성하고자 연동·노형, 구도심, 삼양·화북 등 제주시 3대 권역을 보다 빠르게 연결하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차로제는 현 노선 뿐만 아니라 연삼로, 연북로 등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우선 1단계로 현 가로변 전용차로 구간인 동광로~노형로에 대해 2026년말까지 중앙차로제로 완전히 전환하고, 2단계로 2026년부터 2029년까지 노형로~연삼로~일주동로 구간을 개통할 계획이다. 마지막 3단계 사업으로 2033년까지 연북로~번영로구간을 잇는다.
이 사업이 이뤄지되면 제주도의 대중교통체계는 중앙차로제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한 간선급행버스체계(BRT)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과 취재협조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급행인원 늘었다는게 정말인지 궁금하네요
아마도 공항에서 급행은 비쌀거라고 관광객들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샹각되는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