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청약으로 '허수청약' 변수...고분양가.대출규제 등도 부담
제주시 오등봉공원에 들어서는 아파트 '위파크 제주'가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1단지와 2단지를 포함한 평균 경쟁률은 3.8대 1이다.
모든 주택형에서 공급물량보다 초과 청약된 가운데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국민평형' 84타입은 최고 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이날 호반건설의 위파크 제주 1순위 청약마감 결과 1.2단지 합쳐 1260세대 모집에 총 4862명(기타지역 102명 포함)이 신청해 평균 3.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단지에 청약자들이 더 몰렸다. 1단지는 617세대 모집에 2466명(기타지역 54명 포함)이 신청해 평균 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단지는 643세대 모집에 2396명(기타지역 48명 포함)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3.73대 1을 기록했다.
8개의 모든 주택유형이 공급물량을 초과했다. 84타입은 '해당지역' 청약만으로 1단지 6.14대 1, 2단지 5.28대 1로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1단지 84A는 7.6대 1로 84유형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중대형인 108타입과 129타입 청약도 모두 공급물량을 넘겼고, 분양가가 20억원을 훨씬 넘는 펜트하우스 타입은 1.2단지 합계 8세대 모집에 114명이 청약을 넣었다.
주택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다 1260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공급물량과 높은 분양가를 감안하면 위파크 제주의 청약성적은 의외로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다.
청약성적만 놓고 본다면 지난 2022년11월에 분양된 연동한일베라체파크뷰(93가구모집에 402명 신청)이후 22개월만의 완판이다. 그 사이 분양된12개 단지 모두 무더기 미분양을 비켜가지 못했다.
입지, 주변 인프라 등 경쟁력을 갖춘 '숲세권' 대단지라는 프리미엄이 오랫동안 신축을 기다려온 갈아타기 수요와 단기차익(프리미엄)을 노린 투기 수요의 청약통장을 끌어모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당첨자 발표이후 진행될 계약결과에 쏠린다. 앞서 분양된 중부공원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도 84타입은 공급물량을 채웠으나 상당량의 미계약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높은 분양가에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점 등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위파크 제주는 중복청약과 부부 동시청약이 가능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허수청약'도 적지 않을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어 최종 계약까지 완판을 이뤄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위파크제주는 단지를 나눠 분할 분양에 나서면서 중복청약이 가능해진데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부부 동시청약도 가능해져 청약 기회는 최대 네 번까지 주어졌다.
하나의 아파트를 분할 분양하는 방식은 제주에선 거의 보기드문 사례지만, 다른 지역에선 통상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을 할때 종종 써먹는 '쪼개기 분양' 수법이다.
시장 침체로 청약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될 때 중복 청약을 유도해 청약경쟁률이 높아 보이도록 함으로써 계약률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다만, 당첨자 발표일이 빠른 단지에 먼저 당첨될 경우 발표일이 늦은 단지의 청약은 자동 소멸된다. 위파크 제주의 당첨자 발표일은 2단지 19일, 1단지 20일이다. 계약은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이뤄진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청약이 몰린 84타입은 중복 청약자들이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여 계약까지 완판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고분양가와 강화된 대출규제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점 등도 최종 계약결과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