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후 미분양 1001가구...일부 완판 단지도 미분양 남아
제주지역의 미분양 주택이 두 달만에 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달 사이에 100가구넘게 불어나며 분양이 안돼 쌓인 물량이 2500가구를 넘어섰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사상 처음으로 1000가구를 돌파했다. 주택 경기 침체가 깊어지며 제주지역에 '미분양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10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제주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252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2412가구)에 비해 한 달 사이에 111가구(4.6%) 불어난 것으로, 월별 사상 최고기록인 지난 8월 2422가구를 100가구 이상 넘어서는 물량이다. 지난 7월(2358가구) 2000가구를 넘어선 후 석 달만에 2500가구 마저 넘어섰다.
올해 무더기 청약 미달을 빚은 신규 분양 단지의 미분양 물량이 통계에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이후 제주에서 분양된 단지는 모두 무더기 청약 미달을 겪었다. 통계에 잡히는 미분양 주택은 분양계약 마감일 이후 계약되지 않은 물량을 말한다.
주택사업승인을 받지 않는 30가구 미만 공동주택까지 포함하면 미분양 적체 물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 우려되는 건 아파트가 완공될 때까지 분양이 이뤄지지 않아 '악성 재고'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10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1001가구로 집계됐다. 제주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1000가구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 875가구에서 한 달 사이에 무려 126가구(14.4%)가 불어났다. 한 달 간 전국에서 늘어난 준공 후 미분양 주택 711가구 중 제주지역이 17.7%를 차지한다. 수도권 3곳의 증가치(118가구)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높은 경쟁률로 완판됐던 단지들 중에도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남은 단지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도심과 동떨어진 읍.면지역에 전체의 70%가까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로 애월읍.대정읍.안덕면, 한경면, 조천읍 등이다.
주택경기가 갈수록 위축되면서 주택 공급 물량도 급격히 줄고 있다.
제주지역의 올해 1~10월 전체 주택 인허가 물량은 6714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8982호)보다 25.3% 줄었다. 최근 10년 평균치와 비교해도 21.8% 감소했다.
착공물량은 감소폭이 훨씬 더 크다. 같은 기간 착공물량은 2859호로 작년 같은(5998호)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10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감소폭이 -62.6%다.
인허가와 착공이 줄면서 후속적으로 분양 물량도 줄었다. 1~10월 분양 물량은 지난해 2826호에서 올해 1134호로 60%가까이 감소했다.
10월 한 달 간 제주지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538건으로 전월(519건), 전년동월(480건)보다 늘었지만 최근 5년간 평균 거래량에 비하면 24.8% 감소세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