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체전 개회식 '총동원령'?...보여주기식 무리한 설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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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체전 개회식 '총동원령'?...보여주기식 무리한 설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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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0석 규모 한림운동장, 안전관리계획 '9000명' 허가...왜?
배부된 입장권 '1만여명+α'에도 왜 묵인?...인파 밀집 우려
세월호 안전주간 끝나자마자...공직내부에서도 비판.불만 폭주

민선 8기 제주도정 출범 후 처음 열리는 제57회 제주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도민체전)과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가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개회식을 연출하기 위해 공무원들과 도민들의 참여를 대대적으로 독려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개회식은 한정된 공간에 객석 수용 규모보다 두배 많게 설정하는 것으로 안전관리계획 허가를 한 것으로 나타나 오히려 행정당국이 인파가 밀집되는 행사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회식 입장권은 안전관리계획 심의를 받은 인원수를 크게 상회해 배부가 이뤄졌음에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당국 스스로 안전관리계획 심의결과를 무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건강한 체력, 경쟁과 협력, 화합과 전진’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도민체전은 21일부터 23일까지 한림종합운동장을 비롯한 73개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학교운동부, 스포츠클럽부, 읍면동 대항, 동호인클럽대항, 재외도민, 장애인부로 나눠 50종목에 1만 3000여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그러나 올해 도민체전은 선수들의 경기보다는 '개회식'에 집중돼 있다. 제주도는 이번 도민체전 준비과정에서부터 개회식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공을 들여왔다. 

문화예술과 스포츠의 접목, 그리고 가상현실(VR)을 곁들인 일명 '스포콘(스포츠+콘서트의 합성어)'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오후 5시부터 155분 동안 펼쳐지는 개회식은 사전행사, 식전행사, 공식행사, 식후행사 4부로 나눠 진행된다. 공연에 투입되는 인원만 무려 1500여명에 이른다.

제주도는 메타버스 연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개회식은 야간 행사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개회식 연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행사장 규모보다 수용인원을 크게 잡아 설정했다는 점이다. 실제 한림종합종운동장의 객석 규모는 5500석이다. 

반면, 제주도가 안전관리계획 심의를 거쳐 허가한 순간최대 밀집인원은 9000명이다. 운동장 내에 별도 좌석을 4000여석 설치해 수용한다는 것이다. 

보통 체육행사의 경우 운동장은 선수단과 공연단 공간으로 활용하고, 일반 시민들은 객석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번에는 운동장까지 빼곡히 인파로 들어차는 상황을 설정한 것이다.

제주도 안전관리계획 심의에서는 심각한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데도 그대로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주최측은 개회식 입장권은 안전관리계획 심의를 받은 인원수를 초과해 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주 배부된 입장권 수만 1만장이 넘는다. 이는 제주도정 스스로 안전관리계획 심의 결과를 무시하며 인력동원에만 치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5500석 규모에 안전관리계획 9천명 허가...입장권 '1만여명+α' 배부, 왜 묵인?

그럼에도 안전관리계획 심의 과정에서는 순간최대 밀집인원을 '9000명'으로 설정했을 뿐, 그 이상 밀집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별도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경찰과 자치경찰이 합동으로 배포한 도민체전 안전관리대책도 '9000명' 시나리오이다.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안전관리계획 심의를 올릴 때 최대 9000명이 될 것이라는 상황으로 잡았고, 그에 맞게 안전관리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1만명 이상 상황에 대해서는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청 내.외부에서는 이번 도민체전 개회식 인파가 1~2만명 정도가 몰리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20일 제주특별자치도가 배포한 도민체전 최종 홍보자료에는 "선수와 도민 1만 여명이 참석하는 개회식"이라며 개회식 규모를 '1만여명'으로 전하고 있다. 메인무대 좌우 240석과 앞쪽 2000석은 선수단석으로 한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현재 배부된 입장권 수만 1만장 이상 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안전관리부서에서는 이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묵인한 것이다.

운동장 내 설치된 좌석에 앉지 않는 공연단 규모만 1500명에 달하고 있고, 식후행사로 제주 출신 미스트롯2 진 양지은, 팬텀싱어 존노, 고영열 등의 공연이 예정돼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운동장 내 한정된 공간에서 '초밀집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민체육대회 개회식 입장 비표.ⓒ헤드라인제주
도민체육대회 개회식 입장 비표. ⓒ헤드라인제주

◇ '초밀집 상황' 우려에도, 참여독려만 집중..."보여주기식 전시행정" 비판

그럼에도 제주도정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한 대비보다는, '참여 독려'에만 집중하면서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실제 제주도청 공직 내부 통신망에서는 공직자들의 불만도 폭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총동원령'에 다름없는 참여 독려를 하면서 눈치보기가 심해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제주도청의 경우 각 부서별 참여 인원을 배정하고 있는데, 개회식이 열리는 21일 오후 대형버스 10대에 탑승해 참여하는 공직자만 400명 정도로 파악된다. 개별적으로 이동하는 공직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행정시는 물론 읍.면.동에서도 개회식 당일 전세버스를 임차해 공무원과 주민 수송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이게 어찌 자율이냐?...선수경기는 뒷전, 개회식 퍼포먼스만 관심"

공직 내부에서는 '개회식 동원'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폭주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강제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참석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게 어찌 자율이냐"면서 "가지 않으면 눈치보게 하고...."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지사님이 이번에는 개회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공무원들도 참여를 많이 하도록 해서  참석을 독려하는 것으로 아는데, 과거 행해지던 각종 행사에 인력 동원이 재연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체전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해 도민들이 어우러지는 한마당 축제가 되어야 하는데, 이건 선수들의 경기는 뒷전이고 개회식 퍼포먼스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어 있으니,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니냐", "도민체전의 순수한 취지보다는 보여주기식으로 행사를 치르겠다는 것 아닌가" 등의 지적도 분출되고 있다.   

행정시의 한 공무원도 "지금 제주도 현안이 산적한데, 도정이 온통 화려한 개회식 연출을 위해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도민들은 공연을 보려고 입장권을 구하려고 하는데, 차라리 공무원들의 참여를 자제시키고 주민들에게 입장권을 더 많이 배부하는게 낫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 "세월호 입장 하나 없다가...안전주간 끝나자마자 대규모 동원행사"

안전불감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제주도가 올해 세월호 참사 9주기에 즈음한 안전주간에도 '세월호' 단어가 들어간 입장 자료를 단 한번 내지 않았고, 안전주간이 끝나자마자 대규모 인파 밀집을 유도하는 참여 독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공무원은 "세월호 참사와 더불어, 이태원 참사의 충격적 기억이 자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꼭 대규모 인원이 참여를 하는 것이 도지사의 위상이 높아지고 도정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제주도정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행사장 수용력에 비해 과도하게 수용인원을 설정했다는 지적에 대해, "양지은 가수 공연 때문에 문의가 오는 경우가 많고, 당일 많은 인원이 올 것이라고 하는데, 입장권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면서 "얼마전 체육회에서 집계한 입장권 배부가 1만장 이상 됐다고 들었는데, 이중 20% 정도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면 8000~9000명 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 사이에서 '동원'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일부 젊은 공무원들은 동원처럼 느끼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공무원들에게 참석을 의무화 하지는 않았다"면서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 개회식 대규모 인원 동원이 이태원 참사 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적 기조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안전한 도민체전이 될 수 있도록 안전요원 숫자를 지난해보다 3배 늘렸고, 14개 구역으로 나눠 최소 3명씩 배치했다. 외부 질서유지는 자치경찰단이 맡기로 했다"면서 "안전체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민체전 개회식의 입장권이 안전관리계획을 무시한채 수용력을 초과해 1만여장이 이미 배부된 것에 대해 제주도정은 아직까지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제주도정과 행정시, 읍.면.동에서는 오히려 계속해서 주민들과 공무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공직 내부에서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얼마나 지났다고..."라며 안전불감증을 질타하는 탄식도 흘러나온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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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안개구리 2023-04-23 01:11:11 | 39.***.***.82
그돈으로 도로시설물이나 제대로 보수하자!
차선이고 뭐고 패이고 갈라지고 컴컴하고 쌍팔년도 유물인 체전은
뭐하라 허냐!

단추 2023-04-23 01:03:53 | 39.***.***.82
도민 대다수의 관심없는 행사 꼭 해야하냐?그

예산으로 빌빌대는 제주유나이티드나 팍팍 미뤄줘라!이xx들아!

어멍 2023-04-22 17:21:57 | 125.***.***.113
뭘 하던지 꼬투리잡고 시비 걸어보는 버러지들이 난리구나...

사회 부적응자들이 너무 많아

집에서 컴터 앞에서 틀딱~틀딱 거리면서 글만 써잿기지말고 죽기전에 봉사라도 해바라...쓰레기 인생들아...

익명 2023-04-22 10:28:27 | 121.***.***.197
규제땜에 아무것도 못하고 전국민이 범죄자


오잉 2023-04-21 14:54:00 | 112.***.***.130
어떤 공무원님께서는 지사가 바뀌면서 모든 행사의 개회식도 축소 진행하고 인원 강제 동원도 안 하고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던데 아니었나보네요??대체 뭐가 바뀐건지...특히 도민체전도 인원 강제 동원 안한다고 큰소리 뻥뻥치시던데....공무원님께서 구라까신거네요?

이해불가 2023-04-21 13:04:07 | 118.***.***.47
9000명 한도라고 하면서 입장권 1만장넘게 뇌눠준 공무원들이 제정신이 아닌듯 합니다
그것도부족해 공무원 동원령 내리는 독제시절 같은 행태

정신들 나갔네 2023-04-21 10:50:00 | 59.***.***.7
이태원참사가 발생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러는가.
돈 쳐발라서 하는 행사 누구는 못하나.
도민 혈세 소중히 하라. 그럴 돈 있으면 선수들 위해서 쓰고, 어려운 도민위해 쓰라.
세월호 추모는 왜 하지 않았나?

이재명 2023-04-21 10:10:01 | 106.***.***.97
서귀포 사람들은 도민체전 하는지 이제사 알암수다ㅋ

돌다리 2023-04-21 08:46:30 | 39.***.***.187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가야한다는데, 안전은 두말할 필요없지. 무리한 동원은 통제범위를 벗어날 수 있기때문에 분명 위험해보이네여

공무원 잔치 2023-04-21 03:36:13 | 119.***.***.115
도민체전이라기 보다는 공무원 잔치인가보네 개회식 행사를 맡은 업체만 대박이고, 도민은 들러리

끝까지부정한 2023-04-20 20:54:29 | 118.***.***.103
나는 부정한 특파원이다! 이거 다 내가 만든거야 나 그래서 승진할꺼야! 내 전문은 뒷조사 문열어주기 술잘따르기 상사가 물으면 네! 하고 대답하기 뿌잉ㅃ 잉

개념없는 2023-04-20 20:43:07 | 118.***.***.6
개회식 돈 쳐 발라하지 말고 적당히들 헙서
그럴ㅜ돈 있으면 어려운 사람 신경 더 씁서

영해도난리 정해도난리 2023-04-20 20:22:47 | 49.***.***.231
고생햄댄 하지는 못할망정 영해도 난리 정해도 난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지가지 2023-04-20 17:16:21 | 112.***.***.181
테레비보난 북한에서 경헌게마는 배와신가 보기조으컨게

관제동원 2023-04-20 16:12:17 | 110.***.***.245
아직도 관제동원? 누구를 위한 체전이라? 한림까지 어떵갈거라?

2023-04-20 15:20:36 | 118.***.***.234
오지사 도민 혈세 팡팡 쓰면서 가오 잡젠 햄서??
가관이다.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정신차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