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흘분교 그리고 신평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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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흘분교 그리고 신평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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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승훈 / 제주도 공보관실
강승훈 / 제주특별자치도 공보관실. ⓒ헤드라인제주
강승훈 / 제주특별자치도 공보관실. ⓒ헤드라인제주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

동요 ‘학교종’에 나오는 그 종이 아직도 있을 것만 같은 작은 학교에 기적이 일어났다. 조천읍 중산간에 있는 선흘분교가 생태교육을 통한 학생 수 증가에 힘입어 지난 3월 선흘초등학교로 승격한 것이다.

1995년 학생 수 감소로 함덕초등학교 선흘분교로 개편된 후 27년 만에 일어난 기적이다. 승격식은 학교 공사 등으로 미뤄지다 지난달에야 열렸다.

대정읍 중산간 마을, 신평리에도 작은 학교가 있었다. 13명의 고향 친구들과 함께 다녔던, 학교 종이 있던 신평분교다. 교실이 2개만 있던 작은 학교라 1~2학년만 있어서, 3학년부터는 1시간을 걸어 보성초등학교에 다녀야 했다.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정신없이 뛰어놀다가, 종이 울리면 교실로 달려가곤 했다. 경운기를 타고 소풍 갔던 기억도 생생하다. 주사 맞는 게 두려워 집으로 도망간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학생 수 감소로 1992년에 폐교됐다. 어릴 적 추억을 도둑맞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2011년에 도평분교와 해안분교가 2018년에 더럭분교가 승격했지만,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이농 현상 등으로 분교가 본교로 승격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바라보는 관점이 ‘경제’라면 작은 학교는 통폐합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 관점이 ‘교육’이라면 어떻게든 작은 학교를 살려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한 아이가 온전하게 성장하려면 가까운 곳에 학교도 있어야 한다.

선흘분교처럼 신평분교에도 기적이 일어나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다니던 신평분교가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 <강승훈 / 제주도 공보관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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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분네 2022-10-13 19:52:31 | 183.***.***.215
글을읽는동안 저도모르게 울어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