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공무직 직원은 불법 주정차 단속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실제 단속 현장에 계속 투입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7일 열린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양경호)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현지홍 의원(비례대표)은 "제주시가 주정차 단속 공무직 공무원들과 진행하고 있는 근로에 관한 재판에서는 승소했는데, 그 결과 그 분들이 해 왔던 모든 불법 주정차 단속은 무효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법제처 유권해석을 근거로, 지난 2017년 말불법 주정차 단속 업무를 맡고 있던 공무직 직원들을 다른 부서로 전보조치 했다.
법제처는 불법 주정차 단속은 일반직 '공무원'만 가능하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12조에 따르면 도지사와 시장 등은 주차나 정차 단속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교통행정 관련 분야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등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근무하는 공무원을 단속 담당 공무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제주시의 전보 조치에 반발한 일부 공무직 직원 14명은 전보조치가 부당하다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고, 지난해 6월 1심 재판에서 제주시의 전보조치가 부당하다는 1심 판결이 내려졌다.
그런데 지난 9월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뒤집고 제주시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제주시가 제시한 법제처 유권해석 내용에 따라, 공무직 직원이 불법 주정차 단속 업무를 맡을 수 없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현 의원은 제주시가 무리해서 조례를 통해 주정차 권한을 행정시로 이관해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현 의원은 "제주시의 입장은 재판하는 과정 내내 '공무직은 주차단속 권한이 없다'는 것이었다"며 "승소를 했는데 이게 역으로 생각하면, 공무직은 주차 권한이 없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지금까지 제주시가 한 공무직에 주차 권한 불법 주정차 단속은 다 무효인 것인가"라며 "예를 들어 제가 단속을 당했는데, 단속한 사람이 공무직이라면 무효인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현 의원이 이어 "공무직 불법 주정차 단속 권한이 없다가 제주시의 입장인데 지금까지도 공무직을 그 업무에 투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답변에 나선 홍성균 제주시 안전교통국장은 "1심에서 패소했기 때문에 단속 업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현 의원은 "이것은 불법행위를 하시는 것"이라며 "승소 판결문의 판례를 보면 불법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에 홍 국장은 "딱 '불법행위다'라고 담론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현 의원은 "제주시가 4년 내내 근로 관련 승소를 재판을 진행하면서 '공무직들에 대해서 단속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셨고, 법제처 유권해석까지 받으시면서 해왔는데 승소했다"며 "공무직은 불법 주정차 단속 권한이 없다는 것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1만9000여건이 단속됐다고 하는데, 이 중 30~40%가 공무직 직원들이 단속한 것이라면, 약 4000건이 행정소송이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된다"라며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시가 우리가 근로에서 승소했다고 이런 행동을 할 게 아니고 이 일로 인해서 지금 엄청 큰일이 터져버린 것"이라며 "제가 볼 때는 이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인 방안 과 법률 자문 대응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