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제주도정의 첫 제주시장 후보자로 지명된 강병삼 후보자(48)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강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과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거센 성토가 쏟아졌다.

제주도의회 행정시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임정은)는 18일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강 후보자가 제주시 아라동과 애월읍 농지를 매입하고도 제대로 농사를 짓지 않는 등 농지법을 위반했고, 특히 아라동 농지의 경우 투기성 매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현기종 의원(성산읍)은 "농지취득 과정과 재산형성 과정에 문제 많아 보인다"라면서 "본인이 자경을 하는 농업인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농사를 지었다고 하지만)농산물 출하 내역도, 판매 내역도 없다"라며 "한 차례 농사를 지엇다고 하지만, 비료나 농약을 구매한 내역도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강충룡 의원(송산동.효돈동.영천동)도 "농지법에 따르면 '자경'이라고 하면 '상시 농업에 종사하거나 농작물의 2분의1 이상을 자기 노동력으로 경작 또는 재배하는 경우'를 뜻한다"며 "아라동 토지는 왜 매입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농업경영 목적도 있기는 했었다"면서도 "재산증식 목적이 없다고 단언 못한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4명이 25억원을 들여서 1인당 (농지)약 1750㎡를 매입했는데, 이것을 투기가 아니라고 하면, 농사를 지으려고 산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강 의원은 이어 "상속받은 농지도 많은데, 농사를 짓지 않고 있는 것이 맞지 않느냐"라며 "이 많은 땅을 자경하지 않고 임대를 주고 있는데, 자경하겠다며 (아라동 농지를)매입하면 누가 믿겠느냐"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준 의원(한경면.추자면)은 "문제가 되고 있는 농지에 대해 처분 의사가 있느냐"라고 물었고, 강 후보자는 "(처분 가능성까지도)열어놓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매입한 농지의)시세차익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최초 매입시보다 두배나 세배는 될 것"이라며 "모두발언에서 농민들에게 사과도 했는데, 공익적 목적으로 농민들에게 기부할 의향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며 "그러기는(기부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답했다.

질의에 나선 임정은 위원장(민주당, 대천동.중문동.예래동)은 "광령리 농지의 경우 해발 290고지 정도 되는것으로 보이는데, 그 곳은 영농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든다"며 "현장에서 봤을때 제주시내 전망이 좋아 보였다. 2층 정도 건물을 지었을때 어디가도 부럽지 않은 전망일 것"이라며 광령리 농지 매입도 부동산 투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임 위원장은 "아라동 토지의 경우도 현장 보고 판단했을때, 보통은 투자가 있고 투기가 있는데, 투기성 매입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라며 "경매에서 세 차례 유찰된 토지라면 50% 이상 가격이 내려갔을텐데, 변호사들이 투기 목적으로 매입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임 위원장은 강 후보자가 아라동 농지를 매입한 동료들과 주고받은 SNS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한 뒤 "이 대화가 변호사들이 할 내용인가"라며 "요즘 어르신들이 마늘 밭에 가서 하루에 얼마를 받는지 아시느냐. 열악한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아라동 토지가 단순히 투자형 재산증식이 아니라 투기성에 가까운 토지매입이라는 결론 내릴 수 밖에 없다"고 거듭 질타했다.

강 후보자는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하거나 권한을 이용한 것이 아니다. 경매는 법원에 다 공개된 것이다.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농업을 생계로(하기 위해 매입한)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임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사퇴 의사는 없느냐"라고 물었고, 강 후보자는 "지금 단계에서 제가 결정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임 위원장은 "누가 (사퇴를)결정하느냐"라고 다시 물었고, 강 후보자는 "인사권자"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사퇴도 도정이 결정해야 하느냐? 개인의사가 큰 영향 좌우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도민사회에서 염려하고 청렴도하고 많은 문제가 있는 분이 제주시장으로 역할을 한다면, 제주시민들은 누구를 보고 앞으로 몇년간 생활해야 하느냐"라고 질타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제가 제주시장에 도전하겠다고 생각했을때의 생각이 여전히 있고, 지금 시점에서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며 사퇴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강성의 의원(화북동)은 강 후보자가 변호사가 되기 전 이직이 잦았던 점을 꼽으며 "제가 사람을 뽑는 상급자였다면, 적어도 한개 직장에서 3년 이상 활동하지 않고 잦은 이직이 있던 사람을 성실하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회생활을 잘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또 강 후보자가 지난 2002년 개혁국민정당 창당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던 점, 2005년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다 탈당하고, 이후 녹색당 창당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린 점 등을 거론하며 "사회적 약자 혁신 중시하는 철학 가져서 그런 정당활동했다고 하지만, 삶은 그러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결혼해서 직장도 불안한 상황에서, 아이도 출산한 상황에서 부부가 경제적으로 취업활동 안하고 있는데도 개혁국민정당의 창당발기인을 했다는 점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지난 2013년 안철수 지지모임에서도 활동한 적 있고, 녹색당 활동 하면서도 사회적 이슈에 민감했고, 정치적 야망 있었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어느정도 신용을 가진 상황이고 부동산도 필지로는 셀 수 없을 정도의 자산가가 되다 보니 이제 정치적인 활동으로 본인이 머리로만 생각한 가치 철학 실현하기 위한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그러지 않다"라면서도 "제가 동의하는 부분은, 제가 사회에 관심이 많았고, 의견을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자 강 의원은 "그렇다 하더라도, 흔히 말하는 읍면동에 살면서 주민참여 예산이나, 동이나 시에서 활동한 적이 없다"라며 "언론에 다뤄지는 방향의 정당활동은 하는데, 봉사활동이나 주민자치위원, 자생단체 활동은 한번도 하지 않으면서 행정시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디서 나온 신념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래서 저는 후보자의 삶의 이력과 가치철학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투기성으로 의심되는 농지 매입과 관련해 농지법 위반 논란이 커진 것에 대해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심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 농민들과 제주시민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는 "농업과 농민에 대해 잘 안다고 오만한 생각을 하고 그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번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데에 부족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다시 한번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심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 농민들과 제주시민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슈가 된 농지 관련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오늘 청문위원님들의 질의에 가감 없이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