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레미콘 운송 파업이 한달 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레미콘 노동자들이 전국 평균 절반 수준도 못미치는 운송 단가 등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 레미콘운송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3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지 기준 40% 수준의 운송 단가를 개선하라"고 밝혔다.
노조는 "제주 레미콘 운송단가는 전국 평균에 비해 40% 수준이다"라며 "타 지역 레미콘 기사들은 입방미터(㎥) 당 운반비로 만원을 받는데 제주도 기사들은 8000원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또 "전국 평균 레미콘 운송 부피는 6㎥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반면 제주에서는 8~9㎥짜리 레미콘을 써야한다"며 "물가도 오르고, 기름값도 오르는데 단가만 동결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류비의 경우에도 타 지역에서는 km 당 일부 지원이 되고 있으나 제주도의 경우 전액 레미콘 운송 기사가 부담한다"며 "운송 단가의 40~5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평균적으로 레미콘 차량 한 대가 콘크리트를 운송할 경우, 6㎥ 기준 6만원의 운송단가를 받는다. 유류비는 제조사로부터 지원된다.
반면 제주에서는 ㎥ 당 8000원이며, 최소 8㎥의 콘크리트를 운송해 64000원의 운송단가가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 유류비가 40~50%를 차지해 2만원 후반에서 3만원 초반대의 운송단가를 받고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제주 지역 특성 상 시멘트 자갈 모래 등 자재들을 운반하면서 물류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오히려 타 지역보다 운송단가가 더 높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제주도는 운송 단가가 10~15%가 낮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도내 레미콘 기사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가 없다"며 "단가 정상화를 육지에 맞춰서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재 제주도의 납품 단가를 도저히 맞출 수 없다"며 "이는 곧 부실공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모든 것은 건설사들이 자기들 관계만 생각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며 "시장 여건상 수요자와 공급자의 갑을 관계, 갑의 위치에 있는 건설업계는 레미콘 기사들을 불러놓고 자기들 편한 대로만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건설사 측에서 레미콘 차량을 현장에 8시 도착으로 부른다"며 "그러면 저희는 6시 반, 7시에 나와서 콘크리트 물량을 받고 현장으로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또 타설을 해줘야 하는데, 레미콘 차가 10대든 20대든 쭉 세워놓고 몇 시간이 걸리든 진행한다"며 "레미콘은 완제품이 아니고 반제품이다.
90분 안에 타설을 못 하면, 90분 이후로는 콘크리트 생산 강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제주도 건설업계는 저희의 요구대로라면 발주 비용이 늘어난다, 생산 비용이 늘어난다, 건축 공비를 맞출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도내에 있는 건설업계가 차지하는 포지션이 대한민국의 1%도 안된다. 나머지 99%는 다 단가에 맞춰서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레미콘 노조는 이날 오후 도내 레미콘 회사들과 노사협상에 나섰으나 결렬됐다.
지난 4월 13일부터 시작된 레미콘 운송 파업으로 인해 도내 70여 곳의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