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조기 착공을 공약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한 가운데, 제주도내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이 거리로 나와 윤 대통령에게 제2공항을 즉각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 도로에서  제2공항백지화를 윤석열 정부에 요구하는 ‘제주도민 결정했다. 제2공항 백지화!’ 도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대회사, 규탄발언, 제2공항 반대 촛불글자 만들기 퍼포먼스,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태종 신부는 대회사를 통해 "때도 맞지 않고, 장소도 맞지 않고, 주민의 의사도 거스르고, 반경제적이며 반역사적인 그리고 제주의 미래에도 거슬리는 제주 제2공항 사업은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신부는 "전 지구적으로 기후위기 때문에 생태계와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런 시대에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고 있는 제주도에 제2공항을 짓는다는 것은 맞지 않는 일"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다른 곳에서는 자연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노력을 하는데 제주는 그것을 파괴하고 개발하려 한다"며 "이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황 신부는 "제주는 생물권 보전지역이고 세계자연유산이다. 이런 장소에 공항을 짓는다는 것도 맞지 않는 일"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이 사업은 도민의 뜻도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신부는 "언론에서는 지역 주민들은 찬성하고 있다고 하는데, 수산리, 난산리, 신산리 이장과 주민들 모두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제2공항을 반대하고 있다"며 "도대체 누구를 지역 주민이라고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제주 제2공항은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황 신부는 지적했다. 그는 "지금 현재 잘 보존된 자연이 가장 경제적이다. 제주도가 먹고 사는 유일한 밥줄이 뭔가. 아름답게 보존된 자연환경 아닌가"라며 "사람들이 제주도에 오는 이유가 빌딩, 공항, 호텔인가. 아니다. 잘 보존된 환경을 보러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2공항 건설로 경제적 이익이 생긴다면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가는 것"이라며 "더이상 특정 소수 자본이 이득을 가져가는 경제가 되어선 안된다. 제주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리고 그 동네가 자신들에 맞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강원보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도 규탄 발언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제2공항 저지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해줄 것을 호소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날"이라며 "(윤 정부는) 절차와 절차적 정의를 무시하고 이미 끝난 일에 다시 불씨를 지피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지금 성산에는 일주일에 두번 군용 헬기가 지나다니고 있다. 또 땅값도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 업자들이 활개치고 있는데 모두 정권이 바뀔 때쯤부터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강 집행위원장은 "제2공항이 어떻게 제주 청년의 미래가 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제2공항 사업은 가장 낮은 임금으로 청년들을 관광산업의 노예로 만드는 사업"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몇몇 정치인들은 이를 두고 청년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강 집행위원장은 "우리가 7년 동안 싸우면서 현재 가장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똘똘 뭉쳐서 끝까지 투쟁한다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제2공항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어 결의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와 국토부는 제주도민이 결정한 제2공항 반대 의사를 존중하고 즉각 제2공항 백지화하라"라며 "제주도지사 후보들은 제2공항 도민결정을 존중해 제2공항 백지화를 공약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수많은 개발사업이 민주주의와 주민자치, 환경과의 공존을 배제한 형태로 추진됐다"며 "제주 제2공항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국토교통부의 3자 합의로 진행된 제2공항 찬반여론조사에서 제주도민은 제2공항 반대를 천명했다"며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제2공항의 백지화를 결정해야 할 정부와 국토부는 그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입지가 부적절하다며 환경부가 사업을 반려했음에도 제2공항 백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공정과 상식을 국정철학으로 내세우며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던 윤석열 정부는 도민의 민의와 환경부의 반려 결정에도 불구하고 제2공항 추진을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제2공항, 신항만 건설 등 제주도를 돌이킬 수 없는 파괴로 몰아가고 있다. 공정과 상식은 국민 모두를 위해 필요한 것이지 특정 기득권 집단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민은 더 이상 정부·여당이 도민의 삶을 외면하고 지속가능성을 훼손하려는 행보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우리 제주도민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제2공항 백지화를 달성하는 그날까지 당당히 싸워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와 국토부는 제주도민이 결정한 제2공항 반대 의사를 존중하고 즉각 제2공항 백지화하라"라며 "제주도지사 후보들은 제2공항 도민결정을 존중해 제2공항 백지화를 공약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