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 시대의 제주의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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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1) 제주섬은 화산폭발의 산물

농업생산에서 안정정인 농업활동을 위해서는 그 지방의 지역적 특성과 토양의 성질을 구체적으로 알아야 재배 농작물의 생물적 특성과 옳은 재배방법을 정확히 밝혀 과학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농업 이야기에 앞서서 제주 토양의 발생과정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화산활동으로 제주섬이 만들어진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주섬이 육지와 사뭇 다르게 보이는 것은 산의 형세이다. 다른 지방의 산은 큰 산맥을 중심으로 산이 형성되어 있지만 제주섬의 산의 형세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주변의 오름들로 구성되어져 있다. 주 화산인 한라산 주위에 기생 화산체들이 뿔뿔이 흩어져 발생되어진 것들이다. 제주도의 기본 지질은 수백만 년 전 활발하게 일어났던 화산활동의 영향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제주도는 주변 빙하의 결빙 상태에 따른 해수면의 변동으로 침식하여 퇴적층이 쌓이기 시작하였으며, 여기에 화산활동이 수백만 년 진행이 되며 천천히 오늘의 제주섬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지구의 형성은 45억 년 전에 이루어졌다는 것은 익숙한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인류의 조상이 최초로 지구상에 출현한 시기는 200만년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제주도에는 반복되는 빙하기, 잦은 화산활동 등으로 인류가 존재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제주도 지질 형성의 원인인 화산 활동은 최근까지 연구에 의하면 화산활동은 모두 4∼5단계에 걸쳐 110회 내외 용암분출이 확인되고 있다. 50만년∼30만 년 전 시기에 전 세계적으로 화산활동이 활발히 일어났는데 이 시기에 제주라는 섬이 조성되고 이후 활발한 화산활동을 거친 이후에 지금의 제주의 토양이 형성 되었다. 학자마다 제주의 화산활동에 대한 의견은 다소 다르겠지만 현재의 제주토양의 형성되는 과정을 4단계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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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산활동 이전, 160만년 전.(좌), 화산폭발 1단계 모습.

제1단계 화산 활동은 160만 년∼60만년 전 인데 120만 년∼90만 년 전에 서귀포층 밑의 현무암이 형성되었고 90만년전∼70만년전에는 제주도 남쪽 해안에 해당하는 서귀포와 안덕면을 중심으로 조면암질 용암이 분출하여 급경사의 화산지형이 형성되었다. 특히 1단계의 화산폭발은 제주 섬이 형성 되기 이전 수중상태에서 화산폭발이 일어났다. 용암이 물속에서 냉각되어 2,3,4단계의 토양과 비교했을 때 치밀한 구조의 토양이 형성되었다. 현재의 산방산, 당산봉, 각수바위, 범섬, 문섬, 월라봉, 제지기오름 등과 같은 암석 오름들은 모두 이 시기에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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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산폭발 1단계 이후 형성된 산방산(좌), 범섬(우).

제2단계 화산 활동기는 약 60만년∼40만 년 전으로 현 해수면과 거의 일치하는 평탄한 화산대 지상부에서 지역적으로 해양침식에 의한 퇴적암이 형성되었고, 이 과정에서 기생화산과 용암동굴, 해안부근의 용천수 등이 발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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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산폭발 2단계 모습(좌), 2단계 결과 현재의 해수면(우)
제3단계 화산 활동은 약 40만년∼2.5만 년 전으로 제주도의 중심부인 한라산을 형성하였으며 중산간 지역의 현무암류에서 한라산 조면암류를 형성하였다. 이 시기에 제주도의 서부와 남부지역의 평탄한 저지대에서는 일출봉과 대부분의 오름 등의 지역적인 분출 활동이 활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때에 비로소 한라산체가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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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산폭발 3단계 모습(좌), 화산폭발 4단계 모습(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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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단계에서 백록담 형성(좌), 동국여지승람 화산 기록(우)

제4단계 화산 활동은 2만 5천년∼역사시대로 오름과 같은 기생화산들이 대부분 만들어졌고, 백록담 분화구가 만들어 졌다. 지역적으로 분포하는 기생화산들의 형성시기는 5만∼2만 년 전 사이의 것이 대부분이며 최근 고려 목종 5년(1002)에는 비양도에서, 목종 10년(1007)에도 다른 오름에서 화산 폭발이 있었다는 기록이 문헌에 남아 있다.

마지막 빙하기에 제주도와 한반도 그리고 동중국해와 황해는 생물과 인간의 이동이 가능한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으며, 그 당시 해안선은 제주도 동쪽에 위치하여 일본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대한해협을 통해서 한반도와 일본이 이어져 우리나라의 육상 동물들이 일본으로 이주 전파되었으며, 이러한 빙하의 변화에 의한 해수면 변동으로 만들어진 환경은 수회에 걸쳐 주기적으로 반복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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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계별 제주도 형성과정.

빙하기가 끝나고 바다 수심이 지금의 수준의 무렵인 5∼6천 년 전 부터 제주도에 패총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미루어 해안선 가까이 얕은 바다에 널려져 있었을 조개들과 육상의 수렵 활동에 의한 짐승이 이들의 주 식량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때가 바로 제주의 선주민의 역사가 시작된 때일 것이다. 이렇게 제주의 토양은 화산폭발의 결과로 생성되었다. 이를 토대로 다음 차에는 화산폭발의 결과에 따른 지역별로 다르게 분포하는 제주도의 토양과 재배 작물에 대해 서술하도록 하겠다. 

※ 참고자료 : 서무송(2009), <지형도를 이용한 제주도 기생화산 연구 및 답사>; 강용희(2018), <제주토박이의 섬·바람·오름>; 세계자연유산본부, <한라산의 생성과정(동영상)>; 제주도 농업기술원 교육자료, <제주도 토양의 분포>;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코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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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돈 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농촌지도사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는 제주농업의 역사를 탐색적으로 고찰하면서 오늘의 제주농업 가치를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획 연재글은 △'선사시대의 제주의 농업'(10편) △'역사시대의 제주의 농업'(24편) △'제주농업의 발자취들'(24편) △' 제주농업의 푸른 미래'(9편) △'제주농업의 뿌리를 정리하고 나서' 편 순으로 이어질 예정입다.

제주대학교 농생명과학과 석사과정 수료했으며, 1995년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근무를 시작으로 해,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센터 등을 두루 거쳐 현재는 제주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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