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인 제주난민인권 범도민위원회 공동대표 기조 발제

우리나라 정부가 난민으로 인정 받을 여지가 충분한 분쟁국 출신 난민 신청자들에 대해 난민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마지 못해 일괄적으로 '인도적 체류자'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난민 인정 시 발생할 부담 때문에 인도적 체류 허용만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인 제주난민인권을 위한 범도민위원회 공동대표는 1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열린 '제주지역에서의 예멘난민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기조 발제를 통해 "현재까지 인도적 체류 지위를 받은 후 소송을 통해 난민 지위를 인정받게 된 사람이 17명에 달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와 제주난민인권을 위한 범도민위원회 공동주최하고 제주도의회 인권과 복지사회를 위한 정책포럼(대표 고현수 의원)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올해 제주에서 발생한 예멘인 난민 사태와 관련해 난민 혐오를 조장하는 가짜 뉴스 등에 대응해 예멘인 난민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지구시민사회로서의 난민인권에 대한 공론의 장으로 마련됐다.
김성인 공동대표는 "법무부는 시리아 등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분쟁으로 발생한 경우 마지 못해 난민 인정이 아닌 일괄적 인도적 체류 지위 부여로 일관하고 있다"며 "다름에 대한 불편함은 본능이며 난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합리적 근거 없는 혐오로 전개된 주장에 정부가 지나치게 수세적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인도적 체류' 지위는 난민법상 난민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출신국에서 고문 등의 비인도적 처우나 처벌 또는 그밖의 상황으로 인해 강제추방할 경우 생명, 신체에 위협을 받을 위험이 있어 인도적 차원에서 임시로 체류가 가능토록 부여하는 제도다.
난민 인정자에게는 기초생활, 의료, 교육 등 기본적으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처우가 보장되지만, 인도적 체류자는 취업을 제외한 처우 보장이 없는 실정이다.
법무부는 지난 10월 제주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458명 중 339명에 대해 '인도적 체류' 지위를 부여한 바 있다. 당시 난민 지위를 인정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김 공동대표는 "정부는 혐오 주장에 교육과 제도를 보완해 국가가 혐오에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를 단호하게 대처했어야 하나 난민이 잠재적 범죄자, 테러리스트라는 근거를 오히려 강화시키고 결과적으로 난민과 이슬람 혐오를 정당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제주에선 난민을 생활공간에서 직접 만나다 보니 인권의 당위성이 아니라 개인의 인성을 기반으로 난민 여부를 판단하는 잘못된 접근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경향과 정부의 정무적 판단이 난민심사에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김 공동대표는 또 "인도적 체류 지위는 난민 지위에 대해 보충적인 보호를 제공하고자 하는 제도"라며, "인도적 체류의 지위에 있는 외국인에 대해 본국으로 송환할 수 없는 사정이 인정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난민인정자에 준하는 삶의 기반이 마련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도의 예멘 난민사례를 계기로 난민의 처우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의 중요성이 제기됐다"며 "난민의 실제적 생활단위인 지방정부 차워에서 난민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난민 지원 시스템엔 아동의 출산과 건강, 긴급의료비, 장애, 교육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공동대표의 발표에 이어 고명희 제주난민인권 범도민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의 발표와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고은지 난민인권센터 활동가, 강영우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관리과장, 고은실 제주도의회 의원이 패널로 참여하는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