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포구→가파도, 해류 거슬러 100km 이동 '의문'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포구에서 가족캠핑을 하다 실종된 30대 여성 관광객이 지난 1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 인근 바다에서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2일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실종자 최모씨(38. 경기도 안산)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1일 오전 10시50분쯤.
가파도를 경유하며 모슬포와 마라도 노선을 운항하는 여객선이 서귀포시 가파도 서쪽 1.6km 지점 해상에서 최씨의 시신을 발견, 해경에 신고했다.
경찰은 시신의 얼굴 부위 등이 부패된 상태였으나 실종당시 입고 있었던 옷과 목걸이가 그대로였고, 독특한 문신이 있는 신체 특징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사망자가 최씨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육안상으로는 특이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타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즉, 바다에 실족해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둘러싼 의문은 증폭됐다.
무엇보다 시신이 발견된 지점이 최씨가 실종됐던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와는 제주섬 정반대 지점이기 때문이다.
세화포구와 가파도 발견지점의 해상 거리로는 무려 100km가 넘는다. 제주섬을 반 바퀴 가량을 표류하며 이동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화포구를 기점으로 가파도 해상까지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제주도는 남서에서 북동으로 대한해협을 향해 해류가 흐르게 돼 있어 서 세화포구에서 가파도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설명이다. 최씨가 세화포구에서 실족한 것이 맞다면, 해류를 거슬러 100km 이상 되는 바닷길을 표류하며 이동했다는 것이다.
제12호 태풍 '종다리'에서 약화된 열대저압부 영향으로 한 차례 높은 파도가 일었던 상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실제 해상에서 이러한 '역이동'이 가능한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때문에 2일 실시되는 경찰의 부검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바다에 실족하면서 익사한 것인지, 아니면 범죄에 의해 살해된 후 바다에 유기된 것인지 여부를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한편 최씨는 지난 25일 밤 가족과 캠핑중이던 세화포구에서 술을 마신 후 홀로 나갔다가 실종됐다.
경찰이 세화항 인근 편의점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최씨가 실종 당일 밤 11시5분쯤 세화항 방파제 인근 편의점에서 주류를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11시13분에 최씨가 언니와 형부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오후 11시38분 다시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 시간은 이 통화연결 시도가 끝난 이후로 추정된다.
이튿날인 26일 새벽 3시쯤에는 방파제 인근 포구 위에 최씨의 휴대전화와 카드가 놓인 것을 한 어업인이 발견했고, 이어 해경 수색결과 이곳으로부터 50m 가량 떨어진 해상에서는 최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분홍색 슬리퍼가 발견됐다.
그리고 일주일만인 지난 1일, 최씨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발견됐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