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현장 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공직사회 애도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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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현장 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공직사회 애도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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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펌프장 질식사고 부경욱 주무관 끝내 숨져
제주도, '제주특별자치도청葬으로 장례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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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故 부경욱 주무관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헤드라인제주
[종합] 지난 22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소재 하수중계펌프장에서 발생한 질식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에 나섰다가 자신도 유해가스에 질식해 쓰러졌던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 소속 부경욱 주무관(기계 7급)이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자, 제주사회 애도물결이 일고 있다.

가스질식에 따른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치료를 받아온 부 주무관은 24일 오후 3시12분께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6세.

제주특별자치도는 24일 오후 긴급 도정조정위원회를 개최해 부 주무관의 영결식을 제주특별자치도청장으로 엄수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우선 도청 내에 분향소를 설치해 26일부터 시민들의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또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

28일 영결식 당일에는 제주도기(旗)로 행정시, 읍면동을 포함한 도청산하 전 기관에 조기를 게양할 계획이다.

또 재발방지를 위해 향후 상하수도본부를 포함한 현장 근무환경 개선을 담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밀폐 공간 등 현장공사 시공의 종합 안전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제주도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공직 및 지역 사회 내 안전의식 고취와 더불어 관습적인 안전 불감증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며, 도민들도 함께 애도 분위기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고인은 지난 22일 오후 3시14분께 남원 하수펌프장에서 맨홀 내 배관 교체작업 당시, 유독가스에 질식해 위험에 처한 공사업체 직원 김모씨(34)를 구하러 동료직원인 허모 주무관(27)과 함께 펌프장 내부로 뛰어들어 인력을 구조한 후 자신도 가스에 질식해 중태에 빠졌다.

당시 심각한 유독가스로 인해 구조에 나선 부 주무관과 허 주무관도 잇따라 쓰러지자, 때마침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다른 공사업체 직원 이모씨(62) 등 3명이 유독가스에 중독된 이들을 구하러 내려가 김씨와 허 주무관을 차례로 구조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가스에 중독되면서 부 주무관까지는 구조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고인은 마지막까지 공사업체 직원과 동료 공무원이 모두 밸브실 안을 빠져 나갈 때까지 발밑을 받쳐주며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현장 감독 공무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 주무관은 사고 발생 약 5분 후인 오후 3시20분께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으나 이미 매우 위중한 상태였다.

결국 부 주무관은 사흘간의 투병 끝에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24일 오후 3시 13분께 숨을 거뒀다.

부 주무관이 구조에 나설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했던 것은 맨홀 내에 쓰러진 직원을 단 1초라도 빨리 구해야 한다는 매우 다급한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뛰어들어갔기 때문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다급한 상황에서 급하게 뛰어들어가다 보니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공무원으로서 책임감이랄까 급하니까..."라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헌신한 7급 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 소식이 전해지자, 공직사회는 물론 사회관계망(SNS) 등에서도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SNS 게재글을 통해 "생명을 구하고, 현장을 지키고자 한 듬직한 공직자의 부재가 너무나 애통하고 안타깝다"면서 "참 공직자의 자세를 보여주신 고인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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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청 제1별관 2층에 마련된 故 부경욱 주무관 분향소. ⓒ헤드라인제주
고인은 지난 1994년 7월 기능 10급 지방기계원으로 공직에 입문해 제주시 상수도관리사업소와 상하수도본부 상수도관리부, 해양수산연구원, 상하수도본부 하수도부를 거치며 정수장 펌프 및 기계설비 유지보수, 중앙 감시실 운영 업무를 맡아왔다.

2014년에는 상하수도본부를 떠나 해양수산연구원에서 근무를 했으나, 처리장 관련 업무가 천직이라며 기피 부서인 하수처리장 근무를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들에게도 남을 먼저 배려하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솔선수범 공무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장을 중시하는 베테랑 공무원으로 알려진 부 주무관의 안타까운 죽음에 동료들은 "현장을 지키는 데 늘 먼저 앞장섰던 동료였다"면서 애석해 했다.

공직생활 중에도 소규모정수장운영과정과 중국어 교육, 수도전기설비과정 등 직무전문 교육에도 열심이었던 그는 지난 2010년에는 광역상수도 연계사업 추진 및 급수 취약지역 해소대책에 대한 방안을 강구하고 상수도 구축물 유지보수 업무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안정적인 물 공급에 기여한 노고를 인정받아 제주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 직장 내 축구동호회 활동을 하며 전국시도공무원 친선체육대회도 참가해 동료들과 팀워크를 다지기도 했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을 두고 있다.

빈소는 부민장례식장 2층 제2분향실에 마련됐으며 조문은 26일부터 가능하다. 입관은 25일 오후 5시, 발인은 오는 28일 오전 8시 30분으로 예정돼 있다. 장지는 양지공원이다.

시민 분향소는 도청 별관 2층 축산과 사무실 옆에 설치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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