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의혹검증과 원점 재검토, 인권위가 나서달라"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입지선정의 일방적 결정과 '부실 용역'으로 인해 주민들의 인권이 침해를 당했다면서 인권위 차원에서 문제해결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제주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대책위는 진정서에서 2015년 11월10일 국토교통부오 제주도가 발표한 제2공항 건설계획과 관련한 부당성을 집중 강조했다.
대책위는 "제주도정이 국토부에 공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도민 의견을 왜곡했고,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미리 용역의 방향을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진행된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방식이었다"고 호소했다.
또 "제주 제2공항은 24시간 공항운영을 위해 주민피해를 최소화 하고 주민들의 삶의 가치를 최우선 고려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마을들을 관통하는 내륙지구에 입지를 선정했다"면서 크게 9가지 차원의 문제를 제기했다.
대책위는 우선 사전에 주민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깜짝 발표된 제2공항 입지선정으로 인해 예정지에 포함된 마을들이 심각한 공황상태에 빠져있음을 강조했다.
대책위는 "최근 몇 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관광객을 과연 제주의 자연과 사회가 감당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도 점점 커지고 있고, 더구나 제2공항 사업부지에 편입된 마을과 인근 마을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고 호소했다.
또 "설촌 800여년의 온평리는 마을 자체가 사라지게 생겼고 신산리, 난산리, 수산1리 또한 사정은 다르지 않다"고 토로했다.
제2공항에 공군기지 건설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문제도 제기했다.
대책위는 "제2공항이 들어서면 공군기지도 함께 들어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공군은 2021년 제주도에 공군부대 창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제주 제2공항을 유력한 공군기지 후보지로 살고 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국방부와 국도교통부는 이미 민군겸용 제주 신공항 건설을 합의한 바 있다"면서 "결국 제주 제2공항에 공군기지는 없을 거라는 원희룡 도지사의 말은 이미 신뢰를 잃었고, 제2공항을 백지화해야 공군 기지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납득할 수 없는 입지 선정과 그 결정과정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지난 25년 동안 공항 확충 논의에서 거론된 바 없고 불과 3년 전인 2012년 '제주공항 개발 구상 연구'에서도 검토되지 않았던 성산 내륙지역이 2015년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서 갑자기 선정된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용역보고서를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3개 지역에 대한 평가기준과 평가결과가 심하게 왜곡돼 있었다"면서 "또한 사실관계가 잘못 인용됐거나, 과학적이고 실제적인 근거자료가 아닌 데이터를 인용하거나 오인한 부분들이 많은 부실 용역이었다"고 비판했다.
절차적 민주성을 훼손한 문제도 제기했다.
대책위는 "아무리 중요한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피해를 보는 주민들에게 그 사업과 부지 선정의 불가피성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은 민주사회에서 필수이고, 이에 대해 주민들의 의문과 이의가 있을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지역주민들의 의문과 이의 제기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이를 이기주의로 매도하면서 일방적으로 강행해 나가는 처사에 우리 주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입지선정과 절차적 정의의 문제 외에도 주민들이 반대운동과정에서 절실하게 깨닫게 된 또 하나의 문제는 제2공항 건설의 타당성 여부"라며 "제주도의 환경․생태계 용량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양적팽창 중심의 타당성 분석으로 제2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제주는 폭발적인 관광객 증가와 인구 급증으로 교통체증 심화, 생활쓰레기의 폭발적 증가, 하수처리 용량 초과, 지하수 고갈, 부동산 가격 폭등, 범죄의 급증 등 각종 사회문제들이 뒤를 잇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2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가정한 제2공항이 건설될 경우 제주도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대책위는 "환경․생태계 임계치를 넘었을 때 제주관광의 토대인 자연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경제와 도민들의 삶까지 함께 무너진다"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지금과 같은 관광객 양적 팽창 중심의 발전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일반 도민들 속에서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데, 제2공항을 건설하면 제주도의 미래에 대한 선택의 여지마저 닫아버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책위는 "숱한 의문점을 안고 있는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더불어 제2공항 자체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강력하게 건의드린다"면서 "조속하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달라"고 호소했다.<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