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숨골'을 막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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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숨골'을 막지마라
  • 지병오 독자권익위원장 zivago@kbs.co.kr
  • 승인 2010.11.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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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오의 미디어칼럼] 태풍 '나리'가 주는 교훈 ①
▲ 지병오 상임논설위원 / 독자권익위원장

곶자왈, 오름, 숨골, 빌레, 올레, 잠녀, 잦성, 산담, 밭담... 제주에서만 통하는 단어들이다.

이것이 바로 제주의 자원이다. 제주만이 가진 대한민국에서 특별한 것, 제주만의 독점적 가치들이다. 제주를 사랑하는 귀여운 단어들이다.

한라산을 어디에서나 바라볼수 있는 기쁨, 태평양으로 맞닿아있는 바다가 늘 곁에서 잔잔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출렁인다.

도심에서도 농촌풍경을 느낄수 있다. 국제자유도시를 꿈구는 세계의 도시다. 유엔이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는 서울보다 2.5배나 큰 섬이다. 홍콩이나 싱가폴보다는 몇배 더 크다. 4계절 녹색의 땅이다.

2007년 9월15일 제주도에서 기상관측이 실시된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신기록과 함께 한번도 경험하거나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물폭탄'이 퍼부어지면서 아름다운 섬 제주가 물난리를 겪어야 했다.

제주사람들은 늘 아무리 많은 비가 내려도 한라산 넓은 자락에 생긴 아흔아홉골 골짜기와 계곡에서 다 받아내서 태평양 바다로 흘려보낸다는 믿음으로 수해와는 상관없는 하늘이 내린땅 이라했다.

그러나 이미 인간이 저질러놓은 환경파괴는 불과100년동안에 수억만년의 지구의 수명을 단축시킬 위기에 다가가 가고 있는것이다.

지구환경을 연구하는 세계적 석학들이나 과학자들의 경고를 무시한 채 과도한 환경파괴가 세계도처에서 무자비하게 자행되면서 억만년의 신비를 간직한 빙하들이 녹아내리고 엄청난 땅이 풀 한포기 살수없는 사막화가 진행되고  바다같은 호수들이 메말라가면서 지구는 머지않아 사람이 살수없는 날이 올수있다는 경고들이다.

기상이변이나 지구온난화나 빙하로 인한 수면상승같은 이야기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현실이 될수있다는 징조들이 벌써 이곳 제주도에서도 시작된 것 아닌가?

제주에서만 재배된다는 감귤이 남해안지역 고흥 남해 진주에서도 재배된다거나 제주바다에서만 잡힌다는 자리돔이 동해 강능 앞바다에서 잡힌다거나 한라산구상나무가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라는 생태학자들의 연구조사는 무엇인가?

거대한 지구환경의 변화를 우리제주만으로 거역할 순 없지만 최소한의 피해를 위한 자구  노력으로 제주환경을 지키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노력은 해야 할것 아닌가?

제주도에 처음 닥친 물난리를 계기로 이젠 차분하게 면밀한 조사와 검토를 통해서 제주도에서 할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이번 기회에 마련해야 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더 이상의 자연현상을 거스르는 일을 하지 않는다. 도심을 흐르는 자연물줄기를  인공적으로 방해하지말자.

어설픈 도시화를 지향하면서 복개공사나 직선화 공사를 하고 있다. 도심의 자연하천을 복원해야 한다. 제주시의 중심을 흐르는 4개의 커다란 도심하천들 비록 건천이지만 도심하천을 중심으로 좌우에 녹지공간을 형성하고 다리는 조금 더 높게 복개부분은 철거해야 한다.

한라산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바람과 물줄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내야한다. 특히 하천좌우에 형성된 주거지역을 녹지공간으로 대체하고 바닷물을 끌어 올려서라도 물이 흐르는 하천을 만들면 어떨까?

이미 드러난 도심의 일부 상습 수해지구에 대해서는 땜질처방을 할것이 아니라 도심 재개발을 통해서 더 이상 침수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고밀도 고층화를 추진한다면 물에 젖는 침수피해는 특히 이번 물난리에서 입증된 구도심의 저지대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재개발로 극복해야 한다.

제주도의 생명수를 함양하는 곶자왈이나 숨골지역을 더 이상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콘크리트로 막아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서울의2.5배 홍콩의6배 싱가폴의3배 크기인 제주도의 땅이다 인구는 10/1-20/1에 불과한 제주땅이다 현재의 해발600m까지의 개발제한을 강화하고 한라산의 넓은 자락의  엄청난 땅에서 콘크리트나 아스팔트같은 한라산을 옥죄는 콘크리트 개발은 중지 해야하고 친환경 순환논리로 대체 해야한다.

오름과 곶자왈과 광활한목장과 농지를 제주의 자연자원으로 고맙게 생각하자. 주거지역을 도심중심으로 고밀도화 하고 도심에 나무와 물과 생명이 숨쉬는 녹색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자연유산이된 제주땅 어디도 더 이상의 개발로 파괴하지 말자.
 
이미 도심이된 지역을 압축 밀도화하는 도시계획이 다시 만들어져야한다. 더 이상의 낭비적 도로개설이나 해안선을 파괴하는 외곽으로 펼쳐지는 도시화정책을 도심 공동화를 막고 주민생활편의 차원의 재개발은 고밀도화 녹색공원화를 통한 건축행정으로 제주땅을 보호하고 아끼고 녹색으로 보전해야 한다.

한라산을 경계로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제주시와 비교되는 저밀도 자연순환적 도시로 개발이 덜된 서귀포시는 이번 물난리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점을 간과 하지말자. 비록 강우량에서 차이는 있었지만 서귀포시의 주거환경과 개발이 비교적 자연환경적인 도시개발로 물길이 자연스럽게 바다로 흘러가는 친환경적인 치수로 많은 교훈을 확인해 볼수 있을 것 이다.

자연스런 도시개발은 이번 물난리에서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교훈이 될 것 같다.

<지병오 헤드라인제주 상임논설위원 /독자권익위원장>

* 이 글의 1차적 저작권은 지병오 상임논설위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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