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요일제' 원성, 귀 막은 도정...실컷 외쳐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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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요일제' 원성, 귀 막은 도정...실컷 외쳐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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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소리] 말로는 '소통'...시민의견에는 '짜증' 답변
시민들 의견마다 '복사해 붙이기' 답글..."혹시 난독증?"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시행에 따른 시민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각계각층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제주도정이 정작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에 '짜증' 답변으로 일관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 '제주도에 바란다'에는 도민들이 작성하는 '쓰레기 요일제' 관련 의견글마다 제주도 담당부서가 일명 '컨트롤 씨(Ctrl-C)와 컨트롤 브이(Ctrl-V)'의 복사해 붙이기식 답변글을 잇따라 달고 있는 것에 성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시민들이 요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답변글은 한결같이 정책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판박이 내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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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정이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에 대한 답변글. 이 내용은 쓰레기 관련 민원 글 대부분에 판박이식으로 붙여졌다.ⓒ헤드라인제주
급기야 한 시민은 제주도정의 '난독증'으로 규정하며 크게 힐책했다. 그는 "난독증이 있으신지 쓰레기 관련 모든 게시물에 글 내용과 관련 없는 내용만 붙여넣기 식으로 답변하네요"라며 답변글 '복사 붙이기'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요구했다.

실제 2월들어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관련 의견글에 대한 해당부서의 답변글은 지적하거나 제안한 내용과는 거리가 있는 '판박이' 내용이었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는 제주출신의 현모씨는 지난 설 때 고향에 와서 느낀 점을 정리해 올렸다.

추운 겨울에 연로하신 부모가 배출시간과 요일제를 맞추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 80대 노인들만 사는 가정에 한해서라도 융통성 있게 조정해줄 것을 제안한 내용이었다. 시간 조정 또는 자녀들이 부모 집을 방문할 때 바로바로 배출할 수 있도록 조정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그러나 답변글에는 호소한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없이, "평소 도정발전 및 쓰레기 분리배출에 적극 협조하여 주신데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로 시작하는 '요일제 안내글'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놨다.

요일별 배출제를 시행하면서도 정작 클린하우스에 가보면 한개의 재활용 용기가 한개 밖에 없다면서, 분리배출의 보다 효과적인 방안을 제안한 시민의 글에도 해당 내용에 맞는 답변은 없었다. 이 게시글에도 동일한 판박이 답변글이 붙여졌다.

"제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 밖으로만 성과가 있다고 우기지 마시고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에도 역시 답변은 마찬가지였다.

'생활쓰레기요일별배출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라는 제목의 한 시민 게시글에서는 "월요일과 화요일은 프라스틱류+종이, 수.목요일은 캔,고철류 스티로플, 비닐류, 금.토요일은 불에 안타는 쓰레기, 종량제와 음식물 쓰레기는 매일, 이런식으로라도 쓰레기장에 가는 횟수를 줄여 주면 어떨가요?"라는 구체적 조정의견을 제시했으나, 되돌아온 답변은 동일했다.

어떤 의견이 올라오든 해당 내용을 읽어보고 진지하게 답변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짜증' 일색이었다.

시민 조모씨는 '제주도청의 쓰레기 민원 답변 관련' 게시글을 통해 "1월초에 쓰레기 관련하여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에 민원을 작성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한달 가까이 답변이 없자, 생활환경과에 직접 유선통화하였는데, 다음날 게시글에 즉각적으로 답변이 달렸다. 하지만 지난 한달동안 올라온 쓰레기 관련 글에 대한 답변은 모두 동일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답변글을 올린 담당부서를 지칭하며, "도민들이 작성하는 글은 Ctrl+c, v 하여 글을 올리는 것이 아니며, 저희가 붙여넣기 할 줄 몰라 안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제발 도민이 제주도에 요청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답변글 문제를 지적한 게시글의 답변도 역시,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판박이 답변글이 또다시 올라와 의아스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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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정이 '복사해 붙이기식' 답변글을 잇따라 단 것에 대해 꾸짖고 있는 한 시민 게시글.ⓒ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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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정의 '쓰레기 민원' 답변글 문제를 질타하는 한 시민의 게시글.ⓒ헤드라인제주
한편 이러한 '복사해 붙여넣기'식 제주도정의 답변글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각계각층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쓰레기 요일제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시민들과 소통하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제주도정의 방침이 무척이나 공허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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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 2017-02-22 16:38:30 | 223.***.***.51
제주도 공무원 문제가 많아도 너무 많아요..
다른 부서도 상황은 거의 비슷한거 같은데요.
도공무원이 문제냐? 도지사가 문제냐?
도지사가 문제다에 한표.

ㅅㅂㄴ 2017-02-20 14:12:01 | 1.***.***.56
제주도든, 제주시든 이제 행정은 제주도민의 행정이 아닙니다.
이제는 우리끼리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 거 같습니다.
저는 부피가 큰 종이류는 주말에 촌에가서 태워버리고 있으며
그 이외는 비록 돈이 들지만 종량제봉투에 모두넣어 버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쓰레기 지키는 분과 싸우지도 않고 좋습디다.
물론 재활용쓰레기는 없겠죠? 그게 행정이 원하는 거니까요.

rom1637 2017-02-17 22:11:44 | 39.***.***.22
오늘도 플라스틱 분리수거 봉투를 버리다가 자가용 잠복 근무중인 아주머니께 검사와 "똑바로 해와야지"젊은 사람이 뮈냐며 화를 내셨다.
명절과 밀린 제활용에 작은 나무상자 하나는 우리 차에 휙 던지신다, 펫트병에 물이든 것을 바닥에 던지고 ..참 너무하신다고 했더니 화를 무지내시네요. 그 많은 플 라스틱 분리하느라 엄청 힘들었는데~~ 이분들을 이래 만든분들을 만나고싶네요.

우격다짐 2017-02-17 18:21:13 | 39.***.***.218
밖으로는 성과있다고 우겨대는 제주시, 불편해도 감수하면 선진국 시민, 제주도민은 그저 들러리로만 인식하는 관의 오만함...실로 백성을 어여삐 여기지못하는 소위 윗분들이 최순실만큼이나 화나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