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쓰레기 배출 '요일제' 시행...시민들 "너무 헷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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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쓰레기 배출 '요일제' 시행...시민들 "너무 헷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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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일별 분류, 배출시간 제약...변경사항 '난해' 과제
시민 불만.항변 폭주..."쓰레기, 집안에 쌓아두라?"

관광객 및 인구 증가에 따라 제주의 최대 골칫거리로 등장한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생활쓰레기 배출 요일제'가 12월부터 시행된다.

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폐기물관리조례가 공포됨에 따라 새롭게 마련된 이번 쓰레기 정책의 목표는 '발생량 줄이기'.

넘쳐나는 클린하우스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무분별한 배출에 있다고 보고, 이를 억제시키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마련된 정책이 '재활용품 배출 요일제'와 클린하우스 배출시간 조정이다.

제주시는 12월1일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 내년 6월30일까지 시범적으로 시행한 후, 이후 요일제나 배출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관련 조례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한다는 계획이다.

서귀포시는 12월 한달간 홍보기간을 거친 후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 배출시간, 요일별 배출제 내용과 과제는?

이에따라 제주시 지역에서는 1일부터 클린하우스 쓰레기 배출시간이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로 제한된다. 그동안 24시간 아무때나 배출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정해진 외의 시간에 배출하면 단속을 받게 된다.

생활쓰레기 배출 방법도 까다로워진다.

불에 타는 쓰레기(종량제봉투)와 음식물 쓰레기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배출이 가능하지만, 재활용품과 불에 안타는 쓰레기(불연성 전용 수거 포대기)는 해당 요일에 한해 배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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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일별 배출 가능한 쓰레기를 보면, △월요일 플라스틱류(페트병 등) △화요일 종이류(박스, 신문, 책, 우유팩 등) △수요일 캔, 고철류 △목요일 스티로폼, 비닐류(라면.과자봉지, 비닐 등) △금요일 플라스틱류(페트병 등) △토요일 불에 안타는 쓰레기(깨진 유리, 연탄재, 자기류 등) 및 병류 △일요일 스티로폼 등이다.

플라스틱류만 주 2회 배출이 가능하고, 나머지 유형의 생활쓰레기는 주 1회 해당 요일에 배출해야 한다.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겠다는 이번 정책의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관건은 요일제가 무난하게 안착할 수 있을지 여부다.

특히 요일별 배출해야 하는 재활용품 유형에 대해, 지난 10월 처음 계획이 마련돼 홍보가 이어지다가 불과 며칠 전인 지난 21일에야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요일별배출제'에 따른 통일 기준안이 제시돼 내용이 또다시 변경됐다.

기존에 인터넷 홍보 및 공무원들의 언론기고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홍보해 오던 요일별 배출 가능 쓰레기 유형의 내용과도 맞지 않은데다, 최종 확정된 계획에 대한 시민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행 초기 혼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요일별 배출제 재활용품 유형을 인지하기도 힘들고, 각 가정에 기존에 2~3개 유형으로 분류해 모아두던 생활쓰레기를 앞으로는 최소 5개 이상으로 사전 분류해 보관해둬야 하는 문제가 있다.

◆ 쏟아지는 불만.항변..."동네 어르신께 여쭤봐라. 이해가 되시는지"

이러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시 인터넷 게시판에는 시민들의 불만과 항변이 쏟아지고 있다.

오모씨는 "쓰레기배출에 고생이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으나, 문제점도 상당한 듯 하다"면서 "이번 시행취지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인데, 요일별 배출을 한다고 해서 정말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요일별 배출을 하라고 하면 아마 각 집에서는 베란다에 쓰레기가 쌓일 것"이라며 "하물며 베란다가 없는 집은 현관에 쌓을 것이고, 집에 쓰레기를 쌓아놓기 불편한 시민은 요일별 배출을 어기면서 다시 배출하고 그러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하는 문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요일별 배출제에 대해 동네 어르신께 여쭤봐라. 도대체 요일별로 버리는 쓰레기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는지.."라며 이 정책 자체가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따라오기 힘들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고양이 방만한 베란다에 쓰레기를 모아둘 생각을 하니 걱정"이라며 "시민을 볼모로 테스트 하지 마시고 더 좋은 방법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모씨는 "현재의 쓰레기 배출 방법과 관련해 문제가 많다고 하는데는 주민 한 사람으로서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요일제 배출규정은 일반 시민이 제대로 지키기 어려운 탁상행정이 낳은 규정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직장에 다니고 있고, 교대근무라 야근도 자주한다"며 "배출시간을 6시 이후로 하는 것은 배출을 하지 말라는 말이기에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토로하며 최소 오후에는 배출이 가능하도록 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종류별 배출 요일를 최소한 이틀에 한번은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저 같은 근무 여건에서는 도저히 규정에 맞춰 배출하기 어렵다. 평범한 시민들이 규정을 위반하지 않도록 규정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다른 강모씨는 "먹고 살기 힘든 저 같은 사람에게 쓰레기 요일별, 시간별 배출은 너무 힘들다"면서 "어떤 때 새벽 5시30분에 일을 나가서 밤 10시 이후에 들어오는데 집안에 쓰레기만 쌓아두라는 건지.."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쓰레기 발생량이 많아진 이유가 관광객 증가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는 만큼, 관광객들에게도 '입도세'와 같은 방법으로 일정량의 비용을 물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모씨는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퇴근하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의 경우 '배출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번 쓰레기 배출방법 변경사항은 도민의 생활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결정"이라며 "공무원은 정규 퇴근시간이 18시이기 때문에 업무를 정리하면서 직장 쓰레기를 배출하고 가정으로 돌아가서 자정 이전까지 가정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지만, 그렇게 못하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도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모씨도 생활쓰레기 배출시간 조정을 거듭 건의했다.

그는 "제주도 쓰레기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으며 발 벗고 동참할 의자가 있으나, 저는 오후에 근무하는 직장인으로 오후 3시에 출근해서 밤 11시에 퇴근하면 11시30분쯤 집에 가게 된다"며 "이 계획은 낮에 근무하는 분들, 공무원 위주로 시간을 계획하신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씨는 "행정의 편의를 위해서 도민들의 불편함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면서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로 돼 있는 배출시간을 다음날 아침까지로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다른 김모씨도 오후 6시 이후로 돼 있는 배출시간에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사업장에서 일주일치 종이박스를 모으면 가게가 꽉 차서 장사도 힘든데, 일주일에 종이류를 배출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밖에 없다"면서 사업장을 배려한 정책 조정을 제안했다.

◆ 공직자 심야 홍보활동 전개..."시범운영 통해 불합리한 점 개선"

이처럼 쏟아지는 시민들의 불만 속에, 제주시는 요일제 시행 초기 혼선을 막기 위해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제주시 전 공무원 1400명이 클린하우스에 배치돼 시민들에게 쓰레기 배출방법 변경사항에 대한 심야 홍보활동을 전개한다.

공무원 1명과 시민 1명을 1개조로 편성해 오후 5시부터 9시,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진행된다.

박원하 제주시 청정환경국장은 "요일별 배출제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시범기간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현재 주민들이 가장 큰 불만이 배출시간 제한 때문으로 생각되는데, 시범운영을 통해 불합리한 점은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또 "환경정책이란게 모두 편할수 없고, 어느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고려했으면 한다"면서 "요일별 배출품목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광고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각 가정에 요일별 배출제 내용을 담은 자석홍보물을 배부하는 등 지속적으로 홍보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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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2016-12-06 02:06:52 | 123.***.***.43
매일 다른것만 배출하는건 아닌것 같아요.
재활용품은 일주일에 3일만 버리라고하던지요
아님 크린하우스 없애고 각각 집앞에 배출요일에
분리 배출되면 수거 시간 정해 수거해가세요

짜증 2016-12-04 19:46:22 | 125.***.***.248
아니 쓰레기를 매일매일 버리라는 겁니까
그것도 배출하는 시간도 정해져 있어서 그날 하루 못 버리면 다음 주까지 기다려야한다는 소린데
도대체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낸겁니까
쓰레기 문제로 골치아픈건 압니다만 이런 방식으로 해결될거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싶네요 오히려 불법 투기 쓰레기가 늘것 같은데요

화난시민 2016-12-03 23:14:31 | 39.***.***.16
정말 공감합니다...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는 좋지만 현재 판매되고있는상품들이 쓰레기를 만들고있는데 어떻게 줄이란건지...쓰레기버리는시간은 어떤 기준으로 생긴건가요? 출퇴근이 일정치않은 사람은 언제 쓰레기를 버리라는거죠? 아기들이 어린 엄마들은 아기들자는시간에 쓰레기를버려야하는건가요?

탁상행정반대 2016-12-03 20:32:15 | 112.***.***.94
오후5시에 나와서 자정을 넘기고 집에 들어가야하는 자영업자입니다.가게 끝나고 정리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려고 해도 (다소 적은 양이라 식당용 사용 안함)아무리 적은양이라 해도 처분을 못하고 남기고 가야하는 불편이 있고요 집에 와서 정리하고 쓰레기를 버리려 해도 시간이 맞지 않아요.취지에는 동감하나 실효성이 있는지 제발 따져 보세요.누구를 위한 행정인지~연필만 굴리지 말고 나와서 의견을 들어보시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