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민군복합항 준공식 '긴장'..."끝나지 않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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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민군복합항 준공식 '긴장'..."끝나지 않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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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준공식' vs 주민들 '평화마을' 선포식...충돌 우려
강정마을회, 23일부터 촛불문화제 진행...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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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준공식을 갖는 제주해군기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헤드라인제주
[종합]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공동체를 붕괴시키며 격한 갈등과 충돌을 불러왔던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가 입지선정 9년만에 완공돼 오는 26일 준공식이 개최되는 가운데, 강정마을에서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해군은 이날 오후 2시 사업현지에서 국무총리가 주관하는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준공식을 정부행사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준공식은 개식사, 국민의례, 공사 경과보고, 국무총리 축사, 폐식사 순으로 진행되며, 이에 앞서 식전행사로 육군 모둠북 공연, 해군ㆍ해병대 군악대 및 의장대 공연, 제주민군복합항 소개 영상 상영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준공식에 맞춰 강정마을회는 이날 오후 1시 강정마을 충혼비역에서 '강정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식 행사를 개최한다. 강정마을을 군사기지가 아닌 '생명평화문화마을'로 조성하는 것을 선포하는 행사다.

같은 날 한쪽에서는 민군복합항 완공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9년째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생명평화문화마을' 행사가 개최되면서 자칫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군은 정부행사로 개최되는 것인만큼 예정대로 준공식을 개최하기로 하고, 현재 대부분의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강정마을회는 자체행사에 앞서 2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24일과 25일 저녁에도 강정마을 평화센터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결의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강정마을회는 23일 입장을 내고, "해군기지 준공식에 맞춰 다시 돌아올 구럼비와 중덕바다를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말하려 한다"며 "구럼비 바위가 해군기지 콘크리트 밑에 묻혀있는 지금조차도, 상실의 슬픔보다 다시 돌아 올 것이라는 믿음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정마을회는 "평화는 결코 힘으로만 구축되는 것이 아니다"며 "제주도민들과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에게 해군기지 준공과 무관하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평화의 길을 호소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정마을이 다시 평화로워지고 대한민국이 인권이 활짝 피어나는 나라가 되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강정마을회는 또 "부디 하늘이 내려준 제주도의 보석 구럼비 바위와 중덕바다가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 생명을 잉태할 수 있도록, 그리고 강정마을이 다시 옛 모습 그대로 평화로워 지도록 , 대한민국이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인권이 활짝 피어나는 나라가 되도록,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강정국제평화영화제(조직위원장 홍성우, 집행위원장 양윤모) 개최를 위한 시민모임은 오는 4월23일부터 26일까지 3박4일간 강정마을에서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를 개최하기로 하고 이의 본격 준비에 돌입했다.

▲ 사진은 17일 열린 강정국제평화영화제 개최를 위한 시민모임 기자회견. ⓒ헤드라인제주
2007년 6월 해군이 강정해안을 건설부지로 결정한 후 9년만에 민군복합항이 완공됐지만, 강정마을 갈등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예산 1조765억원을 투입해 강정해안에 함정 20여척과 15만톤급 크루즈선박 2척이 동시에 계류할 수 있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건설하는 내용으로 추진됐다.

2007년 절차적 정당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정마을이 입지로 선정됐고, 2008년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민과 군이 함게 사용하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계획이 결정된 후, 2010년 1월 항만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최초 입지선정 과정에서부터 많은 논란을 초래했고 격렬한 주민저항에 부딪히면서 마을 공동체가 파괴되는 등 큰 상처를 남겼다.

특히 제주도의회의 절대보전지역 해제 동의안의 '날치기 처리', 강정 중덕해안가 농성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 구럼비 발파공사 강행을 위한 공권력 투입 등이 이어지면서 주민 6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고, 이중 500여명이 사법처리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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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준공식을 갖는 제주해군기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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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준공식을 갖는 제주해군기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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