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이 곧 비전!" 당찬 여고생 호텔리어, 그녀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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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이 곧 비전!" 당찬 여고생 호텔리어, 그녀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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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고졸신화 길을 찾다] (7) '호텔리어' 장수정 학생
방송사 서바이벌 통해 취업 확정..."다양한 경험에 도전했죠"

[기획] 특성화고 청소년 드림 프로젝트, "고졸신화 길을 찾다"
(7) 취업 성공스토리, 꿈을 이루다 - '호텔리어' 장수정 학생

지난달 28일 제주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졸취업 성공시대 설명회'에서 장수정 학생이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여러분, 도전이 곧 비전입니다"

지난달 28일 제주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졸취업 성공시대 설명회'. 이날 설명회장은 고등학교 입시를 앞두고 특성화고등학교의 가능성을 엿보려는 중3 학부모와 교사 등 300여명으로 가득했다.

이 가운데 열아홉 여고생 호텔리어가 전한 발칙한(?) 희망의 메시지는 청중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입시 공부에 매진하는 소위 이상적인 모습의 학생은 아니지만, 특성화고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겨울 5성급 호텔에 취업, 이제는 고졸출신의 최연소 총지배인을 꿈꾼다는 이 여고생의 당찬 포부는 많은 이들의 박수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주인공은 제주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장수정 학생(19. 여). 2학년이었던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의 기업입사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수정 양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켄싱턴제주호텔에 당당히 합격했다.

내년 1월 1일 입사를 앞둔 장수정 학생은 오늘도 이색 자격증, 후진학 준비로 새로운 도전에 여념이 없다.

지난달 28일 제주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졸취업 성공시대 설명회'에서 장수정 학생이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자신 없는 입시 공부 보다는 다양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특성화고에 입학했죠."

지난 중학교 생활을 돌아보던 장수정 학생은 "분명 열심히 공부하는 소위 이상적인 학생의 모습과는 달랐다"고 잘라 말했다. 뚜렷한 목표도 없었던 데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아니었다고. 반면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 수업과 봉사활동과 같은 교내활동에는 적극적으로 임했다"고 자신있게 말하던 수정 양이었다.

중3 고입시즌. 대부분의 학생들이 인문계고를 지원할 때, 수정 양은 제주고 관광호텔경영과를 선택했다. 당장 고등학교 때부터 호텔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사실 수정 양도 중학교 때만 하더라도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이 마냥 좋지 만은 않았다. 그래도 개의치 않았다. 원체 도전적인 성격에 남들이 갖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에 매력을 느껴 온 자신의 선택을 믿었다.

막상 입학해 보니 웬걸, 관광서비스 실무부터 서비스매너, 호텔경영에 이르는 전공과목에 바리스타, UCC 제작 등 실습 위주의 수업과 수행평가, 교악대, 조주동아리 등의 교내활동까지 신나는 경험의 연속이었다.

즐기면서 공부하니 자격증도 쉽게 손에 들어왔다. 항공예약발권 전문가과정인 아시아나 애바카스(Abacus)부터 국내여행안내사, 조주기능사까지. 하물며 전공 구분없이 참여할 수 있는 자격증반의 잇점을 활용해 무려 지게차 운전기능사까지 따 뒀다던 그였다.

기회는 2학년이었던 지난해 겨울방학 때였다. 당시 수정 양은 담임 교사로부터 지상파 방송사의 기업입사 서바이벌 프로젝트 촬영을 제안받았다. 목표 취업처는 몇 달 전 현장체험학습차 방문했던 켄싱턴제주호텔 객실부 액티비티팀이었다.

담당 교사는 '자신을 믿고 뭐든지 해 보는 게 중요하다. 결과가 어떻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고, 수정 양도 걱정하던 마음을 돌려 도전해 보기로 결정했다.

결과는 3등. 수정 양은 "그동안의 모든 경험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학교수업으로 다졌던 실무능력도 인정받았고, 다양한 경험으로 면접도 잘 소화해 냈다. 호텔 측에서도 이를 좋게 봤는지 결승에 오른 세 명의 학생을 모두 채용키로 했다. 그렇게 수정 양은 열 여덟 여고생 호텔리어로서 첫 발을 뗐다.

지난 3월 8일 방영된 KBS 스카우트에서 결선과제 발표를 하고 있는 장수정 양.<캡쳐=KBS>

"특성화고에 입학해서 졸업 직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진짜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또 일반적인 고등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수정 양의 입사일은 2016년 1월 1일. 입사합격 통보를 받고 난 뒤 실제 취업까지는 1년 동안의 여유가 있다. 그러나 수정 양은 "취업했다고 제 도전이 멈추는 것은 아녜요"라고 싱긋 웃었다.

요즘 수정 양은 학내 미니호텔에서 모자란 바리스타 실력을 쌓고, 지게차 실기시험을 준비하기도 하고, 그동안 배우고 있던 현악기 연주도 꾸준히 연습해 지난 제주아라음악콩쿠르에서는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특성화고 재직자 전형을 통한 대학진학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학생부 내신도 꼼꼼히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호텔리어로서 앞으로 문화관광산업학 또는 호텔외식산업경영학에 대한 공부도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수정 양은 "경력과 학위를 모두 갖춘 최연소 호텔 총지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조금 멀리 내다 보면 "조언을 많이 해줄 수 있는 할머니가 돼 있지 않을까요?"라며 웃던 그였다.

후배들에게는 보다 많은 경험을 쌓을 것을 강조했다. 수정 양은 "학창시절이라는 게 생애 다시 없을 처음이자 마지막 시간이잖아요. 꼭 자격증 공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꿈을 찾고,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해 두면 언젠가는 꼭 도움이 될 거예요"라고 조언했다.

"중3 때 성적과 흥미 만으로 특성화고에 진학했지만, 입학해 보니 같은 꿈을 향해 노력하는 친구들과 항상 응원해 주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저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던 3년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부터는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하면서 제 비전을 키워나갈 생각입니다."<헤드라인제주>

*<헤드라인제주>는 제주고교체 개편에 즈음해 특성화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를 추동하고, 특성화고의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해 나가기 위해 <특성화고 청소년 드림 프로젝트, "고졸신화 길을 찾다"> 기획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 8편은 <취업 성공스토리, 꿈을 이루다 - 국민은행 홍주원 학생> 편이 보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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