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안 하면 1일 왕따 지시"...교사 "자아성찰 차원"
[종합] 제주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교사가 숙제를 해 오지 않거나 알림장을 가져오지 않은 학생들을 상대로 같은 반 학생들에게 '왕따'를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학교 측은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논란이 된 교사에 대해 담임 직무 정지 결정을 내리는 한편, 현재 교감이 담임을 대행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또 관계 교육당국은 이번 문제에 대한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조사를 한 후, 문제가 확인될 경우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처분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1일 왕따' 논란은 지난 6일 해당 학교를 방문한 학부모들의 항의를 통해 알려졌다.
담임인 A교사가 숙제를 하지 않거나 알림장을 가져오지 않는 학생, 심지어는 발표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생을 '1일 왕따'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학급운영을 해 왔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이 교사는 지난 5월부터 이러한 '1일 왕따' 제도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1일 왕따'로 지정된 학생은 하루종일 말을 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점심도 빨리 먹고 자리에 돌아와 앉아 있어야 한다.
동료 학생들의 경우 '왕따'를 당한 어린이에게 말을 건네면 자신들도 왕따를 당하게 된다는 생각으로 심리적으로 큰 상처를 받고 있다는 학부모의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지난 6일 해당 학교를 방문해 A교사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학교 측에 담임 교체와 A교사의 타 학교 전출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A교사는 숙제를 해 오지 않는 학생 등에 벌칙을 행하는 과정에서 '왕따'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서는 인정했고, 해당 학교 교장도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등 학부모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에서 일단락될 것 같아 보였던 이 논란은 A교사가 이날 종례시간에 다시 아이들에게 '1일 왕따'와 관련된 얘기를 언급하면서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용을 전해들은 학부모들이 다음 날인 7일 다시 학교를 방문해 항의하기에 이르렀고, 파문은 더욱 크게 확산됐다.
이와 관련해 A교사는 A4용지 16장 분량의 소명자료를 학교에 제출했으며, 현재 관계 교육당국이 이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교사의 소명서는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숙제를 하지 않은 학생에게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게 한다는 차원에서 하루동안 행동을 제약하는 방법으로 벌칙을 가한 일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교사가 학생들의 행동을 제약시키면서 '왕따'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서는 지도활동에 대한 방법적 차원상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에 있어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이 일어났다"며, "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따른 적절한 교육활동을 심사숙고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덜 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심리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소아정신과전문의를 파견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