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반려동물과 이별할 준비가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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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반려동물과 이별할 준비가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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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의 오늘] 반려견의 늙음과 이별

우연히 모 방송국에서 방송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본 적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열여섯 살의 ‘슈나우저’라는 견종이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100살 정도의 고령이지만 가족들의 따뜻하고 정성 어린 보살핌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에는 아주 건강하고 활발하게 뛰어다니며 귀여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젖먹이가 돼 버린 것이다.

짖지도, 똑바로 일어서지 못하고 자꾸만 주저앉고, 벽에 머리를 부딪쳐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증상이 계속되자 병원에 가 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는 ‘치매’ 판정이 내려진 것이다.

반려견들에게도 이런 증상이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노령견이다보니 치아는 물론이고 소화 기능도 약해지고, 노안까지 있어서 사료 하나 먹는 것조차 사람의 도움 없이는 입에 넣을 수 없다고 한다. 약을 통조림에 섞어 먹이다가 입천장에 달라붙으니까 그것을 떼 내려다 손가락을 물리기도 했다.

주인은 “애는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즐겁고 행복하게 우리와의 추억을 많이 남기고 싶어요.”라고 하면서 울먹이는 것이다. 어느덧 내 눈가도 붉게 젖어 있었다.

동물들의 장례를 치르는 모습도 봤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변의 법칙인데, 담담하고 의연하게 대비하는 모습이 숙연하게 느껴졌다.

귀여운 모습의 강아지 한 마리를 장례 치르는 모습도 봤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면 너무 슬퍼서 통곡하는 사람들도 있고, 차마 보고 싶지 않아 외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일부 반려동물들과 깊은 교감을 나눠 보지 못한 사람들은 지나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동물을 키우는 한 사람으로서 공감이 간다. 분신처럼 항상 곁에서 희로애락을 같이 하고, 친구나 연인처럼 동고동락하다가 영원히 이별한다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강아지를 무척 아끼는 친구가 있다. 놀러 가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입구에 만 들어섰는데도 내 발자국 소리를 금방 알아차리고는 현관문 앞에서 기다린다고 한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펄쩍펄쩍 뛰면서 반긴다. 

일반적으로 낯선 사람이 집에 오면 경계하거나 짖는 게 보통인데, 어찌된 일인지 나는 반긴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 번째 강아지를 키웠을 때에도 유독 내 앞에 안기기도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강아지를 키웠었다. 집에서 여러 마리 새끼를 낳고 성장과정을 지켜보면서 생명의 신비로움에 웃고 눈물 흘리기도 했었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나니까 문득 내 수필 등단작품의 소재가 되었던 반려견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이제는 보고 싶을 때 스마트폰 속 사진으로만 봐야 한다. 먼 길 떠났으니까.  ‘잘 지내고 있겠지?’ <이성복 객원필진> 

이성복 수필가 그는...


   
이성복 수필가.<헤드라인제주>
이성복님은 제주장애인자립생활연대 회원으로, 뇌변병 2급 장애를 딛고 지난 2006년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가을호에서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으면서 당당하게 수필가로 등단하였습니다.

현재 그는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원으로 적극적인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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