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청 7일 사직서 수리, "상근 지휘자 모집할 것"
지난 17년 동안 제주특별자치도립 서귀포관악단을 이끌어 온 양경식 상임지휘자가 사의를 표명해 이의 배경이 주목된다.
양 지휘자는 7일 서귀포시청을 방문해 사직서를 제출한 뒤 '제주도민과 전국의 관악인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입장자료를 통해 "상임지휘자 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양 지휘자는 "그동안 제주특별자치도립 서귀포관악단을 사랑해 주신 제주도민과 전국의 관악인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는 이제 지난 17년 동안 힘겹게 이끌어 왔던 제주도립 서귀포관악단의 상임지휘자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이어 "작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 단원 여러분께도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날 단원들과의 불화 속에서 느꼈던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양 지휘자는 "일부 단원들의 위력에 의해 지휘자의 직을 내려놓기는 합니다만, 지금까지 보여준 행동들을 볼 때 서귀포관악단의 앞날이 심히 우려스럽다"며, "서귀포관악단의 미래는 여러분의 철학과 태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양 지휘자는 "그들(일부 단원)들이 일으킨 하극상 사건이 원인이 돼 정기연주회도 취소되고, 저는 졸지에 시청으로부터 사직을 권고 당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며, "소리로 미(美)를 추구하는 여러분들은 가장 추(醜)한 방법으로 지휘자를 퇴진시킨 우리나라 유일의 프로 관악단 단원이라는 불명예를 짊어지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모든 근로자는 1일 8시간의 근무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여러분들은 1일 6시간을 근무하도록 규정돼 있어, 사실상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6시간 근무가 무작정 과하다고 한다면 수많은 도민들로부터 지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끝으로 양 지휘자는 "이제는 시민의식이 예전과 같지 않아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받는 시대"라며, "마지막으로 당부 드리건대 단원들 스스로 자정 능력을 키워주시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부단히 변화하려는 노력들을 시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서귀포시 관계자 양 지휘자의 주장과 관련해, "현재 모 고등학교 교사직를 겸임하고 있는 양 지휘자는 교직생활로 인해 일주일에 2번은 저녁시간에 연습해야 했고, 이와 관련해 일부 단원들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안다"면서 "사의를 전해들은 일부 단원들은 서귀포시청을 찾아 '대체휴무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양 지휘자의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귀포시는 양 지휘자의 사직서를 수리, 조만간 상근 상임지휘자를 모집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 지휘자는 <헤드라인제주>에 전화를 걸어와 서귀포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면서 재반박했다.
그는 "야간연습은 지휘자 교직생활로 인해서 하게 된 것이 아니라 창립 때부터 관행적으로 해 오던 것으로, 전공자, 비전공자, 연주회를 위한 추가인력(제주대 학생들)이 뒤섞이면서 어쩔 수 없이 야간연습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만큼 연주자 인력풀이 열악하다. 전체 50여명 정원 중 39명 정도만 충원된 상태기 때문에 정원이 채워지지 않는 한 야간연습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단원들이 '대체휴무도 제대로 못받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이 역시 동의할 수 없다"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대체휴무 줬다. 주말 연주회 관련 출장들로 대체휴무가 모아져 일주일 내내 쉰 적도 있다. 11월 8일에는 공무원 신분인 연주자들이 대체휴무로 평일 내내 쉰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고, 이때부터 불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