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삭감, 허수예산 초래"...2월 임시회서 '재의안' 격돌

사상 초유의 삭감이 이뤄진 제주특별자치도 2015년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이 급기야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2월30일 제주도의회로부터 이송된 2015년 예산안 삭감액을 확인한 결고 삭감항목에 있어 법령에 위배된 부분이 다수 확인돼 앞으로 세부분석을 거쳐 재의요구 절차에 착수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제주도의 이번 재의요구 방침은 지방자치법 관련규정에 준해 의회가 법령에 위배해 의결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에서는 의회의 의결이 월권이거나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해친다고 인정되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의결사항을 이송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이유를 붙여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회는 재의요구한 사항에 대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면 최초 의결안은 확정된다 이 경우 도지사는 대법원에 소(訴)를 제기할 수 있다.
이에따라 제주자치도가 재의를 요구하면 의회는 2월 임시회에서 재의결을 위한 상정을 할 것으로 예상돼, 또 한차례 격돌이 예상된다.
이번 새해 예산안은 제주도정과 제주도의회의 극한 갈등은 결국 커다란 상처만 남기는 '막장'으로 끝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도의회가 의결한 삭감내역에서 숱한 오류를 남겼다.
최초 지난 12월30일 제주도로 이송된 2015년 수정예산안 계수조정 내역에서는 총 삭감규모는 1636억9231만원이었다. 그러나 중복삭감 등에 따른 계산상 오류가 60건에 46억4900만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의회 역시 이같은 오류를 인정, 31일 재이송한 계수조정 내역에서는 최종 삭감규모는 46억4900만원이 줄어든 1636억3900만원으로 정리됐다.
제주자치도는 그러나 이 1636억원 규모의 예산삭감액에서도 많은 문제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도의회는 삭감된 예산을 '내부 유보금' 1634억4723만원, 예비비 1억9200만원에 편성했을 뿐, 증액사업은 단 1건도 편성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삭감내역 자체에 위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번 삭감과정에서는 하룻만에 46억원의 변동이 있을 만큼, 이번 계수조정은 매우 촉박하게, 그리고 '묻지마'식으로 대거 행해졌다.
일정한 원칙과 기준, 타당성을 갖고 삭감했다기 보다는 감정에 치우친 '보복성'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제주자치도는 재이송된 내역에 대한 1차분석 결과 법령 및 조례 등의 근거를 갖고 편성한 법정필수경비가 24건에 197억원이 삭감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예산편성지침 및 법령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할 경비인 국가직접사업 및 국비보조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사업도 50건에 269억원을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최초 이송됐던 내역에서는 국고보조사업의 경우 국비 세출을 삭감 시에는 국비 세입도 삭감해 세입세출의 수지균형을 맞춰야 하나 세출부분만 삭감하면서 불일치한 사업이 12건 4억9300만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초 의회가 삭감한 내역에서는 예산안에 편성되지 않은 3건의 3900만원도 삭감됐다가 뒤늦게 조정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예산안에 편성된 금액을 초과해 삭감한 사례도 5건에 3억9500만원에 달했다.
실제 제주 미래비전 홍보비는 예산서에 7억2000만원이 편성돼 있었으나 의회는 10억8000만원을 삭감했는가 하면 부처님 오신날 봉축탑 설치비용은 예산서에 5000만원이 계상됐으나 의회는 이보다 촏과해 6500만원을 삭감했다.
36건 30억8900만원은 2회 중복 삭감하면서 '허수 예산'으로 전락시켰다.
이번 '1636억원'의 대규모 삭감 폭탄은 결국 행정 수요자인 도민들에게 그 피해를 고스란히 돌아가게 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가 '재의요구'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2월 임시회에서는 예산삭감의 정당성 논란이 또 한차례 빚어지게 됐다.
제주자치도는 재의요구 결과를 지켜본 뒤 '조기 추경' 편성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인데, 이에따라 추경안은 빨라야 3월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여 새해 1분기 제주는 최악의 재정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