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떡줄 사람은 있기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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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떡줄 사람은 있기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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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호의 제주경제 희망찾기] ⑦ 해군기지의 경제적 득실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고자 하는 해군의 기지 추진 논란이 이제 막바지에 접어드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사람은 찬성과 관련한 장밋빛 생각만 보일 것이고 반대하는 사람은 끝없이 반대 논리만 개발하다보니 중국인 관광객까지 앞세우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만 비춰지는 논리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다가 이제는 중도를 표방한다는 사회단체에서는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는 ‘실리’라는 것을 내세우면서 해군기지 추진에 힘을 보태주려고 하고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해군기지 건설해야 되나 안해야되나 논쟁을 하겠지만 이 글도 그 수준이라 생각하고 읽어주기 필자는 바란다. 해군기지가 지금 시기에 제주도에 꼭 필요한 사업인지, 제주도에 어떤 경제적 득실이 있을지 그리고 과연 기지 건설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어려운 군사전문용어 없이 경제적 측면에서만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한반도의 해빙무드, "한나라당도 변하는 판국에..."

군사기지는 전쟁에 대비해서 만들어지는 시설이다. 1960-1970년대 국가 안보가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던 시기에 여러 곳에 대규모 군사기지가 만들어지고 미군기지도 만들어졌으나 이제는 미군기지도 옮기고 군사시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주 군비행장도 마찬가지고 동해안의 철책선들도 그렇고 모슬포의 군사기지도 점점 그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며, 군인의 복무기간과 인원도 축소하는 것이 우리나라 국방부의 기본 계획이다.

게다가 최근 북한의 핵포 포기선언으로 북한과 미국은 국교를 준비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최고 보수국회의원인 한나라당의 정형근 의원까지 북한 방문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유독 해군만 국방력 강화를 외치면서 없는 해군기지를 새로 만들려 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이 아닌가 싶다.

이는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항공수요도 없는 지역에 선거공약으로 공항만 잔득 지어놓고서는 파리 날리고 있는 지방공항 건설과 같이 국가예산낭비의 전형으로 밖에 비춰질 수 없다.

2. 떡줄 사람은 없는데 떡을 외친들 떡이 들어올까?


평택에 미군기지가 새로 들어서는데 10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한다. 한미 관계상 어쩔 수 없이 용산에서 평택으로 옮겨야 하니까 없는 나라살림에 그 정도 예산을 투입해서 대통령이 나서서 평택 미군기지를 만들고 있다.

경주에 방사능물질 폐기장이 들어서는데 이 또한 원자력발전으로 인해 방사능 물질이 넘쳐나기에 어쩔 수 없이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대통령이 나서서 많은 인센티브를 지원하면서 폐기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절박한 상황에서 만들어질 때만이 떡이나 떡고물이 떨어지는 것이지, 아무에게나 그 떡은 주질 않는다.

특별자치도를 추진하면서 정부가 준다는 떡들이 얼마나 허황되고 실속없는 것들인가는 누구나 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모든 권한을 넘겨주겠다던 약속은 어디가고 어느 하나 새롭게 가져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똑똑히 보아왔듯이 정부의 의지라는 것은 제주도민이 생각하는 것과는 항상 동떨어져 있기 마련이다.

거기다가 현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당선자 시절부터 해군기지건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사람으로, 이런 분이 과연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 생각하는 것과 같이 엄청난 인센티브를 주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줄리는 만무한 것이다.

특히 이제 8개월후면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임기말에 청와대의 누구를 믿고 누구와 약속하고 인센티브 운운하면서 해군기지를 건설 할 수 있는지 참으로 답답할 뿐이다. 떡 줄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차라리 해군기지의 문제를 차기 정부에 넘기고 차기정부에서 꼭 필요로 한다면 그때 가서 새롭게 논의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찬성하는 제주도민의 입장에서도 중앙정부를 믿고 확실한 로드맵을 가지고 추진할 수 있으며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측에서도 보다 다양한 도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통령선거까지 남은 기간동안 해군기지와 관광지로서의 제주에 대해서 어설픈 교수들의 개인 견해가 아닌 도민들에게 보다 설득력있는 자기논리 개발을 할 수 있도록 공평한 연구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3. 다양성과 주민의 뜻을 인정 안한다면 결국 해군이 도민분열만 야기

시대가 참 많이 바뀌었다. 한때는 국무회의에서 군인출신이 30%이상을 차지하던 때도 있었고 대통령부터 국방만을 떠들 때도 있었다. 다양성이 없는 군사문화가 지배할 때 모든 예산은 국방부와 안기부를 중심으로 편성되기도 했지만 시대가 바뀌어서 이젠 국방부도 국무회의에서 N분의 1에 불과하다. 안기부도 국방부를 받쳐주지 못한다.

국방부안에는 해군만 잇는 것이 아니다. 육군도 있고 공군도 있다.

규모면에서는 해군은 전체 국방의 10분의 일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정부예산에서 국방부에 배정된 예산으로 해군의 새로운 군사기지를 건설한다는 것은 결국 그 군사기지 건설 예산 만으로도 빠듯한 것이 현실이다. 

이제 시대도 많이 바뀌어서 해군이 정부예산을 쉽게 타 올 수 없듯이 제주지역에서도 해군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몇몇 사람들의 동의만 받으면 쉽게 해군기지를 건설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큰 오산이다.

우리 국민들은 워낙 많은 선거를 치루었기 때문에 너무나 민주의식(?)이 투철하다. 특히 농촌지역에는 조합장선거, 이장선거, 부녀회장 선거, 어촌계 선거 등 너무나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기에 그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주민의 동의는 결코 이루어 낼 수가 없다.

특히 해군기지 건설이라는 사업은 단순한 집짓기가 아니고 주민의 생활기반을 빼앗고 그 자리에 군사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그 누구인들 자신이 살아온 터전을 곱게 내주겠는가?

이런 지역주민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도외시하고 숫자놀음에 불과한 경제적 논리나 한참 해빙무드가 조성중인 지금 구시대적인 전쟁논리만을 가지고 덤벼든다면 그 동기나 목적이 아무리 국민들의 안전을 위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해군기지건설은 불가능할 수 밖에 없으며 진정 해군기지가 필요한 시설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새로운 상황 논리와 대통령의 확실한 사업추진의지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어려움을 살피는 추진주체들의 겸손함이 동반되어야만 가능하리라 본다.

4. 해군기지 추진론자들은 ‘황진이의 치마폭’에서 배워라

누구나 어떤 일을 할때 ‘역사앞에 부끄럽지 않다’는 말을 많이 쓴다.

즉, 자기가 하는 일은 역사가 평가해줄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이겠지만 역사라는 것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기에 많은 부분들을 평가하지 못한다.     

특히 제주도의 경제적 가치라는 것은 역사가 평가해야 할 몫이지만 지금의 사람들이 너무나 후대 사람들의 것을 빼앗아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제주도가 경제적 가치 때문에 해군기지를 지어야 한다면 10년 20년  그리고 그 후에 그 해군기지가 제주도에 어떤 의미인가를 더 고민해야 하며 당장의 몇몇 건설업자, 납품업자 부동산업자 배불릴려고 경제적 가치를 인용한다면 그 경제적 가치는 너무나 하찮은 것에 불과하다.

역사속의 인물 황진이가 기생이지만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기는 이유는 아무에게나 치마를  벗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황진이가 어느 촌 이방에게 돈 몇 푼 때문에 치마를 벗었다면 황진이는 하찮은 기생에 불과했을 것이다. 지금의 해군기지가 역사에 남을 사업인지 아니면 촌 이방에게 돈 몇푼에 치마를 벗는 하찮은 기생에 불과한 행위인지는 가슴에 손을 얹고 잘 생각해 볼 문제이다.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보다 높이는 일, 이것이 바로 미래 제주를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항상 중심에 두고  제주가 해군기지 말고도 앞으로 더 많은 더 중요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너무 자기 자신을 쉽게 내팽게치는 누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황인호 북경중국어학원장 / 헤드라인제주 독자권익위원>

*이 글의 1차적 저작권은 황인호 객원필진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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