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도정 협치, 공허한 메아리...인사청문회 제도적 근거 마련돼야"

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2일 새해 예산안이 사상초유 삭감이라는 파국을 맞은 것과 관련해, "도정의 고집과 언론플레이를 통한 압력, 그리고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 수밖에 우리 의회의 입장에서 본다면 '보복'이라기 보다는 '최선'이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면서 최초 제안했던 '협치예산'을 수용할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구 의장은 이날 2015년 을미년 새해를 맞아 가진 <헤드라인제주>와의 신년대담에서 올해 제주도의회 의정활동, 그리고 예산파문 및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구 의장은 먼저 "10대 의회가 출범한지 비록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의정활동에 새로운 변화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펼쳐 왔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의정혁신 실천계획'이 있다"며 "지방자치 부활 23년 만에 처음으로 의정혁신 실천계획을 세운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구 의장은 "의정혁신 실천계획은 '특권 또는 '권위'로 비쳐지는 관행들을 모두 내려놓고 도민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서 도민의 생각과 의중, 고민과 아픔까지도 읽어내어 의정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었고, 현재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올해에는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더 많은 현장을 찾아나서 민생을 해결하는 의정활동이 이뤄지도록 창조적으로 의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과도한 예산의 삭감과 증액을 막기 위해 '예산 협치'를 제안했으나 도정이 일방적으로 거부한 점, 그리고 도정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도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이다"고 말했다.
◆ "'보복' 아니다...앞으로도 이런 상황 재연되면 똑같은 결정"
연말 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파국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다소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
구 의장은 "새해 예산안을 둘러싸고 도와 의회 간에 벌어진 갈등으로 인해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이 삭감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그러나 의회가 사상 최대 규모로 삭감하고 예비비와 내부유보금으로 처리한 것은 기존의 틀과 관행을 바꾸기 위한 시도였다"고 항변했다.
구 의장은 "예산협치 제안을 제대로 이해를 하고 받아들였다면 이 같은 상황은 얼마든지 예산개혁으로 연착륙할 수 있었다"면서 "그 기회를 걷어차 버린데 대한 아쉬움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도민을 볼모로 벼랑 끝 예산전쟁을 치렀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됐지만, 우리는 사상 초유의 준예산 파국을 막은 것"이라며 "이런 갈등은 앞으로 예산의 배분에 있어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점과 새로운 예산제도의 개선을 통해 제주의 한 차원 더 높은 도약을 이뤄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상 초유 예산삭감이 원희룡 도정에 대한 '보복성' 아니냐는 질문에는, "당시의 상황이라면 누가 봐도 보복성 삭감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의회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또 소통을 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언론을 통해 말하려고 한 집행부의 고집과 언론플레이를 통한 압력,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던 우리 의회의 입장에서 본다면 '보복'이라기 보다는 '최선'이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의장은 그러면서, "이 같은 집행기관의 태도는 새해 들어서도 바뀔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매 건마다 충돌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기도 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도 똑같은 대립상황이 재연된다면, 의회 차원에서는 이번과 같은 계수조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경고성으로 풀이된다.
◆ "예산파장 유감...원 지사가 의회 인정하지 않는데서 발생"
구 의장은 이번 예산파국이 빚어지게 된 원인과 관련해, "도정과 의회 간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예산을 볼모로 대치하는 상황을 만든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예산문제는 기본적으로 집행부의 수장인 원희룡 지사가 도의회라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은데서 오는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이번 예산파국의 1차적 책임이 원 도정에 있다는 주장이다.
구 의장은 "저와 원 지사는 예산 심의에 있어서 기존처럼 과도한 삭감과 증액이 없는 아름다운 예산을 만들어 보자는 공감대거 이미 형성돼 있었다"면서 "그래서 아름다운 예산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의원공약사업비와 의원사업비 증액을 요청했었던 것이고, 그 과정에서 '협치예산' 제안이 나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집행부의 일방적인 거절로 인해 아름다운 예산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새해 예산안에 대해 우리 의원들은 기존의 관행대로 삭감과 증액이 이뤄졌다"면서 최초 계수조정에서 408억원을 삭감해 증액예산을 편성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구 의장은 "문제는 이 과정에서 도가 '지금의 예산심의와 집행의 구태부터 개혁해야 한다', '의회가 증액 또는 신규 비용항목 설치를 한 사업에 대한 소요산출 내역을 제출해줘야 동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면서 '부동의'를 암시하는 발언과 준예산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다시 분개해 햇다.
그는 "심지어 전국적으로 나오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동안 제주도와 도의회 간 물밑에서 진행해 온 예산협의 과정을 낱낱이 밝히는 과정에서 '도의회 일부에서 재량사업비를 포함하여 1인당 20억씩 보장해 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하면서 전국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말았다"면서 "물론 원 지사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신의 돌출발언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로 인해 우리 도의회 뿐만 아니라 각 의원 개인별로 이미지에 큰 상처를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 "정책협의회 사전협의 통해 '예산협치' 이뤄져야"
구 의장은 이어 "제주도정이 대의기관인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가 도를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예산안이 제대로 처리되기를 바란다면, 이건 도둑놈의 심보가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다시 거친 표현으로 원 도정을 힐책했다.
그는 "앞으로 이와 같은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는 제가 제안했던 '예산 협치'를 받아들여 예산편성 전에 정책협의회를 통해 사전협의를 거쳐서 논의된 후 그와 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예산편성과 심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면충돌 상황의 파국은 비록 사상 최대 규모의 삭감으로 막을 내렸으나, 앞으로 정책협의회 사전협의를 통한 '예산 협치'를 수용할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하면서 앞으로 타협의 여지를 남겨뒀다.
◆ "협치 부르짖었지만 공허한 메아리...의회를 파트너로 인정 안하면서"
제동을 건 원 도정의 협치위원회 조례와 관련해, '협치' 논란에 대한 힐책도 이어졌다.
구 의장은 "협치는 공공의 문제를 이해관계자를 포함해 도민의 대표성과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분들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기본적으로 협치 대상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의장은 "하지만 원 지사는 취임 이후 줄곧 협치를 부르짖었지만 한 방송사 여론조사에서는 정작 도민의 63%가 '협치를 잘 모른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협치'가 얼마나 공허한 메아리인지 잘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도민의 대표기관이자 전문성을 갖춘 도의회를 협치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신뢰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협치 실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원 도정의 '의회 경시' 논란을 다시 꼬집었다.
구 의장은 "협치위원회 조례가 '옥상옥' 논란이 불가피한 이유는, 기존 172개 법정 위원회의 기능과 중복이 되며, 예산편성과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모습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말 걱정인 것은 협치를 편협적 협치를 시도하고 있어 문제다. 말하자면 일부 계층과의 협치를 주장하기 때문에 그 외의 계층에서는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편협적 협치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협치에 대한 합의된 개념과 이에 따른 기능정립이 부족한 상태에서, 해당분야 전문가라는 협치위원들이 해당분야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가세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협치위원회 조례를 재심의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 "인사청문 '신상털기', 엄격한 도덕성 불가피...제도보완은 공감"
원 도정에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자, 구 의장은 "거친 파도는 유능한 항해사를 만든다고 했다. 원 도정은 지난해 겪었던 난관을 밑거름 삼아 제주의 미래를 여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었으면 한다"며 "그래서 그 동력으로 특별자치도의 완성과 세계적인 국제자유도시의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주요 기관장 인사청문회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구 의장은 "인사청문회 실시의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고위 공직자에 대한 자질과 도덕성, 전문성 등을 검증하는 과정이지만 예정자에 대한 도민의 알 권리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인사청문회가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인사청문 위원들의 피로 누적은 도민들을 위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지만, 좁은 제주사회에서 '신상털기'가 가져오는 병폐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있는 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제주가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로 가기 위한 진통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 당장은 아프지만, 앞으로 고위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예습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반칙과 편법, 물 타기가 횡행했던 기회주의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공직사회에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작은 디딤돌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최근 모 방송사의 여론조사나 우리 의회에서 실시한 도민인식조사에서도 나타나지만 인사청문 실시의 필요성에 대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도민들의 호응은 높은 편"이라며 "다만 인사청문회가 확실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됐던 과도한 '신상털기' 등은 엄격한 도덕성 검증을 위해 불가피하나, 주요기관장 인사청문의 경우 현재 법적근거가 없는 만큼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신공항 등 현안에 적극 대처...서로 믿고 화합하며 하나가 돼야"
구 의장은 이어 "새해 제주에는 현안도 참 많다. 신공항 건설 문제가 당장 닥쳐 올 것이고, 한중FTA 타결에 따른 1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 추진을 비롯해 난개발 방지, 원도심 개발, 물류대책, 카지노 문제 등 해묵은 과제들의 정리, 중국자본 문제 등이 있는데, 우리 의회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주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개발, 아시아 최고의 장기 체류형 휴양관광지 개발, 전기차와 풍력, 물, IT와 BT 융복합 산업 등을 이용한 제주형 창조산업 개발, 제계 제1호 환경수도 지정, 소나무 재선충 완전 방제, 문화와 복지 선진지역, 안전도시 구현 등에도 의회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펼쳐 세계적인 국제자유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이제는 욕심 없어져...다 내려 놓았다"
구 의장은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점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는, "의회사무처 직원들은 집행부의 견제기관인 의회에 근무하고 있지만, 이들의 임명권은 집행부 수장이 쥐고 있어서 과연 이들 직원들이 어디에 마음을 두고 일을 할 것인지 갈팡질팡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인사권독립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원 보좌관제 도입도 하루 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지방자치 제도이자 집행부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는 '기관대립형'을 개선해 권한배분에 형평성을 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상설위원회로 전환돼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예산의 사전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구 의장은 "개인적으로 제 자신은 지난해 영광스럽고 또 고마운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최다득표율로 3선 고지에 오른 것도 그렇고, 다들 열세라고 했지만 예상을 깨고 의장선거에서 당선 된 것이 그렇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이어 "솔직히 이제는 욕심이 없어졌다. 다 내려놓았기 때문이다"며 "오직 도민을 하늘같이 받들며, 도민을 위해 더 새로워지고, 더 창의로운 의정을 펴서 제주도의 발전과 복지증진, 그리고 도민 모두가 행복한 제주사회를 만드는데 무한봉사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말미에 "올 한해는 어려움이 많을수록 서로 단결하고 분발해 부흥을 시킨다는 뜻을 지닌 '다난흥방(多難興邦)'의 정신으로 서로 믿고 화합하며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노를 열심히 젓는 것만으로도 배가 앞으로 나갈 수 있지만, 결국 돛이나 엔진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새겨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회도 서민과 중산층이 경제회복의 온기를 느끼고, 시장 골목골목이 손님으로 붐비고 젊은이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고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의 마음이 가벼워질 때까지 노력하겠다"면서 "도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협조와 격려, 질책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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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예산삭감 이렇게 개판해놓고 보복이 아니었고,똑같은 결정을 하겠다는 똥고집.
도의원 당선은 어떻게 되었은지 한심하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