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적 통보에 '머쓱'..."재신임 못받으면 무능 낙인 아닌가"
원희룡 제주도정이 지난 28일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 등 9개 공공기관장에 대해 일괄 사표를 받은 뒤 재신임을 묻겠다고 공개적으로 통보한데 따라, 29일 주요 기관장들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까지 사표를 제출하도록 통보된 9개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은 제주도개발공사, 제주에너지공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테크노파크,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제주신용보증재단, 제주4․3평화재단, 제주여성가족연구원 등이다.
현재 제주도개발공사 오재윤 사장(임기 2015년 1월)을 비롯해, 강기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2015년 3월), 제주에너지공사 차우진 사장(2015년 6월) 등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발전연구원 공영민 원장(2016년 7월) 등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테크노파크 김일환 원장(2016년 10월)은 현재 해외출장 중이다.
현재까지 일괄사표 방침에 다른 의견을 제시한 기관장은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2016년 1월)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4.3평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4.3평화재단은 제주도 뿐만 아니라 안전행정부에서 출연한 기관이고, 이사장 임명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안행부와 제주도의 승인을 받아 이뤄지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제주도에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대상자 9명 중 8명이 사직서 제출에 동의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그런데 이번 사직서 제출과 관련해, 사퇴를 결심한 기관장들의 반응도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A기관장은 "민선 6기 새로운 도정이 출범하며서 이미 물러나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갖고 일을 해 왔다"면서 "그러나 불쑥 사의를 표명하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비춰질 수도 있고, 도리도 아니라고 생각해 맡은 일을 지속적으로 해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러났으면 한다는 뜻을 귀띔이라도 했다면 벌써 사심없이 물러났을 것"이라며 "다만 저희에게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다가 공개적으로 사표제출 하라고 발표한 것을 언론을 통해 보고 아쉬움이 많이 든다"고 피력했다.
또다른 기관장 B씨는 "그동안 일을 할 만큼 했고, 저 역시 이제 새 도정에 부합하는 인사가 이 자리에 와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 왔다"며 "이미 마음의 준비 하고 있었고, 사표를 냈으면 한다는 뜻을 조금이라도 전해왔다면 바로 했을 것인데 이제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C씨는 "임기가 보장돼 있고, 도지사께서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했으면 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당연히 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사표는 내지만, 꼭 그렇게 재신임 기준까지 말하면서 공개적으로 했어야 했는지, 이거 참..."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발표한 내용을 보면 8월29일까지 일괄사표를 내면 9월5일까지 재신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재신임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해당분야의 전문성, 경력, 능력유무의 검증을 통해 적합한 인사를 선임하겠다고 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열심히 일해왔고, 많은 성과를 창출해왔다고 평가하며 이제 좋은 마무리를 생각해 왔는데, 이번에 재신임을 못받게 된다면 마치 '능력없는 사람'으로 비춰지거나 낙인이 찍힐 것이 아닌가"라며 "이런 부분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일괄사표를 공개적으로 통보한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9월 5일까지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고, 9월 중으로 기관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