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인사, 재정권 이양' 기존정책 방향 '재포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인 새도정준비위원회가 24일 '행정시 기능강화와 읍면동 자치강화' 방안을 발표했으나, 기존 정책의 '재포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 당선인에게 보고할 이 정책내용의 핵심은 도민 중심의 수평적 협치시대 구현을 위해 '법인격 있는 있는 기초자치단체' 수준으로 권한을 행정시에 이양하겠다는 것이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도민사회에서 권한 없는 행정시 조직의 한계로, 기초자치단체 부활의 필요성 내지 행정시장 직선제 등이 제기됨에 따른 정책이다.
◆새도정준비위의 행정시 기능강화 정책의 내용은?
지난 6.4지방선거 과정에서 원 당선인은 '행정시 기능강화 '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물론 당시에도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의 권한 이양을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새도정준비위의 정책보고에서는 '법인격 있는 기초자치단체' 수준이란 점이 분명하게 제시된 점이 특징이다. 이 타이틀만 보면 매우 파격적으로 다가온다.
새도정준비위는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도지사에게 권한이 집중됨으로써 도민들의 불만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며 "제주도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도의 권한을 행정시에 이양했지만 도민들의 근원적인 불만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정책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발표된 내용 어디에도 구체적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차기 도정에서는 조직, 인사, 재정권을 행정시에 이양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민선 5기 제주도정에서도 줄곧 발표돼 온 조직, 인사, 재정권 이양이란 키워드만 제시됐을 뿐, 각론적 내용은 빠진 것이다.
기존 정책의 '재포장'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현 도정에서 제시된 제도개선의 과제의 내용과 비교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다른 것인지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
◆기존 제시된 정책에서의 행정시 기능강화 내용은?
지난해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 추진이 무산된 후 행정시에 파격적 권한이양을 선언한 우근민 도정은 올해 1월 행정시기능강화추진단을 설치해 권한강화 및 기능개선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한 바 있다.
크게 △재정권 확보 △조직.인사권 확보 △자치법규 발의요청권 부여 △각종 위원회 설치 운영 등의 권한 이양 등으로 요약된다.
현 도정에서 제시한 내용을 보면 우선 재정권 확보방안과 관련해서는 행정시 예산편성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객관적·합리적 예산편성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종전의 시.군세인 주민세, 지방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주행분 제외), 세외수입을 행정시 자체재원(세입)으로 보장한다고 밝혔다.
부족한 행정시 재원을 교부하기 위해 지방교부세법의 '보통교부세' 산정기준을 준용해 가칭 '제주형 재원조정교부금 제도'를 도입하고, 자체재원 및 재원조정교부금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부족액을 보전하기 위한 재정보전금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행정시의 대규모사업 추진, 제주도의 발전 및 긴급재난 등의 필요가 있을 때에는 제주도에 지방채 발행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진다.
특별회계를 제외한 자체사업, 국고보조금사업, 광특회계사업, 중앙정부 기금사업, 분권교부세 사업 등 일반회계 사업에 대한 세출예산 편성권이 부여된다.
조직.인사권과 관련해서는 행정기구설치조례 개정을 통해 행정시의 조직신설, 통합, 부서별 정원조정 등 총 정원 범위 내에서 행정기구 및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이양하기로 했다.
현재 권한 위임된 '부시장을 제외한 4급 이하 공무원 임용권' 이외에, 제주특별법 5단계 제도개선안이 확정되면 행정시에 인사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인사운영에 있어서도 보직경로 개선 등을 통해 제주도와 행정시, 읍면동 간 인사교류를 활성화해 현장행정 업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다.
또 행정시와 관련된 자치법규 제정.개정 과정에서 입법처리가 지연되거나 지역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자치법규발의 요청권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신속한 입법절차 진행을 위해 제주도 본청 내 지원전담부서를 설치하고, 행정시 지역특성 및 정책의사의 충분한 반영을 위해 행정시 부시장이 자치법규 입법안을 제안 설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9일 이같은 내용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시 권한강화 및 기능개선 지원 기본조례안'을 입법예고 했다
조례는 행정시 권한강화 및 기능개선의 기본원칙을 비롯해 제주도지사의 책무, 행정시장이 필요한 경우 도지사에게 자치법규 발의, 예산편성, 행정기구 조정 등을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 '법인격 기초자치단체 수준' 행정시 권한...각론적 내용은 왜 쏙?
이에반해 새도정준비위에서 제시한 내용은 구체성이 매우 떨어진다. 이를테면 재정권이나 인사권을 부여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다.
새도정준비위는 이날 '읍면동 자치기능 보강'도 발표했다. 핵심은 읍면동에 예산요구권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새롭게 제시된 내용이다.
새도정준비위는 "장기적으로는 읍면동 자치단체화는 해결해야 할 장기적인 과제지만, 법률개정 문제 등으로 당장 실현이 어렵다"고 전제하며 "차선책으로 자치단체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토록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준비위는 "우슨 읍면동에 예산요구권을 부여하면 읍면동의 자치기능은 지금보다 훨씬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인사.조직 권한도 인구별 직급조정 등 지역실정에 맞도록 읍면동장에게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읍면동장 직급 조정은 이번 제주특별법에 반영하기 위한 제5단계 제도개선 과제로 정부에 제출됐으나 관계부처 심의과정에서 제외된 사항이다.
결론적으로 새도정준비위가 이날 발표한 법인격 있는 기초자치단체 수준의 행정시 권한부여 정책은 기존과 비교해 매우 파격적 수준의 '목표점'을 담고 있으면서도, 내용의 구체성은 떨어져 확실한 믿음을 주기에는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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