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감축 '힐난'..."대기업에 단 1톤도 증산 허용 안돼"
박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열린 제305회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제9대 의회 의원인 우리가 지키지 못하고 지하수 판매를 표방하고 있는 대기업에 단 1톤이라도 증산을 허용하게 되면 엄청난 고통을 당할 것"이라며 당분간 이 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의장은 이 부분을 언급하며 "대한항공의 항공기 운항 감축으로 우리 농업인들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며, 항간의 '농민 볼모설'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 동의안 통과를 압박하기 위해 항공기 감축운항을 통한 농산물 수송에 차질을 빚게 한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박 의장은 "대한항공은 신선도가 생명인 월동채소 출하 시기에 적자를 이유로 항공기를 줄였다"며 "도의회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농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정에 대해서도 "농산물 처리가 시급하다보니 대한항공에 협조를 요청한 입장은 이해하지만, 더 이상 대한항공에 끌려 다니지 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박 의장은 이번 회기에서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량허가에 대한 청원이 접수된 것에 대해 "청원의 타당성에 대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고문변호사의 자문을 받은 후 상정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검토 결과에 따라 처리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답변이다.
그러나 박 의장은 "지하수 증량건이 허용된다면 공공자원의 사유화로 인한 엄청난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고 덧붙이며 증량안 '허용 불가' 뉘앙스를 여과없이 내비쳤다.
그는 "지하수 증산 논의와 관련해서는 최초 허가일인 1993년부터 20년간 단 한차례도 증산을 허용한 사실이 없다"며 "이는 지하수의 공수화 정책을 지키기 위한 선배 의원들의 결연한 의지"라고 말했다.
이어 "제9대 의회 의원인 우리가 지키지 못하고 지하수 판매를 표방하고 있는 대기업에 단 1톤이라도 증산을 허용하게 되면 엄청난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제
실제로 전직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모임인 제주도의정회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어렵게 공수화 개념을 정립해 놓은 지하수 정책이 일개 사기업의 사리사욕에 의해 무너져서는 결코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의장은 전날 사석에서 "대한항공이 지역사회를 위해 환원한다고 하면 먼저 선행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20톤 증량이 문제가 아니라 대한항공이 하는 일을 보고 도민들이 공감을 하면 추진해도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행 규정상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의 5분의 1이상이 안건 상정을 원하면 상정 여부를 논의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꼭 (상정을) 해야만하는 규정이 아니라 (상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제가 반대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공항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다면 지하수 증량건의 통과는 요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 의장은 지난 2월 임시회에서 '한국공항의 지하수 개발이용시설 변경허가 동의안'을 직권 상정 보류시킨 바 있다.
해당 안건은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조건부로 수정의결하면서 통과를 눈 앞에 뒀었다.
당초 한국공항은 '제주퓨어워터'의 생산.판매를 위해 지하수 취수량을 현행 1일 100톤(월 3000톤)에서 1일 200톤(월 6000톤)으로 증량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도의회는 1일 120톤(월 3600톤) 규모로 수정해 의결했다.
그러나 박 의장이 "제주의 지하수는 공공적 자원으로, 한국공항의 증산 허용이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사적 소유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상정을 보류시켰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이번 임시회에서 교육행정질문과 도정질문을 통해 제주도정과 교육행정 전반에 관한 사항들을 점검하게 된다.
각 상임위는 제주전쟁역사박물관 건물 매입, 여성가족연구원 설립.운영 조례안, 한국공항(주) 지하수 증산안 요청,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복원 대책 상황 등의 안건을 심의한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