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고 희한한 친구라고?"..."불황없다고, 누가 그래?"
박희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18일 우근민 제주지사를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상당히 완곡하게 표현하기는 했으나, 발언 중간중간의 '가시 돋친' 단어들은 본회의 집행부석에 앉아있는 우 지사로 하여금 얼굴을 붉히게 하기에 충분했다.

경색된 분위기는 이날 오후 2시 열린 제303회 임시회 개회식과 동시에 시작됐다.
개회사에 나선 박희수 의장이 먼저 '불통 도정' 논란과 관련해 우 지사를 재차 반격하고 나섰다.
이 논란은 지난 4일 우 지사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크루즈선박 입출항 시뮬레이션 검증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데 대해 도의회가 사전에 의회와 의논조차 안했다면서 '불통도정'이라고 표현한데서 발단이 됐다.
우 지사는 당시 '불통'에 관한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온 뒤 기자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하면서, "어째서 그게 불통이냐. 검증결과가 나올 때도, 기자회견을 하기 앞서 도의회에 직접 가서 모두 설명하고 의논했는데 그게 불통이냐. 그럼 의회가서 도정현안 일일이 '사인'을 받아야 하나"라며 불쾌함을 토로한 바 있다.
박 의장은 이 우 지사의 반박 입장내용을 언론보도를 통해 접했는지, 개회사에 앞서 이 부분을 잠깐 언급했다.
그는 "제주해군기지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해 우근민 지사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의회와 사전 협의 없이 발표했는데, 이후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던 도중 '참 희한한 친구들'이라고 표현했다"면서 "의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희한한 친구들' 수준이라는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이 '불통 논란'이 사전에 의회와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우 지사를 재반격하고 들어간 것이다.
이어 개회사 낭독을 시작한 박 의장은 중간중간에 패러독스적 힐난을 시작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문제를 얘기하면서 그는 "일부 언론이 얘기하고 도지사와 간부공무원만이 느끼는 불황이 없는 제주도가 아닌 지역의 서민과 중산층이 느끼고 피부에 와 닿는 불황이 없는 제주도를 위해 보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정책의 개발과 집행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일부 언론에서 제주를 '삼무(三無)의 섬'에 '불황이 없다'는 표현을 쓰면서 '4무'로 표현했고, 우 지사 역시 이를 인용해 다른 지역은 모두 어려우나 제주도만큼은 관광객 증가 등으로 그나마 나은 편이라는 점을 강조해온 것을 전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박 의장이 '일부 언론과 도지사와 간부공무원만이 느끼는 불황이 없는 제주도가 아닌'이라는 부분은 바로 이를 빗댄 것으로, 도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다고 일침을 넣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개회사 이후 진행된 우 지사의 새해 업무보고에 즈음한 인사말에서는 다시 이 "불황이 없다"는 부분이 들어갔다.
우 지사는 "제주는 충북, 부산과 함께 '경제적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했다"며 "일부 중앙언론에서는 제주를 3무의 섬에서 '불황'도 없는 '4무'의 섬으로 평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의 개회사에 이어진 이 부분의 인사말이 무척이나 머쓱해지게 다가오는 분위기였다.
박 의장의 힐난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사회복지제도 문제를 언급하면서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으나, "정작 복지 서비스를 받아야 할 계층과 대상은 소외되고 탁상행정에 의한 복지서비스, 중복된 복지서비스, 비전문가들에 의한 복지정책의 결정과 집행으로 인한 비효율적 서비스로 헝클어진 지역의 사회복지제도 전반에 대해 심도 있는 정책대안이 필요하다"는 말로 비판을 가했다.
현 제주도정의 사회복지 정책시스템이 문제가 많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말미에는 '지방선거 심판론' 얘기까지 나왔다.
박 의장은 "지금 이 자리에 앉아 계신 동료의원 여러분, 우근민 지사와 양성언 교육감, 우리는 모두 도민들의 선택으로 선출되어졌다"면서 "그 임기도 머지않아 황혼을 향해 치닫게 된다. 황혼에 이를 즈음이면 침묵하고 방관하던 도민들은 우리들의 지난 행적에 심판하게 된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던졌다.
물론 이 부분만 갖고 보면 우 지사를 단독적으로 겨냥했다기 보다는 선출직 공무원 모두를 두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선 '불통'의 얘기나, 이 부분을 언급하기에 '대화와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얘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다분히 우 지사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해 '인사권' 문제에 이어, 새해들어서는 '불통논란'으로 촉발된 도의회의 맹 힐난에 우 지사는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다소 '억울함'도 표하고 있다. 이번 불통 문제는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와는 별개로 해, '의논을 했느냐, 안했느냐'를 따졌을 때 제주도당국도 '할 말은 있다'는 입장이나 이러한 점이 거두절미된채 '불통'으로 귀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박 의장의 제주도정에 대한 강도높은 압박은 내년 지방선거와 연관해서도 많은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본회의 내내 얼굴을 붉히며 상기된 표정을 지은 우 지사가 이에대해 다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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