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 상실 짜맞추기 '재공모' 꼼수...이달 중 최종 도장 '꽝'?
제주특별자치도가 육상풍력발전지구 후보지 지정절차와 관련해, 원칙과 기준을 상실한 채 강행 일변도로 나가면서 이의 배경을 두고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7월 이미 육상풍력발전단지사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육상풍력발전지구로 6곳을 통과시킨 제주특별자치도는 공모기준에 맞지 않게 선정된 사실이 탄로나자, 이번에는 공모변경이라는 방법으로 해 최종 지정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사실상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는 6곳을 지정해주기 위해 이달 중 풍력발전심의위를 다시 열어 변경공모에 따른 심의를 하고 지정해주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이 심의만 이뤄지면 도지사의 고시로 육상풍력발전지구 지정절차는 최종 마무리된다.
이번 재공모는 한마디로 잘못된 기준을 적용해 통과시켜준 6곳을 아우르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지나지 않다. 짜맞추기 변경공모 내지 '꼼수'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공자원인 풍력을 공공적 관리를 통해 난개발을 방지하겠다던 제주도당국이 이러한 일관성을 상실한 행정을 펼치면서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당국은 왜 당초 공모규정까지 어겨가며, 육상풍력발전지구 지정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일까.
◇ 최초 공모부터 의혹...왜 그토록 서둘러야 했나?
최초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12월1일 제주도당국이 육상풍력발전지구 지정 후보지 공모를 공고하면서 비롯됐다.
제주에너지공사가 올해 7월 출범할 예정인데도, 제주도가 서둘러 육상풍력발전지구 지정절차를 마무리하려는 듯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의아스러움을 샀다.
에너지공사 출범 후 지정절차를 밟으라는 도의회와 환경단체의 요구에도 아랑곳 없이 제주도당국은 그대로 강행을 이어나갔다.
◇ "잘못 꿰어진 첫단추"...경관심의 4곳 '통과'...2곳 '추가 통과'
그런데 후보지 선정의 1단계인 경관심의 때부터 문제는 터져나왔다.
지난 2월24일 열린 경관심의위원회에서는 응모한 9곳에 대한 경관심의를 벌여 두산중공업(한림 월령지구), 한화건설(애월 어음지구), SK(표선 가시지구), GS건설 및 현대증권(구좌 김녕지구) 4곳의 사업지구를 조건부로 통과시켰다. 나머지 5곳은 부결시켰다.
이 심의결과가 나오자 탈락한 업체를 중심으로 해 즉각적으로 반발이 나왔다.
통과된 4곳 중 2곳의 경우 경관심의 지침에 따른 오름 하부능선 기준 '높이 제한'에 걸렸으나 통과된 반면, 똑같은 이유로 해 탈락한 사업지구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경관심의 지침에는 '오름 하부능선 기준 1.2km 반경에 있는 시설물은 오름 높이 10분의 3을 넘지 못하도록 한다'는 제한규정이 있다.
이 규정을 액면 그대로 적용한다면 한림읍 월령지구와 애월읍 신재생에너지지구의 경우 '높이제한'에 의해 통과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풍력발전기의 높이가 125m로 오름 하부능선을 기준으로 해 10분의 3이 초과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의에서는 조건부로 통과됐다.
반면, 부결된 5곳 중 2곳의 경우 이같은 문제의 이유를 들며 배제됐다. 여기서부터 심의기준에 대한 '잣대'의 불공정성이 불거졌다.
이러한 논란 속에 제주도는 4월 재심의를 통해 탈락했던 남원읍 수망지구(포스코)와 한림읍 상명지구(중부발전)가 추가로 통과됐다.
결국 이렇게 해서 6곳이 경관심의를 통과하게 됐다.
이어 제주도 풍력발전사업심위위원회는 7월24일 회의를 열고 6개 지구 총 146MW가 원안의결 또는 조건부 의결했다. 도지사의 최종 고시만 이뤄지면 속전속결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련의 심의과정을 보면 단순한 형평성의 문제가 아니었다.
'공모의 기준과 원칙'을 크게 상실시키면서, 최초 공모내용을 스스로 뒤집는 결과를 만들어버리면서 대기업을 위시한 업자를 위한 심사를 했던 비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 후보지 공모범위 '85MW' 설정해놓고, 왜 146MW 통과?
첫번째로, 후보지 공모범위의 문제.
최초 공모에서는 분명 공모의 전력보급 목표를 '85MW내외 범위'라고 한정해 명시했다. 그런데 실제 심의에서는 두배 이상 많은 용량인 '146MW'의 6곳을 통과시켜주는 우를 범했다.
공모에는 특히 "보급 목표 범위 내에서 필수조건 만족시 지구지정 후보지로 선정하고, 보급목표를 초과하여 신청된 경우에는 평가결과 순위에 따라 선정한다"라고 분명하게 명시까지 해놓고 있다.
즉, 85MW의 범위 내에서 허가를 해주되, 이를 초과하면 순위를 매겨서 선정하겠다는 기준의 제시인 것이다.
그런데도 제주도당국은 경관심의와 풍력발전사업심의위를 통해 6곳을 모두 통과시키면서 보급량을 146MW로 크게 확대시켜 버렸다.
특히 보급목표량을 초과할 경우 평가순위에 따라 선정한다는 것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공모상의 범위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공모상의 기준을 아예 무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풍력발전지구 세부 평가기준 설정도 '제 멋대로'
두번째, 풍력발전지구 입지 세부 평가기준의 문제.
관련 조례에서는 풍력발전지구에 대한 입지기준을 일반적, 풍력자원, 전력계통, 환경.경관, 문화재, 주민수용성 등으로 구분해 세부 평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최초 공모의 '제주특별자치도 풍력발전사업 허가 및 지구 지정에 관한 세부 적용기준'에서는 이의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공모에서는 △일반조건(30점) △풍력자원(30점) △지역수용성(30점) △현장평가(10점)에 대해서만 평가항목으로 정했다.
환경.경관, 문화재에 대해서는 평가기준으로 설정조차 하지 않았다.

◇ 뻔히 보이는 꼼수...150MW 허용범위 변경공고 '강행'
평가기준 설정문제도 허술한데다, 명백하게 공모기준으로 제시된 내용마저 스스로 어긴 제주도당국은 뒤늦게 이의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달 17일 '변경 공모'를 공고했다.
변경된 내용은 최초 공모에서 보급목표를 85MW로 제시했던 것을 150MW로 확대한 것이 유일하다. 150MW로 용량을 늘린 것은 한마디로 '짜맞추기'라는 속셈이 뻔히 드러난다.
6곳의 용량이 146MW이기 때문에 이를 모두 허용해주기 위한 뻔한 술수인 것이다.
추가로 공모를 한다 하더라도 6곳의 지정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에서는 공모할 업체도 있을리 만무한 상황이다.
실제 제주도당국이 10월26일까지 변경공모를 해 다시 후보지를 공모한 결과 추가 접수한 업체는 단 한군데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따라 제주도당국은 이달중 풍력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기존에 심의를 거쳤던 6곳에 대한 재심의를 해 최종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다.

◇ 이달 중 6곳 '확정'?...왜 '무리수' 두며 집착하나?
그런데 제주도당국의 의도대로 이달 중 6곳의 지정절차를 강행할 경우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전망이다. 제시한 공모기준까지 무시해 가며 왜 그토록 6곳을 지정해주려는지, 그 의도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서는 최초 공모에서 제시한 공모범위를 크게 초과해 6곳을 선정한 점과 평가기준의 문제 등은 분명한 행정적 오류라며 제주도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감사위는 현재 이 부분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달 풍력발전심위의가 열리기 전 감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과 기준을 상실한 채 무리하게 강행되는 이번 풍력발전지구 지정에 대해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해당부서에서 어떤 생각에서 이렇게 밀고 나가는지 잘 모르겠지만, 공모기준에 맞지 않게 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전역 전선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는 마당에 6곳에 육상풍력단지가 생겨나면 제주경관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차라리 처음에는 1-2군데 정도 허가해 시범적으로 하도록 하고, 차후에 이를 지켜보면서 추가 공모하는 방식을 했으면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에서는 이번 일을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의 김동주 팀장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공공적 자원인 풍력을 대기업에 팔아넘겨 사유화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에너지공사가 출범한 만큼 이 지구지정 절차는 전면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리한 강행' 내지 그 배경을 둔 의구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제주도당국은 이달 중 소집되는 풍력발전심의위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도저히 이해될슈 없는 행정처리
업자들에게 뭔가 책잡히지 않고서는 이렇게 공모기쥰 무시하며 모두 오케이할슈 있나. 감사위가 못밝혀내면 수사라도 맡겨서 밝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