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000만원' 수준의 의정활동비(의정비)를 받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이 또다시 의정비 인상을 요청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말 많은 논쟁 끝에 의정비 5% 인상을 관철시키면서 '5027만원'(월 평균 419만원)으로 상향 조정시킨지 불과 1년만에 또다시 인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최근 의회운영위원회 회의 등을 거쳐 제주특별자치도에 내년도 의정비를 조정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의정비 인상 필요성의 근거로는 물가상승과 공무원 인건비 상승, 다른 지방의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점, 또 기초자치의회가 없는 관계로 더 많은 현장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과 올해말을 비교했을 때 대내외적으로 달라진 상황은 크게 없어 도의회의 이같은 논리는 무조건 인상시켜달라는 식의 명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물가상승의 명분을 따진다면 유독 도의회 뿐만 아니라 전 직종에서 공히 요구될 수 있는 사안이다. 공무원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드는 것은 "공무원 봉급도 오르고 있으니 우리도 올려달라"는 식의 항변으로 전해진다.

기초의회가 없다는 이유 역시 설득력이 약하다. 기초의회가 폐지됨에 따라 혼란기를 거쳤던 지난 제8대 의회에서도 이러한 명분은 강력히 들지 않았다.

현 지역구로 개편된지 이미 6년이 지나고 있는데, 현장 의정활동이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는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과 비교하는 것 또한 '고무줄 잣대'란 지적이다. 그동안 제도적인 문제가 있을 때마다 '특별자치도' 특성이란 명분을 내세운 도의회가 정작 자신들이 받을 의정비에 있어서는 다른 시.도의회와 비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제주도에 의정비 조정심의를 요청하면서 또다른 논란을 촉발시키고 있다.

도의회는 올해 하반기 들어 민생현안은 뒤로 한채 도의회 인사권 독립 논쟁이나, 의정비 문제, 그리고 도의원 재량사업비 문제 등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주도가 의정활동비 심의위원회를 구성한다면 도의회의 요구에 대한 결론을 어떻게 내릴지가 주목된다.

지난해 5% 인상안에 대해서는 수차례 회의를 갖고도 논쟁이 커지면서 결국 표결 끝에 가까스로 통과된 바 있다.

제주도의원 의정활동비는 지난 2006년 의원 유급제가 시행된 후 2007년 4138만원에서 2008년 4556만원으로 10.1% 인상됐고, 2009년에는 6.1% 오른 4788만원으로 결정됐다.
 
이어 지난해 다시 5%가 오르면서 현재 5027만원(월 평균 419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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