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획-기증절차 '의혹'...방류 외면하다 1마리 폐사하자 결정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에 소재한 제주해양과학관 '아쿠아플라넷 제주'가 결국 고래상어 전시를 포기했다.
포획과정과 기증절차에서 숱한 의혹을 사왔던 고래상어 2마리의 수족관 전시를 강행해 온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1마리가 폐사하고 나서야 나머지 1마리의 방류를 전격 결정했다.
전시를 강행한지 꼭 40여일만에 이뤄진 일이다.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적과 같은 우연'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고래상어 전시에 고집을 부려온 운영업체인 한화H&R은 결국 전시를 포기하는 것으로 두 손을 들었다.
고래상어 2마리 중 1마리가 폐사한 것은 지난 18일.
폐사한 고래상어는 길이 4.5m, 무게 600kg에 달한다. 고래상어가 폐사하기 열흘전인 지난 10일에는 전시할 계획으로 들여왔던 만타가오리 1마리도 수족관에 옮겨진 후 폐사했다.
아직 폐사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래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한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수족관에 가둬놓고 전시하기에는 부적합 종임에도 불구하고, 전시를 강행하다가 폐사에 이르게 됐다는 주장이다.
반면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운영업체인 한화H&R측은 "죽은 고래사어어는 '제주의 바다'라는 가로 23m, 세로 8.5m, 6000톤 규모의 대형 수족관에 보관해 있었으며, 다른 고래상어 등의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어 아직 환경적인 요인으로 폐사했다고 결론짓기는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교수팀과 함께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혀낼 계획이다.
그러나 고래상어가 '수족관'에서 숨졌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쿠아플라넷의 무리한 전시계획은 도마에 올랐다.
포획당시 무리하게 수족관 전시를 추진하지 않고 방류 절차를 밟았더라면 그 책임은 면할 수 있었을지 모르나, 많은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전시를 추진하면서 결국 도의적 책임까지 받게 됐다.
유독 이번 '폐사' 일 뿐만 아니라, 최초 고래상어가 포획되고 기증되는 과정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 10억짜리 고래상어 일사천리 기증, '기적같은 우연'?
국비와 지방비까지 투입돼 제주특별자치도의 BOT(민간투자시설사업)으로 건립된 제주해양과학관 아쿠아플라넷제주가 개관한 것은 지난달 13일.
개관을 일주일 앞둔 시점까지도 업체측은 전시할 고래상어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중국에서 고래상어 2마리를 구입하기로 했으나, 중국정부로부터 거절당했다.
고래상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고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멸종위기 2종에 지정된 동물로 국제법상 반.출입이 불가능하다. 국내 유통을 위해서는 해경에 사전신고를 해야 한다.
그런데 업체측에서 표현한 것처럼 '기적과 같은 우연'이 일어났다.
개관을 불과 며칠 앞둔 지난달 7일과 8일 한 어민이 쳐두었던 정치망에 고래상어가 이틀 연속, 그것도 같은 장소에서 산채로 포획하는 횡재(?)를 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포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리당 시가 10억원에 이르는 고래상어를 포획한 어민은 바로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기증하겠다고 하면서, 업체측은 계획대로 개관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연의 일치 치고는 정말 기적과 같은 우연이 아닐 수 없다.
아쿠아플라넷측은 고래상어가 기증 절차에 따라 기증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해경에 관련 신고도 했다.
◇ 오히려 의심을 사고 있는 '우연의 일치'
그러나 제주해양경찰서는 '우연의 일치'에 대해 석연치 않다며 내사에 착수했다.
고래상어가 우연히 걸려들게 된 포획부분과 기증 부분 등에서 의심을 살만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포획과정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은 △제주바다에서는 보기 어려운 고래상어가 이틀 연속 같은 장소에서 그물에 걸린 점 △그물에 걸린 고래상어가 상처 하나 없는 점 △고래가 걸려든 그물이 찢어지지 않고 멀쩡하다는 점 등이다.
해경은 "고래상어에 상처가 없는 점과 고래상어를 포획했던 그물이 찢어지지 않은 점도 의아스럽다"면서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물에 포획된 고래가 아무런 발버둥 없이 가만히 있었다는 것인데 이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기증절차에 있어서는 보통 고래나 상어를 포획할 경우 해경이나 행정당국에 전화를 먼저 거는 어민들이 개관도 하지 않은 아쿠아플라넷에 전화를 걸어 '무상기증' 의사를 밝힌 점이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시가로도 10억원을 훌쩍 넘는 고래상어를 즉시적으로 '기증의사'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업체의 경우 어민들의 전화를 받은 즉시 5톤의 크레인과 고래상어를 운반하기 위한 대형 수조차를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치 고래상어 2마리가 걸려들 것으로 사전에 예측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기적같은 우연' 변명...남은 1마리 결국 방생 결정
그러나 운영업체인 한화H&R은 이 과정을 '기적같은 우연'이라고 설명했다.
동물보호단체에서 "고래상어를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방류를 촉구했으나, 업체측은 이를 외면하고 수족관 전시를 강행했다.
"방생하더라도 다른 정치망에 걸려들어 1주일 안에 폐사할 확률이 크다. 수족관에서 철저히 관리해 생명을 보전하고자 데려온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생명보전 차원'이라던 고래상어는 한달여만에 폐사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이것이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1마리가 폐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쿠아플라넷 제주에는 여론의 화살이 집중됐다. 공공성을 뒤로 한채 오로지 기업의 논리로 '돈벌이'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특히 1마리가 폐사하면서 업체측의 심리적 압박은 더욱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1마리 역시 수족관에 가둬놓고 오랫동안 생존하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22일 전격적인 방사조치 계획을 발표했다.
업체측은 "다양한 수생생물을 보다 가까운 곳에서 관람하고 자연에 대한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오랜시간 준비했지만 고래상어가 폐사해 국민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의 고래상어 폐사와 관련해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본래의 의도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준비가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멸종위기 생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했다"며 방사 사유를 밝혔다.
40여일만에 고래상어 1마리는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지만, 1마리가 죽고 나서야 이뤄진 결정에 동물보호단체와 환경단체에서는 허탈함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하여간, 동물들을 별로 배려하지 않은 크기였음.. 아,, 그 바다코끼리가 눈에 아른거려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