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대충 민원상담, 문제 생기니 나중엔 서로 '난 모르쇠'
제주시 일도지구에서 조그마한 치킨 호프집을 개업하려고 제주시청을 찾았던 A씨.
처음으로 하는 장사인 만큼 그는 가게 건물을 계약하기 전에 영업과 관련된 규정을 하나하나 체크하기 위해 제주시청 공무원을 만나 민원상담을 받았다.
△공무원 상담 ; "영업가능하다"...민원인 ; 건물계약→인테리어 착수
공무원에게 건물대장을 보여주며 호프집을 해보려는데 영업이 가능한지를 물었다.
그러자 공무원은 컴퓨터로 거리사진을 보여주며, "서류상에 휴게음식점으로 되어 있으니, 그 부분을 일반음식점으로 변경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굳이 일반음식점으로 변경하지 않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에 A씨는 가게를 계약했다.
그리고 며칠 후 실내 인테리어를 맡을 사람과 함께 다시한번 시청을 찾았다.
"가건물을 주방으로 꾸미고 벽을 허물어 홀로 꾸미려 한다"고 말했더니, "그건 안된다. 가건물엔 영업장과 관련해서 사용하면 안된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부분에서만 영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민원상담을 받은 후 A씨는 공무원이 말한대로 실내 인테리어를 했다. 열흘간의 공사 끝에 가게가 완성되자, 이번에는 영업허가증을 받기 위해 시청으로 다시 갔다.
△공무원 상담2 ; "어? 여기는 '근.생'지역인데? 40%밖에..."
그런데 이번에는 청천벽력같은 말이 떨어졌다.
시청민원 접수실 직원은 "어? 여기는 (영업장이) 들어갈데가 없을것 같은데, 다시 가서 알아보세요"라는 것이다.
나중에 확인한 결과 가게 인테리어를 마친 이 주소지는 근린생활지역이어서 40% 이내에서만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최초 제주시청에서 상담을 받을 때와 두번째 인테리어 문제를 협의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얘기는 듣지도 못했는데, 뒤늦게 영업허가증을 받으려는 시점에서야 이 얘기가 나오면서 큰 충격에 빠졌다.
그는 "(근린생활시설지역이라는 말은) 그동안 시청을 다니면서 들은 적도 없었고, 공사를 하기 전에 공사업체와 시청을 방문했을 때에도 전혀 듣지 못했다"면서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A씨는 "시청에 하나하나 물어가며 공사를 진행을 해왔건만 이제 와서 이러냐"면서 "공사를 다 끝마친 상태에서 이제와서 그런 말을 하면 어떡 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처음 상담했던 공무원은 "계속 '근.생 지역'(근린생활시설지역)에서 가능하다고 말했다"면서 A씨가 '근.생'이란 말을 잘 안듣고 개업준비를 추진한 것임을 강조했다.
일반시민에게, 그것도 장사를 처음 하는 시민에게 생소한 용어인 '근생'이라는 단어를 쓰며 전제를 깔았다는 해명이다.
뒤늦게 A씨가 "설령 '근.생'이란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말이 뭔지 알아듣는 시민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A씨는 "그랬더니 공무원은 그제서야 '법적인 공간이 60 대 40'이니 뭐니 했다"면서 "그럼 왜 제가 계약하기 전에 찾았을 때나, 공사하기 전에 찾았을 때에는 그런 말씀을 안했는지 모르겠다"고 울컥 화를 냈다.
그는 "'근.생'이라는 규정을 적용하면 결국 호프집을 고작 6평인 공간에서 하라는 말인데, 이 얘기를 처음부터 해줬다면 계약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옥신각신 따지며 A씨가 억울함을 항변하자, 공무원들은 얘기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잘못 전달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 어떻게든 영업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면서 A씨를 돌려보냈다.
△다시 말바꾼 공무원, "여기선 영업불가! 장사 못해요"
그런데 그날 오후, 가게로 찾아온 위생과 직원 2명은 더욱 황당한 얘기를 내놓았다.
이번에는 이곳에서는 영업자체가 안된다는 것이다.
좀전 시청에서 상담했던 공무원들은 '근.생'지역이기 때문에 40% 공간 내에서 영업을 할 수 있다고 했으나, 위생과 직원들은 '영업불가'를 들고 나온 것이다.
같은 건물 내에서 장사를 하는 사업장에서 허가날 수 있는 면적을 다 쓰고 있어, A씨가 개업하려는 곳은 영업장이 아니라 주택으로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말에 충격을 받은 A씨는 "이곳에서 1년전에 아이스크림가게도 했었던 걸로 아는데, 왜 안된다는 거죠?"라고 재차 물으니, 공무원은 "그건 허가 자체가 잘못 나갔던 거고, 우리들이 해줄 수 있는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라며 되돌았다.
△민원인 "왜 처음 민원상담땐 그렇게 말 안했어요?"
최초에 상담을 받을 때부터 영업은 가능하다는 말을 믿고 건물 계약을 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했던 A씨는 '영업불가'라는 말에 잔뜩 화가 나 다음날 다시 시청을 찾았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공무원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시작했다.
최초에 민원상담을 받았던 건축과 직원은 "위생과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인데, 왜 자신에게 그러느냐"고 발뺌했다.
A씨가 "어쨌든 제가 최초 상담을 받은 곳은 이 부서다"며 "최초에 이미 같은 건물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다른 사업장 얘기도 했고, 모든 상황을 다 말씀드렸어도 '영업불가'란 말은 안하다가 이제와서 왜 말을 바꾸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건축과에서는 모든 잘못을 '위생과에서 사전에 걸러지지 않은 때문'이라며 책임을 넘겼다.
A씨는 "죄송합니다 라는 말만 듣고 돌아가야 하는거냐고 따지자, 공무원들은 '집 주인이랑 잘 얘기를 해보든지, 다른 가게를 알아보든지 하라'는 말만 했다"면서 "이건 저에게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그동안 많은 시간과 저의 전부를 투자한 이 사업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건축과-위생과' 책임 떠넘기기, 결국 '무지한 시민'의 잘못?
그의 이 민원글이 인터넷에 오르자 제주시청 건축민원과에서는 '의례적인 답변글'을 남겼다.
"평소 시정발전을 위해 협조해 주신데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리며, 특히 건축행정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더욱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근린생활시설지역 건축규정을 제시했다.
같은날 제주시청 위생관리과에서도 이 민원에 대한 답변글을 올렸다.
"민원인께서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 하려는 장소에 대하여 가능여부를 검토한바, 해당지역은 관련법상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단독주택지로써, 주택시설이 60% 이상, 근린생활시설 40%이내 설치하도록제한한 지역이며, 건축물 용도가 주택인 경우 일반음식점 영업신고가 불가함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두개 부서 모두 해당 민원인에게 민원응대를 잘못한데 대한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하지 않았다.
시청공무원들의 시각에서는 '무지한 시민'의 잘못으로만 몰아가려는 듯한 분위기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이런 공무원들은 모두 강등시켜야해
도지사에 바로 보고해서 인사조치 하든지 두 부서 모두 없애버리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