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없는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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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없는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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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人제주] (37) 제주거주 외국인들의 홈메이드 재능 '벼룩시장'
다양한 수제품...미국식 '비빔밥'..."판매 보다 커뮤니티 위한 목적"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17일 낮 12시30분, 제주시 노형동 우편집중국 인근의 한 놀이터에서는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소통의 공간이 마련됐다.

일명 '벼룩시장'이라는 형태를 띄긴 했으나, 재능을 나누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이날 행사의 목적이다. 때문에 일반 상품을 갖고와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손수 준비한 물품들을 갖고와서 서로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깜짝 시장'은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물품대 혹은 각자 준비 해온 돗자리를 펴고 이른바 홈메이드 물품들을 진열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은 영어권 외국인들로, 우리나라에서는 생협조직인 한살림과 녹색당 제주도당 창당준비위원회가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후원하기 위한 물품판매 행사에 동참했다.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 <헤드라인제주>
캐나다 출신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한국국제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제시 디셔(Jessie Dishaw, 33)는 손수 집에서 만든 비트 피클과 쿠션을 내놓았다. 보라색 빛이 도는 시큼한 맛의 비트 피클은 한번 맛을 본 이들마다 바로 흥정에 들어갔다.

그가 만든 수제품인 쿠션은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이 '즉석 경매'에 붙여지기도 했다.

미국 출신의 대학 강사인 대몬 모렐리(Damon Morelli)는 부인과 함께 제주감귤 꽃을 이용해 만든 친근한 꿀을 선보였다. 이 꿀은 그의 부인이 직접 야산에서 양봉을 하며 생산한 꿀이어서 인기를 끌었다.

다양한 '먹거리' 코너도 마련됐다.

한 외국인은 우리나라 쌀과 콩을 이용해 밥을 지은 후, 약간 매콤한 맛이 나는 살사소스를 넣어 비벼서 만든 미국식 '비빔밥'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얇은 빵에 여러가지 양념을 넣은 다음 말아서 먹는 멕시코 음식으로 알려진 '타코'와 같은 메뉴도 선보였다.

손으로 만든 비누와 다양한 베이커리도 진열됐다. 참여한 외국인들마다 만족스러움이 큰지 시종 밝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대몬 모렐리는 "오늘 열리는 벼룩시장은 일종의 커뮤니티의 또 다른 장이다"며 "꼭 물건을 팔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데, 함께 한다는 점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의 장으로 오늘 이 벼룩시장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는 그는 "11명 한팀으로 구성해 원반던지기를 하는 대회도 있다. 또 비치발리볼게임도 있다"며 이러한 커뮤니티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에서 자신이 만든 수제품을 설명하는 제시 디셔.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에 녹색당 제주도당 창당준비위원회와 한살림에서도 참여했다.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를 기획한 셰이 파세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를 기획한 셰이 파세티. <헤드라인제주>
이날 행사를 총괄기획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셰이 파세티(Shay Pacetti 28, 여. 제주관광대학교 원어민교사)는 성공적으로 치러진 행사에 크게 기뻐하고 만족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행사를 끝으로 해 그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문제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다음달 15일 제주시 해변공연장에서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뮤직페스티벌인 '세계인제주 외국인 섬머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있는 <헤드라인제주>가 셰이에게 이날 행사 의미에 대한 잠깐 인터뷰를 요청했다.

셰이는 티셔츠의 등에 새겨진 문구를 보여주며 이 행사의 연혁을 설명했다.

첫 행사는 작년 5월22일 개최됐다. 그리고 이날까지 모두 5차례의 커뮤니티가 마련됐다.

"저는 음식과 와인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어요. 제주에 와보니 생각 외로 저와 같은 외국인들이 매우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죠. 이들이 서로 음식을 만들어보고, 또 이 음식들을 서로 나누면서 재능을 나누고 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어 이같은 행사를 마련하게 된 거예요."

음식과 와인, 수제품 등 각자가 갖고 있는 다양한 재능의 '결과물'을 서로 공유할 뿐만 아니라, 제주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 이러한 행사를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행사에는 보통 60-80여명이 참여하는데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인원이 조금 줄어든다"며 "오늘 행사의 경우 100여명이 참여한 것 같다. 아직 행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최하다 보면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들만의 '벼룩시장'의 특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셰이는 "철저한 홈메이드로 만들어진 물품만 팔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만들면서 자신감도 붙고, 모여서 함께하는 공간이 만들어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행사를 개최하면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도 물었다.

가장 큰 고민은 '장소' 문제였다고 토로했다. 셰이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장소 섭외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 공원에서 행사를 하면서도 주변에서 소음 등의 이유로 불만이 들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거주 외국인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 배려에 대한 바람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그는 "이 행사는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철저한 홈메이드를 규칙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모르고 와서 단순히 물건을 팔려는 사람들도 있다"며 "지난 행사에서도 이런 분들이 있어 돌려보내기도 했다. 이런 규칙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점 중에 하나이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끝으로, 다음주 제주를 떠난다고 하는데 대한 아쉬움도 말했다.

미국 보스턴대학의 대학원에서 소뮬리에(와인 감별사) 공부를 하기 위해 떠난다는 그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시 제주에 오고 싶기는 하지만 학교가 2년 과정이기 때문에 이에 묶여 아마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제주를 다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제주를 떠나더라도 앞으로 이 행사는 계속 이어나가게 될 것이라며, "7월15일 열리는 '세계인제주 섬머페스티벌' 행사도 많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를 기획한 셰이 파세티. <헤드라인제주>
외국인들의 '깜짝 시장' 커뮤니티를 기획한 셰이 파세티. <헤드라인제주>

<원성심-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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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행사 2012-06-17 18:33:24 | 110.***.***.20
특색있는. 기사. 별 다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