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드러난 계약서..."행정전화 요금 210억원? 글쎄..."
제주특별자치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기 위해 소요된 전화요금을 공개했지만, 풀리지 않는 의혹들은 여전히 꼬리에 꼬리를 물고있다.
제주도가 그동안 강경하게 부인해 오던 의혹들이 사실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9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신관홍)가 제주도로부터 7대경관과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불거졌다.
논란의 소지가 된 것은 제주도가 공개한 계약서 한 장이었다.
이날 제주도는 그동안 꽁꽁 숨겨져있던 7대경관 공식 지원단인 제주관광공사와 뉴세븐원더스(이하 N7W)재단의 상업활동 담당 자매회사인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NOWC)간의 계약서를 공개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계약 당사자'부터 논란을 키우고 있다.
당초 제주도는 7대경관 캠페인을 N7W재단이 주도해왔다고 주장했다. N7W재단이 비영리단체라는 점을 들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캠페인이 아니라고 강조했던 것이다.
그러나 계약의 주체는 비영리재단인 N7W재단이 아닌 상업활동을 담당하는 NOWC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경제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이라는 의미다.
결국 제주도는 7대경관 캠페인의 상업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반대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N7W재단이 비영리재단인 점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도민을 속였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계약서에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제주관광공사가 NOWC에 협조해야 하는 사항을 담고 있다.
계약서에는 후보지가 7대경관으로 공식 선정됐을 경우 △전세계 배급용 7대경관 다큐멘터리와 IMAX 영화의 현지촬영 △영구보존용 디지털 가상 모형을 제작하기 위한 3D영상 이미지 촬영 등에 협조토록 명시돼있다.
또 △7대경관 공식 박물관 설립 △N7W로 명명된 광장이나 공원 건설 △7대경관 인증식 투어 △7대경관 현판 설치 및 공개 등에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계약상에 따르면 관광공사는 국내기업들이 NOWC와 상업적 파트너를 맺도록 도와야하고 NOWC는 선정지의 현지 및 해당국에서 사업.행사.로케이션 기간 중 스폰서나 상업적 파트너를 직접 발굴하고 모집할 권리를 갖게된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점은 'NOWC는 언제라도 선정지의 지위를 중지시키거나, 철회하거나, 변경할 권리를 갖는다. 본 계약서의 조항의 불이행도 그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NOWC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 내용인 상황이다. 특히 계약조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7대경관 선정지의 지위가 철회될 수도 있다는 부분은 충격적이다.
이 같은 문제는 7대경관 투표가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해 중순께 이미 불거진 바 있다.
당시 7대경관 후보지로 선정됐던 나라 중 하나인 몰디브는 N7W재단이 일방적인 계약조건을 내걸고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면서 7대경관 캠페인에 참여치 않을 것을 밝혔다.
해당 내용은 인터넷 등을 통해 번져갔고, 정보를 입수한 제주지역 언론들과 네티즌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주도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만 답하고 계약 내용 등을 일체 감춰왔다.
의도하건 의도치 않았건 제주도민들을 속여왔던 셈이다.
같은날 제주도가 밝힌 행정 전화요금에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는 것은 이 같은 배경으로 인해 도정이 신뢰를 잃어감에 따른 것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KT가 청구한 행정전화요금은 211억원이지만, 여러 매체들과 소식통은 지난해 9월께부터 7대경관 전화요금은 이미 21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최종 투표 마감일이 11월 11일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월과 11월 중 수많은 투표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점이 예상됐을때 쉽게 수긍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제주도는 일반전화요금이나 N7W재단에 대한 의혹 등 남아있는 의문들은 7대경관 최종선정이 마무리된 후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7대경관과 관련된 문제가 불거지면 과도하게 몸을 사리던 제주도가 '진정성'을 갖고 의문을 해소해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객원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