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섬 7주년 '기습'..."이건 엉터리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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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섬 7주년 '기습'..."이건 엉터리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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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반대활동가, 기자회견 맞춰 도청 기자실 항의
"평화의 섬에 해군기지 웬말이냐?"...도지사 기자회견 '파행'

제주특별자치도의 세계평화의 섬 지정 7주년을 맞은 27일, 제주도청에서는 때아닌 기습적인 항의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우근민 제주지사는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세계평화의 섬 7주년에 즈음한 평화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 시각에 맞춰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벌여온 문정현 신부를 비롯해 평화운동가 송강호 박사와 최성희씨, 대만인 에밀리 등 10여명이 기자회견이 예정된 도청 기자실을 기습 방문했다.

'세계평화의 섬 제주' 취지에 맞게 우근민 지사가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시켜줄 것을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예정된 시각이 10분 지나도 우근민 지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의 방문소식을 접한 우 지사가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고, 메시지는 서면으로 대체한 것이다.

오승익 제주도 국제자유도시본부장이 "우 지사께서 중앙과의 업무 절충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해군기지 반대활동가들이 평화의 섬 7주년을 맞아 기습 방문해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반대활동가들이 기습 방문해 항의하자 청원경찰 등이 이들을 끌어내면서 도청 기자실 책상이 넘어졌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반대활동가들이 기습 방문해 항의하자 청원경찰 등이 이들을 끌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반대활동가들이 기습 방문해 항의하자 청원경찰 등이 이들을 끌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우 지사가 들어오길 잔뜩 벼르고 있던 평화운동가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해군기지 결사반대'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보이면서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가 웬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곧바로 청원경찰과 공무원 등이 투입돼 항의하던 이들을 기자실 밖으로 유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왜 남자 청원경찰이 여성을 연행하느냐?", "우리는 말할 권리도 없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순간 기자실 내에서는 고성과 욕설이 오가면서 분위기는 험악하게 돌변했다.
 
옥신각신 끝에 밖으로 나간 이들은 미리 준비해 온 '평화의 섬 7주년, 강정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라'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려 했다.

하지만 청원경찰 등의 저지로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갔다. 청원경찰 등은 이들을 도청 밖으로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해군기지 반대활동가들이 기습 방문해 항의하자 청원경찰 등이 이들을 끌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청원경찰들이 해군기지 반대활동가들을 끌어내자 이를 성토하고 있는 문정현 신부. <헤드라인제주>
청원경찰들이 해군기지 반대활동가들을 끌어내자 이를 성토하고 있는 문정현 신부. <헤드라인제주>

문정현 신부는 "모 공무원이 저보고 심한 욕설을 했다"며 "우리가 왜 그런 욕을 들어야 하느냐? 공무원들이 우리를 좋게 대하면 우리도 고성을 지르지 않을 것 아니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오전 10시20분께, 이들은 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도청 출입문은 청원경찰 5-6명이 계속 지키고 있었다.

기자회견의 내용은 한마디로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지정됐으나, 제주해군기지 건설강행으로 고통받는 강정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정의 평화가 깨진 상황에서 평화의 섬 지정 7주년을 자축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결국 이날 소동은 20여분만에 마무리됐지만, 제주도는 적지않게 체면을 구겼다.

소동이 일단락된 후 제주도는 평화의섬 7주년 평화메시지를 서면으로 대체해 배포했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반대활동가들이 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반대활동가들이 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반대활동가들을 도청 밖으로 끌어낸 청원경찰들이 도청 입구를 막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항의 소동이 일단락된 뒤 우근민 제주지사가 도청 기자실을 찾았으나, 평화메시지 발표는 서면으로 대체했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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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2012-01-28 14:23:52 | 114.***.***.202
자네가 무슨 평화메시지 발표할 자격이 있나.
집을 팔아서라도 전화비나 물어내 이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