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처방 주민번호 요구하며, '살충제 뿌리겠다' 엄포
서귀포시에 소재 모 노인요양원에 다니던 요양보호사가 전염성이 매우 강한 피부질환인 '옴'을 옮아 한바탕 소동을 겪은 얘기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서귀포시에서 요양보호사로 활동 중인 A씨는 얼마 전 몸이 너무 가렵고 피부가 이상해지는 현상을 경험했다. 자신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같은 증세가 나타나 확인한 결과 문제는 '옴'이었다.
A씨는 이 사실을 요양원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요양원측은 '쉬쉬'하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옴의 경우 전염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면역력 약한 노인들이 공동생활는 노인요양원의 경우 빠르게 번질 가능성이 높다. 거기다 발병 원인이 진드기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감염된 사람에 대한 격리치료와 함께 진드기에 대한 박멸과 소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러다가 다른 요양보호사도 같은 증상으로 개별적으로 진료를 받은 후, 이 문제를 제기하자 그제서야 요양원측은 때늦은 조치에 나섰다.
문제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옴에 감염된 요양보호사가 개별적으로 진료를 받고 진단서를 제출하겠다고 하자 요양원 측에서 이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
A씨의 부탁으로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다녔던 B씨는 "A씨의 말에 따르면 함께 일하는 요양보호사가 진료를 받고 오자 그제야 (요양원측이 대신) 약처방을 받아온다고 주민번호를 적으라고 했다"고 이어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A씨가) '직접 진료를 받고 진단서를 제출하겠다'고 하자 (요양원측은) '주민번호를 안적은 사람은 살충제를 뿌리겠다'고 했다"며 어처구니 없어 했다.
B씨는 "파리모기도 아닌 사람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며 '살충제'라는 말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 크게 분개해했다.
그는 "요양원의 경우 사회복지예산으로 지원 받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오고가는데 이런 너무나도 안일한 태도에 화가 난다"며 서귀포시 인터넷신문고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요양원측이 옴이 발생했지만 외부로 소문이 날까봐 쉬쉬하며 처리하려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요양원에서 전염성 강한 옴이 발생했고, 이 곳에 다니던 요양보호사가 옴에 감염됐지만 행정당국에서는 이같은 사실에 대해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건소의 경우 요양원 옴 발생사유에 대해 확인했지만 옴이 법정관리전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 서귀포보건소, "옴 발생사실 확인했지만, 법정전염병 아니기 때문에 조치 못취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요양원의 보건이나 위생쪽의 문제에 대해서는 서귀포시가 관리를 하지만 해당 사안에 대한 문제는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지금 바로 현장을 확인한 후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관계자는 요양원 위생검사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해에는 위생검사를 했지만 올해의 검사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면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공중위생을 담당하는 서귀포보건소에서는 해당 요양원의 옴 발생상황에 대해 확인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전염병이 법정 관리 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황당한 답변만 내놓았다.
서귀포보건소 관계자는 "법정전염병이면 강제적으로 조치를 취하던가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겠지만 옴의 경우 전염성은 강하더라도 법정 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기관에서 조치를 먼저 취하게 된다면 우리가 나설 수 없다"고 해명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 요양원에서 전염성 강한 질환이 발생했음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요양원, 그리고 확인도 하지 못하고 있는 행정당국의 미숙한 질병발생상황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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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