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학교 무상급식 시행과 관련해 제주시내 동(洞)지역 중학교가 배제될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회에서 이를 확대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14일 내년 학교급식 예산 280억원 등을 포함한 7239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확정하고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교육청의 내년 한해 살림규모는 올해보다 6.3% 증가한 것으로, 431억원이 늘었다.

이 가운데 무상급식 예산은 210억원으로 올해보다 6.5% 올랐다. 그러나 이 인상분은 물가 인상 등을 고려한 자연적 증가분으로, 시행 대상 학교는 올해와 변함이 없다.

올해 시행대상인 병설 및 사립유치원, 초등학교, 그리고 읍면지역 중학교에 대해서만 무상급식을 시행한다는 것.

당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던 시내 동지역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 내년에도 배제됐다.

동지역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무상급식을 추가로 지원할 경우 71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저소득층 지원분 16억원을 포함하면 87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저소득층 지원분 16억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71억원에 대해 제주도와 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35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교육청 당국은 현 교육재정 형편상 35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35억원이 추가로 무상급식에 쓸 경우 다른 사업에서 이를 빼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 동지역 중학교와 고등학교 추가 지원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제주도, 도의회, 교육청 3자가 무상급식 실시를 합의할 당시 동지역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재정형편과 국가정책 추진 상황을 보며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합의했었다"면서 "그런데 현재 지방재정이 어렵고, 정부정책 변화도 없어서 확대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미루더라도, 이미 읍면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중학교의 경우 균형성 차원에서 내년에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 박원철 의원(민주당)은 "중학교가 의무교육 대상인 만큼, 동지역 중학교도 무상급식에 포함돼야 한다"며 "점심 한끼에도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현재 중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3-40대로 어려운 시대를 거쳐 사회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보상 차원에서도 무상급식 혜택을 가져다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가 예산 35억원은 행정 당국의 의지만 있다면 재정 여건상 충분히 가능하다"며 "앞으로 의원들 간 공감대를 넓혀 동지역 중학교까지 확대하는 쪽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식 의원(민주노동당)도 "제주도와 교육청에서 재정적인 사정을 들면서 중학교를 배제하려 하고 있는데, 최소한 의무교육 대상인 중학교까지는 시급한 시일 내에 무상급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앞으로 예산 심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예산이나 절약할 수 있는 예산이 확인되면 다른 것보다 무상급식 쪽으로 우선 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주희 의원(국민참여당)과 이석문 교육의원도 중학교 과정이 '의무교육'이라는 점에서 무상급식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의무교육은 무상교육이고,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무상급식인 만큼 동지역 중학교에도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 의원도 "무상교육이 이뤄지는 공간에서 무상급식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도의원들이 무상급식 대상 확대를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예산 심의 과정에서 동지역 중학교 무상급식 예산이 증액될 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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