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의견 '묵살'...권경석 위원장 "합의봐라" 일방적 회의 종료
속보=서귀포시 강정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소위원회(위원장 권경석, 한나라당)가 10일 오후 2시께 회의를 갖고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민항시설'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으나 이렇다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2시간만에 회의를 마쳤다.
이번 회의에서도 역시 소위원회 조사활동에 따른 결과보고서는 채택되지 못했다.
제주에서는 김형선 제주도 행정부지사와 장성철 정책기획관이 참석했으나, 자체TF팀까지 구성해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민항시설' 설계문제를 제기한 제주도의 입장은 대체로 묵살됐다.
다만, 회의에서는 최근 불거진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기본협약서(2009년 작성)에 따른 제반의 문제에 대해 총리실 중재 하에 국방부와 국토해양부, 제주도가 다음주 수요일인 19일까지 합의를 본 후 중재안을 총리실 명의로 작성해 제출하라는 요구가 이뤄졌다.
계속해서 제주도 관계관의 발언기회를 주지않던 권경석 위원장은 말미에 "무역항 지정 및 항계 설정, 항만시설 관리 및 비용 분담, 항만 관리.운영권, 관제권 등에 대해서 합의된 내용은 내용대로 정리를 하라"면서 "다음주 수요일까지 국무총리실장이 이와 관련해 합의된 내용을 서면계획을 수립해서 국무총리 명의로 하든, 국무총리실장 명의로 하든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회의를 마쳤다.
#크루즈항 설계 오류 문제제기에, 해군측 "인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제주도가 요청한 15만톤 크루즈선의 자유로운 이용 가능 여부에 대한 재검증 요청에 대해, 권경석 위원장은 "해군과 제주도의 주장이 서로 달라 제3의 용역기관을 선정해서 검증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는가"를 물었다.
이에 대해 해군 구옥회 소장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제주도 관계관들은 난색을 표했다.
이는 '제3의 용역기관'을 통한 검증을 하더라도 해군측에서 선정한 기관에서 수행하면서 제주도의 자체검증 결과를 또다시 부정하고 종전 해군의 용역결과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형선 부지사는 "지난 10월 4일 국방부 및 해군에 '15만톤급 크루즈선의 자유로운 이용 여부 검증 및 공사와 일정에 대한 사전 협의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답답함을 피력했다.
장성철 정책기획관도 "모든 선박조종 시뮬레이션 시에 풍속 변수값은 10분간 최대평균풍속값중 최대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관행이고 상식이고, 해군이 발주한 입찰안내서에도 최대 풍속 26.2m/sec을 적시했는데, 7.717m/sec를 변수로 적용한 것은 지침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을 강력히 제기했다.
장 기획관은 "이러한 결정적이고 객관적인 하자를 인정한 상태에서 논의를 해도 해야 한다"며 "특히, 민간전문가들이 모여서 공통적으로 지적한 기본적인 사실조차 인정되지 않는다면, 무슨 논의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구옥회 해군 소장은 "(7.717m/sec를 적용한 것이 잘못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리면, 인정할 필요도 없고 인정할 수도 없다"라며 해군의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주승용 의원(민주당)은 "시뮬레이션과 관련해 해군 측이 제주도와 사전에 협의를 했는가"라고 물었는데, 김형선 부지사는 "사전에 협의해 준 적도 없고, 최근에 이와 관련한 자료 요청을 했음에도 현재까지 자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내년 우선추진예산 배정문제, 권경석 "제주도가 용역 일찍 했어야"
해군기지 주변지역발전계획 수립에 따른 내년도 우선추진사업 예산 배정문제와 관련해서도 권경석 위원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권 위원장은 "정부 예산 편성은 이미 끝난 상태로, 제주도가 용역을 일찍 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며 "용역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뤄지는 이번의 예산 지원은 분명히 말하는데 이는 변칙적이고 제한적인 것이고 국회차원에서 조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용역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산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위원장은 "예산 지원을 검토하는 차원에서 우선 추진사업에 대한 사업별 추진 기간을 파악해서 제출해 줄 것"을 행안부에 요구했다.
그러자 강창일 의원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 내용에 대해 광역특별회계 예산을 돌려서 하는 지원, 융자 지원 등의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산 반영을 위해서는 민군복합항 관련 특별계정을 만들어야 현실성이 있다"며 별도계정을 신설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현재 (민군복합항) 설계 계획은 해군기지 위주로 되어 있어서 국방부, 국토부, 제주도가 시뮬레이션에 대하여 재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설계 용역을 새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위원장님께 정식으로 일시 공사 중단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관 발언신청에, "앉아있어요. 직책이 뭐야?"
이후 김형선 부지사가 하려는 발언신청은 중간중간 차단됐다. 한기호 의원(한나라당)은 김 부지사가 발언하려 하자, "아까 다 말한 이야기 아니냐"면서 발언을 제지했다.
권 위원장이 회의 말미에 "합의된 내용을 제출하라"는 말로 회의를 마치려 하자, 장성철 기획관은 "위원장님!" 하며 발언기회를 신청하려 했으나, 김성회 의원(한나라당)은 "앉아 있어요. 직책이 뭐야?"라며 고성을 질러 회의장은 일순 험악한 분위기로 돌변했다.
회의가 결국 이렇게 마무리되면서, 제주도 관계관들이 자체검증된 내용을 갖고 강력하게 제기한 내용은 수용되지 않았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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