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주차장 요금요? 내는 사람 한명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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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주차장 요금요? 내는 사람 한명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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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청년 좌충우돌 제주생활기] <7> 공영 주차장

저는 가끔 직장에 운전해서 가요. 직장 부근에 공영 주차장이 있는데 그 주차장 좋아요. 너무 편리하고 하루 종일 주차해도 안전해요. 깨끗하고 잘 정돈 돼 있어요.

제주시에 주차하려면 너무 복잡한데 행운인 것 같아요.

그런데 올해 4월 갑자기 주차장 옆에 안내문이 생겼어요. "본 공영 주차장은 4월11일부터 무인 유료 주차장으로 전환됨을 알려 드리오니, 이용에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그때는 한국어를 잘 몰랐어요. 그래서 안내문 사진을 찍고 나중에 집에서 해석했어요. 아, 4월11일부터 공영 주차장을 사용하려면 돈 내야 하는구나. 스트레스 받았어요.

선불식 무인 주차기계를 장치한다는 것인데, 어떻게 사용 할지, 실수하면 벌금 내야 하는지 걱정됐어요.

4월11일 걱정스런 마음으로 주차장에 도착했어요. 하지만 선불식 무인 주차 시스템은 없었어요.

단, 새로운 규칙이 있었어요. 주차장을 30분 사용하면 500원을 내야 했어요. 더 오래 사용하면 양심에 따라 돈을 더 내야 했어요.

규칙은 4월에 바뀌었는데, 제가 왜 지금에야 이 글을 쓰고 있을까요?

최근 상황이 바뀌었어요. 제 직장 부근 주차장에 9월부터 주차원이 배치됐어요. 한 할아버지가 주차장을 관리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시 한번 공영 주차장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공영 주차장에 가면 주차공간이 많아서 주차하기 쉬워요. 대단해요. 또한 주차원이 주차장을 감시 하고 있어요. 그래서 나쁜 주차습관을 보면 도와줄 수 있어요. 더 안전해요.

"그럼 주차료 낼 거에요?" 제 양심이 물었어요. "네, 낼 거에요. 이 서비스 좋아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 양심을 믿을 수 있을까요? 오늘까지 딱 한 명 봤어요. 어떤 남자가 혼란스러워 하다가 상자에 1000원을 냈어요.

주차원 할아버지가 돈 안내는 사람을 보면 어떻게 할까요? 할아버지가 돈 내게 할 수 있을까요?

또 제주시는 우리가 낸 주차장 요금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을까요? 주차자 개선 하고 있어요? 아니면 그 돈을 다른데 사용하고 있나요?

요금 사용정보를 알면 더 자발적으로 요금을 낼 거에요. 투명 경영과 공공 책임이 중요해요. 돈 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도로에 불법주차할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제 직장 부근 공영 주차장에는 예전보다 차가 줄었어요. 어떤 운전자들은 돈 내고 주차하고 싶어하지 않아요.

그러면 차를 어디다가 주차할까요? 아마도 그냥 도로에 불법 주차할 거예요. 그렇게 되면 교통사고 위험도 있고, 도로는 더 복잡해질 거에요.

쓰레기 발생도 우려돼요. 자동차 앞 유리에 '도착 시간'이라고 적힌 종이가 있었어요. 제 직장 부근 엘리베이터 옆에서 뭉쳐진 종이가 버려져 있는 것을 봤어요. 이 시스템이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공영 주차장 전단지에 한국어만 있어요. 제주도에 많은 외국인들이 차를 소유하고 있어요. 불평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국어 아닌 다른 언어 설명이 있으면 감사할 것 같아요.

전단지에 없어도 괜찮아요. 홈페이지 주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Please visit this web page for English service(영어 서비스를 받으려면 이 사이트를 방문하세요)" 처럼요. <헤드라인제주>

*이 글은 외국인 짐 선더스가 무인유료주차장을 사용하면서 느낀 아쉬움을 토로한 것입니다. 그는 자발적으로 주차요금을 내야하는 제주시내 '양심주차장'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면서, 주차시스템을 투명하게 개선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편집자>

영국청년 짐 선더스는...

   
짐 선더스. <헤드라인제주>
짐 선더스(Jim Saunders, 28)는 올해 제주 생활 4년째를 맞는 영국인입니다. 현재 제주에서 영어 원어민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제주의 역사와 현안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 글은 짐이 직접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한글로 '한땀 한땀' 적은  그의 좌충우돌 제주 '적응기'입니다.

앞으로 제주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다양한 이야기를 외국인의 눈으로 보여줄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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