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미항은 '허구'..."모두 다 정부에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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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미항은 '허구'..."모두 다 정부에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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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행정사무조사, '이중 협약'-'동시접안' 의혹 집중 점검
"크루즈항이 아니라 군항"...당시 道관계자도 '항만설계' 확인안해

제주 해군기지와 관련해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행정사무조사권을 발동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의 23일 첫 증인조사에서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크루즈항 설계가 크루즈선의 입출항 보다는 '항공모함'을 위해 짜여진 것이란 분석결과가 제시됐다.

앞으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허구성 논란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위성곤)는 23일 오후 우근민 제주지사 등 증인 및 참고인 16명을 출석시킨 가운데 해군기지 의혹 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증인 및 참고인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관계공무원으로는 김방훈 전 제주시장, 박영부 전 서귀포시장, 현진수 전 제주도 도시건설방재국장, 김대훈 전 제주도 자치행정과장, 이종만 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 등이 출석했다. 

그러나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기본협약서 체결 당시 서명에 참여했던 김태환 전 지사와 이상희 전 국방부 장관, 정종환 전 국토부 장관을 비롯해 해군측 증인출석 요구대상자인 이은국 제주해군기지사업단장 등 6명은 불참석했다.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해군기지 의혹 규명 행정사무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행정사무조사에서 우근민 제주지사 등 증인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행정사무조사에 참석한 박영부 당시 자치행정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행정사무조사는 2009년 4월 국방부와 국토해양부, 제주도가 체결한 해군기지 관련 기본협약서 이중작성 문제, 그리고 협약서 내용에 포함된 크루즈항의 15만톤급 크루즈 2척 동시 접안의 가능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조사에서 민주당 박원철 의원은 크루즈항 설계도면 상 선회장 직경규모가 520m로 제시된 것은 크루즈선이 아니라 '항공모함'의 입출항을 위한데 맞춰졌기 때문이라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박 의원은 "크루즈항 접안에 필요한 선회장이 520m로 지정돼 있다"면서 "그러나 항만법에 의한 항만설계기준에 따라 선회장을 2L(선박 전장의 2배 길이)을 기준으로 했을 때 선회장 직경은 520m가 아니라 690m로 설계됐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실제 설계가 520m로 돼 있는데, 국방군사시설기준에 항공모함을 위한 선회장이 520m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에 근거할 때, 강정 크루즈항의 선회장 규모는 크루즈 입출항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항공모함을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항로가 '직각'에 가까워 입.출항 시 안전문제가 따르고, 선회장 규모의 경우 축소설계한 이유가 불분명하며, 시뮬레이션에 대입된 '풍속' 값이 제주도 특성에 적용하기 힘들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제시한 시뮬레이션 자료를 보면 강정항의 경우 항만 바로 입구에서 항로가 80도 정도로 굴곡이 져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바람이나 조류 등 그 밖의 돌발 상황에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크루즈 부두를 건설해 놓고도 크루즈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며 "과연 이러한 조건의 항만에서 곡예사가 아닌 이상 15만톤급 크루즈선을 심리적 부담감 없이 접안시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방부는 제주도민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어차피 만들어야 하는 안벽에 15만톤급 규모의 크루즈 2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다며 제주도민을 현혹시킨 것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만 전 해양수산본부장에 화살을 돌렸다.

박원철 의원. <헤드라인제주>
행정사무조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방훈 전 자치행정국장. <헤드라인제주>

박 의원은 "2008년 국회 예산안을 통과하면서 부대의견을 달때 해군기지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변경됐는데, (제주도에서는) 설계에 대해 어떤 관여를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종만 전 본부장은 "해군이 설계를 하기 때문에 항만 및 어항설계 기준에 맞도록 해달라고 건의했고, 국방부로부터 그에 맞는 설계를 했다고 회신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기본협약서 내용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도장부터 찍은데서부터 갈등이 증폭됐다"며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파면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강경식 의원도 박원철 의원의 지적에 동의를 표하면서, "제주도에서도 선회장을 2배 이상으로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최종적으로 국방부에서 제주도가 제시한 설계기준을 참고해 크루즈 설계를 완료하고 통보했다"며 "제주도는 이에 동의했는데, 왜 검토토 하지 않고 오케이를 했느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이 전 본부장은 "당시 해군측에서 건의에 의한 설계가 완료됐다고 했기 때문에 정부와 해군을 적극 믿었었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고위 간부들이 실수했다는 게 입증된 것"이라며 "민군복합항으로 간다면 충분한 검토해서 그에 맞도록 추진해야 하는데 정부를 그냥 믿으면서 지금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고, 우리는 다 속은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곤 위원장. <헤드라인제주>

위성곤 위원장도 "우리 모두는 바보"라며 "국방부 전략에 의해 철저하게 군사기지로 가고 있는데 아무도 보지 못했고, 협약서 문제가 터지고 크루즈 문제가 터지면서 이제야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추가질문에서도 '크루즈 동시접안' 문제와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다.

최초 해군기지 항만공사 기본계획 설계에 참여했던 G엔진니어링 고성훈 부장은 참고인으로 출석해, "(2006-2007년 이뤄진) 최초 기본계획 설계당시에는 15만톤 크루즈 동시접안에 대한 과업지시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실시설계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즉, 실시설계의 기본이 되는 기본계획 과정에서는 크루즈항에 대한 부분이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종만 전 해양수산본부장은 이 부분에 대해 "정부차원에서 이뤄지는 내용이어서 항만설계 부분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변하면서, 도의회가 크게 격분, '직무유기' 부분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도의회는 크루즈 2척 동시접안은 허구이며, 또 크루즈항의 실제목적은 크루즈 입출항이 아니라 항공모함을 위한 것이라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 "김태환 전 지사, 해군기지 추진 위해 주민들에 의도적 접근"

이날 증인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불참석한 김태환 전 제주지사가 해군기지를 추진하는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윤춘광 의원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해군기지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짚으면서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윤춘광 의원. <헤드라인제주>
행정사무조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고창후 서귀포시장. <헤드라인제주>
행정사무조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대훈 전 제주도 자치행정과장. <헤드라인제주>

윤 의원은 "2005년 국방부가 해군기지 사업 재추진을 발표한 이후, 화순항 사업 추진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2006년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지사는 해군기지 논의 중단을 선언하고 도지사 자리에 다시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김 전 지사에 대한 선거법 관련 위반 협의로 도청에 전격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며 "공교롭게도 당시 선거에서 김 전 지사는 대천동 강정마을에서 몰표를 받고, 해군기지 사업지로 강정마을이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법적 분쟁에서 김 전 지사가 결국 무죄를 선고받자,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속도가 붙었다는 게 윤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2007년 5월14일 강정마을로 해군기지가 결정될 때까지 김 전 지사가 자신을 지지한 지역주민들에게 작전을 펼쳤다"며 "지지도가 높은 강정에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경식 의원. <헤드라인제주>
행정사무조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우근민 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경식 의원도 "일각에서는 선거법 위반, 여러 문제들로 궁지에 몰린 김 전 지사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해군기지를 전격 수용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당시 자치행정국장을 지낸 박영부 전 서귀포시장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제8대 의회에서 강정동 절대보전지역 변경 동의안이 처리된데 대해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윤 의원은 당시 도의회 사무처장을 맡았던 차우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을 겨냥, "8대 의회에서 절대보전지역 해제 요구안이 날치기 통과됐다"며 "당시 차우진 사무처장은 누구의 지시를 받고 의사당 경계를 섰느냐"고 추궁했다.

차 실장은 이에 "당시 의장은 병원에 입원한 사유로 불참했고 의장이 (안건을) 직권상정한 뒤, 사회권을 부의장에 위임했다"며 "부의장의 지시로 의사보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증인으로 참석한 우 지사는 모두발언을 통해 "해군기지 민항시설 검증 TF팀을 통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판단할 수 있는 검토 결과 보고서가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고서가 나오면 정부와 국회 등에 제주도의 의견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원철 의원이 "문제점이 있다고 결론나면 재검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우 지사는 "TF팀에서 결과 나오면 그때 그 이상이나 이하의 조치를 취하겠다"고만 답했다.

민항 기능을 하기 위해 제주도가 관제권-관리권을 가져야 한다는 윤춘광 의원의 주문에 대해서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무역항으로 변경되고, 15만톤 크루즈 선박의 입출항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잘 협의가 되면 이중협약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선사업 예산문제나 관제권.관리권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면서 "일단은 민간 TF팀이 구성돼 활동하고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조사 말미 위성곤 위원장은 "이중 협약서의 체결 저의와 협약서 내용이 허구라는 점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며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근민 제주도정을 향해서는, 해군기지 갈등 원인 규명과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4년 넘게 생업을 전폐하며 해군기지 문제 해결에 매달려온 강정마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허구성을 인정해 주민투표 등 제주도민의 동의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의회 행정자치위는 오는 26일 회의를 열어 환경영향평가 이행 여부, 그리고 문화재 발굴 문제와 관련한 행정사무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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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도의회 파이팅 2011-09-23 20:08:16 | 112.***.***.92
해군들이 뒤에서 얼마나 비웃었을까 생각하니 도민으로서 정말 열받네요. 이 보다 더 최악인 경우가 또 있을까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