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거문오름' 아직도 안 가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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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거문오름' 아직도 안 가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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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청년 좌충우돌 제주생활기] <4> 거문오름

주변을 둘러 봤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안개가 껴 있었고 소나기가 많이 내렸어요. 바람도 아주 강하게 불었어요.

"아 진짜 3시간 동안 하이킹해도 정상에서 경치를 볼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옷은 너무 젖었고 배도 고팠어요.

열심히 하이킹을 했지만 '정상에서 경치를 볼 수 있다'는 보상을 받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가고 싶었어요. 유감이었어요.

그런데 다시 한번 생각했어요.

경치는 없었지만 멋진 분화구를 봤어요.

갑자기 만족했어요. 거문오름은 진짜 특별했어요. 이제서야 왜 UNESCO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는지 조금 알 수 있었어요.

UNESCO에 따르면 거문오름 아래에 세계적인 용암동굴들이 있지만 사람들은 갈 수 없어요. 그러나 오름 위에는 갈 수 있어요.

거문오름을 탐방한 짐 선더스. <헤드라인제주>

7월17일부터 8월15일까지 거문오름 트레킹 축제가 있었어요. 거문오름에 가고 싶으면 예약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그 축제 기간에는 예약이 필요하지 않았어요. 그냥 갔어요.

8월13일 토요일 아침에 아주 흥분 됐어요. 약 50개 오름 가봤어요. 거문오름에는 안 가봤어요. 그래서 항상 신비했어요.

마침내 도착 했어요. 외국인 친구들과 같이 갔어요. 그 친구들은 작년에 제주도에 왔어요.

제주시 떠날 때는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봉개동에 도착하자, 비가 많이 내렸어요. 바람도 세차게 불었어요. 제주도 날씨 너무 자주 바뀌는 것 같아요.

거문오름 안내소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안내원과 같이 분화구에 갔어요.

와! 진짜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우리는 탐험가가 된 듯한 기분이었어요. 싱싱하고 무성한 초목이 많이 있었어요. 그 나무들은 비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줬어요. 빗방울이 똑똑 떨어졌고 최면을 일으키는 듯한 소리를 만들었어요.

우리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았어요. 숲길 옆에 깊은 용암수로를 봤어요. 풍혈하고 거의 30미터 깊이의 수직동굴도 있었어요.

거문오름에 사람 살았었어요. 오래된 숯가마가 증거죠. 또 일본군 주둔지 터널도 봤어요.

거문오름 탐방길. <헤드라인제주>

제 미국인 친구인 레이첼 플로이드(21, 워싱턴)는 "분화구 너무 커요. 그래서 분화구인지 몰랐어요. 골짜기 같았어요"라고 말했어요.

무너진 용암 터널에 대해서는, "초록색 도마뱀 등 위를 걷는 것 같다"고도 말했어요.

집에 와서 거문오름에 대해서 생각했어요.

요즘 제주도의 유명한 트레킹 코스에 가면 조금 복잡해요.

예를 들면 5.16 도로 성판악 입구 너무 복잡해요. 또 사려니숲길 교통 정체 있어요. 올레 7코스 입구(서귀포시 외돌게)는 항상 바빠요.

거문오름은 보호정책으로 인해 평화로워요.

그런데 거문오름 아직도 안 가봤어요? 거문오름 가고싶으면 쉬워요. 거문오름은 2일 전에 전화하고 예약하면 돼요. 2명이면 괜찮아요. 1명도 괜찮아요. 무료예요.

소나기가 내려도 걱정마세요. 그 오름은 항상 흥미러워요. 

영국청년 짐 선더스는...

   
짐 선더스. <헤드라인제주>
짐 선더스(Jim Saunders, 28)는 올해 제주 생활 4년째를 맞는 영국인입니다. 현재 제주에서 영어 원어민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제주의 역사와 현안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 글은 짐이 직접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한글로 '한땀 한땀' 적은 그의 좌충우돌 제주 '적응기'입니다.

앞으로 제주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다양한 이야기를 외국인의 눈으로 보여줄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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