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천막-현수막'도 그대로...순례단 "구럼비 꼭 지켜내자"





이날 오후 2시20분께 '강정을 사랑하는 서귀포 시민들'은 '평화버스'를 타고 강정마을을 찾았다.
버스와 봉고차량 개인차량 등으로 60명으로 구성된 순례단의 목적은 거대한 펜스에 둘러싸여 통제되고 있는 구럼비 해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
구럼비 순례단에는 어린이들을 동반한 서귀포시민을 비롯해, 문규현 신부, 그리고 오랜 옥중단식 투쟁을 해왔던 양윤모 영화평론가, '평화와 통일을 사랑하는 사람들'(평통사) 회원들, 신부와 수녀들도 함께 했다.
이들의 순례는 순탄치 않았다.
때마침 이들이 강정마을에 도착할 즈음에는 중덕 농로 삼거리로 통하는 길목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려는 '평화비행기' 참가자들과 군사기지 저지 범대위가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경찰과 대치 중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강정에 도착한 순례단은 곧바로 마을안길로 통하는 농로길을 따라 바다로 향했다.
30여분간 이동하던 중, 갑자기 상황이 급박해졌다.
강정포구쪽에서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경찰력이 좁은 농로길을 봉쇄하고 나선 것이다.
순간적으로 긴장감이 돌았지만, 순례 참가단은 차분하게 "어린이들과 함께 강정 바다를 보기 위해 왔다. 강정 바다를 보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무조건 통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달려온 경찰력은 되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불필요한 충돌을 하지 않기 위해 발길을 돌린 순례단.
그러나 마을안길로 돌아가지 않고, 또다시 먼 우회 길을 찾아 무작정 바다쪽으로 걷고 또 걸었다.
걷는 도중 용천수에서 시원한 물도 마시고, 발도 담그고 하면서 강정의 수려한 자연생태를 체험했다.
그러다가 1시간 정도 후.
어린이들을 동반한 순례라는 점을 의식한 경찰이 '강정포구'에서의 구럼비 해안 구경을 허락한다고 연락이 왔다.
오후 4시쯤, 드디어 순례단이 강정포구에 도착했다. 강정 코사마트 삼거리에서 출발했다면 20분도 채 걸리지 않을 거리였지만, 먼 우회길을 선택해 돌고 돌았기에 1시간여만의 도착이었다.
강정포구에는 삼엄한 경계가 이뤄지고 있었다. 대형경찰버스와 살수차, 물대포 차량 등이 배치된 가운데 많은 경찰력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순례단이 다가가자, 봉쇄망을 풀며 강정포구 방파제를 통해 구럼비 해안을 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이렇게 해서 강정포구 방파제 끝에서 수려한 구럼비 해안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거대한 펜스로 둘러쌓인 구럼비 해안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공권력이 투입된 후 철거될 위기에 놓인 해안가 천막과 현수막들도 모두 그대로였다. 천막과 텐트, 현수막들이 외로이 남겨져 있었다.
해상에는 해경선박 2척이 경계하고 있었다. 보는 이들마다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문규현 신부는 며칠만에 보게 되는 구럼비 해안을 보며 "구럼비 사랑해요"라며 기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문 신부는 "오늘 보니까 구럼비가 더욱 아름답고 수려해 보인다"면서 "강정 구럼비 해안을 꼭 지켜내자"고 말했다.
구럼비 해안을 바라보는 이들은 저마다 감격해 했다. 불과 이틀 사이 변화된 상황이지만, 보는 이의 감격은 매우 컸다. 한 여성 참가자는 "막상 구럼비를 보니 눈물이 나오려 한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오후 5시께, 강정의례회관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통제된 구럼비 해안'을 직접 확인하고 돌아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데 대해 기쁨을 나누며 해군측이 장악한 구럼비 해안을 꼭 되찾아올 것을 결의했다.
양윤모 평론가는 "구럼비는 아직도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고, 반드시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평화버스 운행을 추동한 평통사의 박석군 회원팀장도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는 "오늘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구럼비 해안은 꼭 봐야 한다면서 방법을 찾았는데, 그래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구럼비 해안을 보게 돼 정말 기쁘다"며 "앞으로 더욱 많은 평화버스를 운행하게 하면서 '구럼비를 지켜내자'라는 국민여론을 형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읍면지역별 평화버스를 계속해서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서귀포시민의 평화버스 운행을 준비했던 강진숙씨는 "시민들과 함께 평화버스를 타고 구럼비 해안을 보게 된 것이 의미가 있다"며 "오늘 평화버스 참가자들이 앞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강정 구럼비를 지키자는 뜻을 전하고 하는 방법으로 해 많은 국민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곧 철거될것을
공사도 속전속결 할테지
펜스라도 걷어서 없어지기 전에 실컷 볼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