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지사 "파격적 사업 필요"..."주민생각 들어봤나" 항의
제주시 연동 차없는 거리가 '바오젠 거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6월 28일 열린 제주도 도로명주소위원회에서 연동 차없는 거리를 '바오젠 거리'로 명명하는 안건을 통과시켰고, 지난달 5일 정식 공고했다.
'바오젠 거리'라는 명칭은 중국 바오젠유한공사에서 따온 것으로, 이들은 다가오는 가을 1만4000여명의 관광단을 이끌고 제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을 환영하고 방문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도로명 자체를 통 크게 선물한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반발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지역주민의 공감대 형성도 없이 멋대로 도로명을 바꿔버리냐는 불만이다.
또 바오젠유한공사가 중국 기업일뿐더러 소위 말하는 '다단계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우 지사 "바오젠거리 있으면 중국인 관심갖지 않겠나"
공식적으로 발표가 나기 오래전부터 바오젠거리 도입은 계획되고 있었다.
지난 5월 16일 우근민 제주지사는 연동주민센터를 방문해 가진 주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바오젠 거리'에 대한 사업구상을 넌지시 피력했다.
우 지사는 당시 "올해 바오젠그룹에서 1만4000여명의 관광단이 제주를 방문할 계획에 있다"면서 "서울에 가면 '테헤란로'가 있듯이 제주도에는 '바오젠로'를 만들려 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서울의 테헤란로는 지난 1977년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 시장이 방문한 것을 기념해 도로명을 테헤란로로 개정한 바 있다.
우 지사는 "무조건 받기만 하려는 발상은 안된다"며 "우리것도 줘야하는데, 중국인들이 자국의 회사인 바오젠로가 제주에 있다고 하면 관심을 갖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는 "어차피 똑같은 길인데 길에 이름을 붙여주면 관심을 끌 수 있고 더 좋지 않은가"라고 주민들을 설득하며 "성산에는 성산항과 연결된 전남 장흥군의 이름을 따와 '장흥웨이' 등을 만들계획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파격적인 방법을 도입하지 않고, 어물쩍 살아가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파격적인 사업을 가져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중국집 하나 없는 '바오젠거리'? 누구 발상이냐"
이에 대해 한 시민은 "바오젠 거리라는 명칭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발상인지 모르겠다"며 "흔히들 부르는 '차이나 타운'도 아니고 굳이 다단계 회사인 바오젠 그룹의 이름을 딸 필요가 있었나"라고 물었다.
그는 "차없는 거리의 경우 중국음식점 하나 없는데 바오젠 거리라고 불리면 중국인들이 몰려올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시 연동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유모씨는 "왜 바오젠 거리라고 부르겠다는 것인지 알지 못하다가 이유를 듣고보니 어이가 없더라"라고 말했다.
유씨는 "아무리 요즘 관광객들을 데려오기 위해 '중국인, 중국인' 하지만 꼭 도로 이름까지 중국 기업 이름으로 해야겠느냐"며 "주민들의 생각을 제대로 들어보기나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바오젠 그룹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면 오고나서 결정하면 되는거지 미리부터 만들어 주는 것은 무슨 경우냐"며 의문을 던졌다.
바오젠 거리로 명칭이 바뀌는 내용이 지난달 초에 이미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지껏 제대로 알리지 못한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당 사항이 결정됐을 당시 관련 내용을 제주도청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올렸을뿐 주민들에게 별도로 알리는 노력도 없었고, 언론을 통해 공개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괜히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게될 것을 우려해 스리슬쩍 결정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사는 부분이다.
# 제주도 "잠시동안 명명하는 명예도로일 뿐"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시민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데 도로 이름 자체가 변경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동안 '명예도로' 형식으로 그렇게 부르는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바오젠 거리'라는 이름은 도로명주소법상 기업유치, 국제교류 등의 목적으로 부여할 수 있는 '명예도로'로 한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바오젠거리 도로명은 5년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도로 이름을 바꿔서라도 이왕이면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도로로 만들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크게 반발하는 시민들도 있었는데 직접 설명을 해주니 마케팅 측면에서 명예도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하더라"라며 "안좋게 생각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좋은 측면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제대로 활용되면 새로운 소재거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꾸준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제주도는 논란이 일고있는 연동 차없는 거리에 중국인 관광객 준비를 위해 외국어로 표기된 음식점 메뉴판을 부착하고, 조형물을 건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