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감할 때는 "팍팍"....증액예산은 "내 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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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감할 때는 "팍팍"....증액예산은 "내 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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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예결위 제1회 추경안 계수조정결과, 54억원 감액
트램...박물관...여성거버넌스 도지사 공약사업 '제동'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출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도의회가 많은 예산이 수반될 것이 우려되는 도지사 공약사업과 관련해 줄줄이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이번 제1회 추경안 계수조정 결과에서는 세출예산을 삭감할 때에는 많은 이유를 제시하면서 과감하게 하면서도, 정작 삭감된 예산을 증액할 때에는 일정한 기준과 원칙 없이 선심성으로 이뤄져 눈총을 받고 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장동훈)는 26일 기정예산 2조8531억7600만원에 비해 5.9%(1688억원)가 증가한 3조220억원 규모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을 거쳐, 세출부문에서 54억9840만원을 삭감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했다.

도의회 예결특위가 추경안 계수조정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삭감된 예산을 보면 논란이 됐던 대형 도지사 공약사업과 관련한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이 눈에 띈다.

우선 우근민 제주지사가 임기 중에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1000억원대 규모의 자연사박물관 건립과 관련해, 이번 추경안에서는 '자연사박물관 건립 기본타당성 조사용역' 2억원을 편성했는데, 예결위는 이를 전액 삭감했다.

현재 용역 막바지에 있는 신교통수단 '트램'과 관련한 신교통수단 해외선진지 벤치마킹 비용 5000만원도 전액 삭감했다.

예결위의 한 의원은 "자연사박물관의 경우 임기 중 추진하지 않기로 한 만큼 굳이 이번 추경안에 용역비를 계상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판단에서 이의 삭감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램'의 해외시찰비 삭감과 관련해서는, "우 지사는 트램과 같은 신교통수단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타당성 용역에서는 이미 타당성이 낮다는 결론이 났다"며 "이런 상황에서 추진을 전제로 한 해외시찰비 편성은 앞뒤가 안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번 추경안에서는 많은 논란이 있었던 여성거버넌스 창립행사와 관련한 예산의 경우 7600만원 전액 삭감됐다. 완전히 제동을 건 것이다.

세계 7대 자연경관 투표 홍보와 관련한 예산 약 60억원은 각 항목별로 일괄적으로 20% 삭감됐다.

해군기지 문제와 연관된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민관복합형 관광미항 해외선진지 사례발굴 수입 국제여비 1350만원, 해군기지 건설사업 업무추진비 1000만원이 그것이다.

많은 재정부담 때문에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자치경찰기마대 창설 예산 1억9000만원의 경우 절반정도인 5900만원이 삭감됐다.

예결위는 삭감된 예산으로, 기초생활수급자 자녀 중고생 여름 교복비로 1억2000만원을 증액 편성했다.

제주4.3사건 생존희생자 및 유족 생활보조비 지원 사업비도 당초 2억1100만원에서 6400만원을 추가 증액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모습. <헤드라인제주>

#소외계층 예산 '쪼개기 삭감' 하면서, 행사성 경비는 팍팍 증액

하지만, 이외의 증액예산들을 보면 민간경상 보조금 등으로 대거 증액 편성하면서 일관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행정시 예산으로 '시민불편사항 해소사업'이란 명목으로 기존 3억원에서 9000만원을 추가 지원하는가 하면, 서귀포시 민간경상보조 행사인 '제2회 서귀포시민 화합 한마당 축제'에도 3000만원에서 2000만원을 추가로 얹어줬다.

화북아파트 주변인도 시설비도 당초 1억원에서 5000만원이 추가 배정됐고, 제주시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란 명목으로 5000만원이 증액됐다.

세출예산을 삭감할 때 내놓은 '논리'와는 달리, 증액할 때에는 '선심쓰듯' 편성한 부분은 이번 제1회 추경안 심사결과의 한계로 지적된다.

특히 풀(Pool) 사업비 성격 혹은 민간보조사업에 많은 예산이 증액 편성된 것은 도의회가 삭감에는 명확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증액할 때에는 원칙이 사라졌음을 보여준다.

일례로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운영되는 '기초푸드마켓'의 경우 사무관리비로 4500만원이 책정됐었으나, 도의회 심사과정에서 1500만원이 삭감됐다.

체육행사 등의 예산에는 수천만원씩 증액해주면서, 소외계층과 관련한 예산은 적은 규모임에도 또다시 쪼개기 삭감을 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한편 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규모로 편성된 이번 제1회 추경안은 제283회 정례회 마지막날인 28일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된다. <헤드라인제주>

도의회 예결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계수조정 결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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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2011-07-27 21:37:26 | 211.***.***.60
뭐든지 요즘엔 헤드라인제주가 젤 앞서나가는것 같아 보기 좋네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열리리라

양벌 2011-07-27 19:36:09 | 211.***.***.78
좋은 지적입니다. 도의회도 지적받아야죠
정도를 걷는 헤드라인제주에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