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감시 CCTV '실종'..."훔쳐갈까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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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감시 CCTV '실종'..."훔쳐갈까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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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동 제2광령교 CCTV 몰래 철거작업 '눈총'
제주시 "두 차례 도난에 관리 어려워" 항변

지난 2007년 태풍 나리가 제주를 덮치면서 커다란 상처를 남겼고, 재해재난에 대한 예방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하천의 범람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했던 제주시는 각 지역 하천에 CCTV를 설치하고 재난대책본부 홈페이지(http://bangjae.jejusi.go.kr)를 통해 하천의 수위를 알리고 있다.

막연한 기상정보로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던 시민들은 인터넷을 통해 하천의 수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의 정착을 반겼다. 현재 제주시에는 33개의 하천감시 CCTV가 가동중이다.

그런데, 제주시가 관리상의 어려움을 들며 몰래 하천의 CCTV를 철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어 눈총을 사고있다.

제주시 해안동의 광령천 상류. 산록도로에 위치한 이곳은 제2광령교가 있는 지역으로, 한라산을 타고 내려오는 물의 양을 측정하는데 의의가 있는 곳이다.

광령천의 하류에는 제주시 외도동에 운집한 아파트 단지가 있어 제2광령교의 CCTV는 광령천 상류의 동태를 확인할 수 있는 요충지로 꼽힌다.

제2광령교의 CCTV가 있던 자리. <헤드라인제주>

그럼에도 제주시는 이 제2광령교에 설치된 CCTV를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해당 지역에서 CCTV를 도난당한 이력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최근 제2광령교에 설치된 CCTV는 두 번의 도난사고를 당했다. 처음 도난을 당한 이후 다시 CCTV를 설치했는데, 이마저도 다시 도난당한 것.

경찰의 수사에도 별다른 단서를 잡아내지 못했고, 범인을 잡지못해 끙끙 앓고만 있다. CCTV의 가격이 300만원에서 400만원을 호가해 피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제주시의 항변이다.

하지만, 누가 훔쳐갈 것을 염려해 설치된 CCTV를 해체하는 것이 맞는 수순인가 라는 물음에서는 다소 의문이 든다.

범인을 잡는데 총력을 기울이거나 CCTV를 훔쳐가지 못하게끔 예방책을 마련해두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CCTV 전문가는 "CCTV를 떼어가는 작업은 일반인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며 "남아있는 흔적으로 보건데 장비나 시스템에 대해 알고있는 사람중 범인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역추적하면 어느정도 수사망을 좁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추측에 불과하지만, 흔치 않은 CCTV를 훔쳐간 범인을 잡아내는 것은 시간싸움 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제주시의 경우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대응에 비난을 사는 것도 모자라 골치아픈 외양간을 아예 치워버리는 모양새다.

또 이 같은 작업을 몰래 진행하려 했다는데 비난을 사고있다.

20일 오후 제주시 관계자에게 재난대책 CCTV의 철거작업 진행여부를 묻자 "현재 철거되고 있는 CCTV는 적설감시용 카메라 뿐"이라고 답했다.

현재 절물자연휴양림과 5.16도로, 1100도로 등에는 적설량을 감시하는 CCTV가 설치돼 있는데, 이번에 진행되는 작업은 여름철 적설감시용 카메라를 해체해뒀다가 다시 겨울에 설치하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CCTV를 철거하려 한다는 제2광령교의 위치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하자 그제서야 "관리가 어려워 철거하려 하고있다"고 말을 바꿨다.

제2광령교의 모니터링이 꺼진 제주시 재난방재시스템. <헤드라인제주>

이 관계자는 "광령천에는 상류와 중류, 하류까지 3군데에 CCTV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상류의 카메라가 없어도 하천을 감시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제주시의 주장은 '애초에 설치가 필요없는 지역에 왜 비싼 예산을 들여 CCTV를 설치했던 것이냐'는 반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민들의 안전을 우려해 CCTV를 설치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누군가 CCTV를 훔쳐 갈 것을 우려해 철거시키는게 맞는 것인지 의문이 일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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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놈 이상한놈 2011-07-24 21:43:10 | 211.***.***.140
도둑도 나쁘지만 그거 도난당했다고 쉬쉬하고 아예 철거하려는 공무원은 더 나쁘다

도둑 잡자! 2011-07-21 11:41:36 | 121.***.***.36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둑놈이
더 나쁜거 아닌가요?
내 자신부터 시민의식을 챙겨야 할 거 같네요.. ㅠㅠ

썰렁 개그 2011-07-21 10:49:55 | 59.***.***.23
정말 웃기는 제주시.
지금이 태풍이 오고 하천이 범람할 위험할시기인데 도난이 무서워 철거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