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방'에선 도대체 무슨 일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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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원 방'에선 도대체 무슨 일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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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도의원의 공무원 '멱살' 파문, 왜 말이 엇갈리나
장동훈 의원-공무원의 '입장'...입 꼭 다문 공직 상급라인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장동훈 의원(한나라당)이 구설수에 올랐다.

12일 전국민주공무원노조를 비롯한 해당공무원은 공개사과를 요구했고, 당사자인 장 의원은 즉각적으로 사과는 하면서도 압력을 가하거나 폭행한 사실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런데, 서로의 주장은 일치되는 부분도 있으나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엇갈린다.

우선 이번 문제의 발단을 살펴보면 이렇다.

폭언과 폭행 논란이 빚어진 것은 11일 오전.

장동훈 의원이 민간단체보조금 지원문제를 따지기 위해 관계 공무원을 의원사무실로  오도록 했다. 호출받고 의원사무실에 간 사람은 자치행정과 모 사무관, 스포츠산업과 모 사무관.

그리고 제주도내 스포츠대회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임모씨도 추가로 호출했다.

임씨는 전국민주공무원노조 제주본부장이기도 하다. 이날 호출은 전공노가 아니라 스포츠업무 담당자로서 간 것이다.

장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지난 5일 열렸던 대학생 동호인의 축구대회 관계.

이 행사에 민간보조금 500만원을 자신의 재량사업비로라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끝내 지원이 이뤄지지 않자 관계공무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 압력 등등의 말이 등장한 것이다.

#공무원 "욕설 해대다 멱살 잡고 흔들었다"

첫째, 폭언 내지 협박, 폭행이 실제 있었는지에 있어 양측의 주장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임씨의 주장은 이렇다. 호출받고 의원사무실로 갔더니 이미 다른 두 공무원(자치행정과, 스포츠산업과)이 와 있었다. 민간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장 의원이 따지기 시작했고, 임씨가 지원해줄 명분이 없고 관련규정에 어긋난다는 점을 어필하자 급기야 고성이 오갔다.

"이 ××, 저 ××, 너 이 ×× 두고 보겠다."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이××, 저××"라는 욕설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심한 모멸감과 함께 부당함을 느끼는 찰나 장 의원이 "그만 나가라"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동료 공무원들이 함께 나갈 것을 권유했으나 임씨는 "사과 하면 나가겠다. 사과는 꼭 받고 가야겠다"며 나가지 않고 장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장 의원이 화를 내며 멱살을 부여잡고 흔들면서 다시 욕설을 하며 나가라고 했다.

임씨는 "공무원의 멱살을 잡아 흔들고 욕설을 한 것은 '폭행'에 가깝다"고 말했다.

여기까지가 임씨의 주장이다.

#장 의원 "후배로 편하게 대하면서 언성이 높아진 것"

반면 장 의원은 언성을 높였던 부분이나 멱살을 잡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면서 이 과정이 '폭행'을 의도한 행동이 아니었음을 항변했다.

임씨가 고향과 학교 후배이고 자신의 부인과도 절친한 사이여서 '편한 마음'으로 대하다 보니 지나침이 있었을 뿐 '폭행'은 아니라는 것이다.

"보조금 담당 공무원과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편한  마음으로 대하다 보니 일어난 일이었다. 보조금 지원이 안된 이유를 묻다가, 제주도청 스포츠산업과에서 만든 자체 규칙 때문이라고 하기에 이 규칙이 과연 도민과 합의된 것인지를 따지는 과정에서 언성을 높였던 것은 사실이다."

후배(임씨)가 목소리를 높이자, 자신 역시 목소리를 높이면서 고성이 오고 갔다는 설명이다.

멱살을 잡았다는 부분도 일부 인정했다.

"자꾸 제 방에서 시끄러워지기 때문에 싸우고 싶지 않아 나가달라고 요구했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직속상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를 하지 않으면 방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해, 멱살을 잡아서 방 밖으로 내보낸 것이다."

장 의원은 "그를 해하려고 멱살을 잡은 것은 아니고, 폭행 의도는 아니었다"며 "어떠한 폭행도 하지 않았고, 만약 폭행을 했다면 도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방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멱살을 잡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임씨 "가히 폭행 수준"...장 의원 "고성이 오가는 과정이었을 뿐"

하지만 임씨는 이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그는 "당시 이 ××, 저  ×× 라는 욕설이 나올 때도 옆에 공무원이 지켜보고 있었고, 이 상황이 기가 막혀 사과를 받으려 하는데 오히려 멱살을 잡고 마구 흔들어댔다"며 "이는 가히 폭행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후배'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의외라고 했다. 당시 도의원 방에 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좀 알고 있었을 뿐, 선후배 관계의 편한 사이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장 의원은 "폭언과 폭행은 합리화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의회 상임위 회의에서도 그렇듯 일반적인 고성은 많이 오가는 것처럼 일련의 과정이었다는 것을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그 공무원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면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접었으면 좋겠다"며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서로 일 열심히 하는 입장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가만두지 않겠다 압력행사" VS "압력 행사한 적 없다"

두번째 민간보조금 지원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압력 내지 협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도 양측의 말은 다르다.

임씨는 민간보조금 규정상 성격이 불분명한 단체의 행사에 지원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양해를 구하자 장 의원이  "가만 두지 않겠다", "도지사에게 전화하겠다"며 협박을 해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총무과에 인사조치 요구했다" VS "그런적 없다"

세번째 도청 총무과에 전화를 걸어 해당 공무원을 인사조치할 것을 요구한 부분에 있어서도 말이 다르다.

전공노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개탄스럽게도 장 의원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자성하기는 커녕 사실관계를 왜곡하며 공무원노조 권력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총무과에 피해 당사자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의원은 "전혀 아니다"며 "그의 직속 상사인 계장이 옆에 있었고, 여러 사람 앞에서 고성 오가고 싸우는 것은 보기 좋지 않아 잘 무마하라는 부탁이었다"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한 무마를 부탁한 것이지, 인사조치를 하라는 요구를 한 것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이 부분에 있어 총무과 관계자는 "인사조치 부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보조금 지원대상 부적절" VS "왜 성인단체는 다 해주면서 안돼?"

네번째, 장 의원이 요구한 민간단체의 보조금 지원이 과연 합당하는가에 점에 있어서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

임씨는 "예산편성 및 작성 지침 상의 보조금 지원규정을 보면 지원대상 단체나 행사의 내용이 명확해야 하는데, 이번에 요구된 사안의 경우 주최측이 친목단체인지 종교단체인지 분간이 잘 안된 점 등이 있어 지원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행사를 하려는 단체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즉, 스포츠산업과에서 지원되는 보조금의 경우 '스포츠 대회'의 성격이 강해야 하는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그런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생단체나 친목단체의 체육대회에 대한 보조금 지원은 자치행정의 성격으로는 적합할 수 있어도, 스포츠예산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반면 장 의원은 스포츠산업과의 이 규칙이 과연 '도민과 합의된' 규칙이냐며 행정이 지나치게 경직되게 운용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장 의원은 "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행사였고, 지역구 사업도 아니었다"며 "하지만 초.중.고 엘리트 축구대회나 성인들의 생활체육은 지원되는데 반해 대학생 축구대회가 어떤 지원도 되지 않아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행사를 개최하는 대학생들과 만나서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고, 그 민원이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돼 지원근거를 따졌다는 것이다.

#장 의원 사과에도 공직사회 '술렁'...상급라인은 '침묵'

하지만 양측의 이러한 시시비비 논쟁 속에서도, 결과론적으로는 장 의원에게 비판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민간보조금 지원 타당성과 근거를 따지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직속상관을 비롯해 공무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욕설"과 "멱살"이라는 있어서는 안될 행동이 표출됐기 때문이다.

장 의원은 "일에 대한 열정이 지나쳐 자제하는 못하는 상황을 연출했다"면서 뒤늦게 공식 사과를 했으나, 공무원노조의 '화'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위직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해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도의회 차원의 진상조사와 공식사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계속해서 문제를 삼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작 공직사회의 상급라인에서는 좀처럼 입을 열려 하지 않고 있다. 함께 배석했던 2명의 사무관이 있었지만, 해당 부서 차원의 입장도 나오지 않고 있다.

장 의원이 사과를 한 만큼 일을 빨리 덮어두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번 파문의 끝이 명쾌한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게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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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2011-05-12 16:10:06 | 59.***.***.23
입다문 이유가 궁금하군요.
직속상관 계장님은 장 의원 요구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한마디 해야 하는것 아니요?

필연 2011-05-12 15:11:42 | 211.***.***.28
자기 이름 모른다고 욕하면 - 의회차원 제명논의
물건슬쩍하면 - 의회에서 제명조치
불법행위 안한다고 욕설에 목을잡고 비틀고 - 제주도의회 수준 지켜보겠음..

2011-05-12 15:07:35 | 210.***.***.157
우선 대학생 축구대회 보조금이 논란이라는데
정확히 어떤 단체인지 성격규명부터 공개해야 합니다.
과연 도의원님이 맞을지, 아니면 공무원님의 논리가 맞을지는
도민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속히 대학생 단체의 명칭부터 공개하시길 바랍니다.

도의원재량사업비 2011-05-12 14:52:43 | 112.***.***.76
도대체 도의원 재량사업비라는 것이 무엇인가?
도의원은 자기 재량껏 사업비를 쓸 수 있다는 것인가?
관행이라면 이것부터 고쳐야한다.